한미 국방장관 석달만에 뭉쳤다...확장억제·우크라 지원 논의

김지훈 l 2023.01.31 08:18
이종섭 국방부 장관(왼쪽)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 (국방부 제공) 2022.7.30/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이종섭 국방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 간의 한미국방장관회담이 31일 서울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다.

뉴스1에 따르면 한미 양측은 이날 회담에서 대북정책 공조와 미국의 '확장억제' 실행력 강화 방안, 그리고 러시아와 싸우고 있는 우크라이나 지원 방안 등을 논의한다.

이 장관과 오스틴 장관의 만남은 작년 11월 미 워싱턴DC에서 열린 제54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 이후 약 석 달 만이다. 오스틴 장관은 전날 오후 미 공군 공중지휘통제기 E-4B '나이트워치'를 타고 경기도 평택 소재 주한 미 공군 오산기지를 통해 입국했다.

오스틴 장관 방한은 지난 2021년 12월 서울에서 열린 제53차 SCM 참석 이후 1년여 만으로, 취임 후 세 번째다.

이 장관과 오스틴 장관은 이날 회담에서 내달 미국에서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한미 확장억제수단 운용연습'(DSC TTX) 준비상황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두 장관은 작년 11월 SCM 공동성명에서 발표한 미국의 확장억제 실행력 제고 방안도 구체화할 계획이다. '확장억제'란 미국이 적대국의 핵·미사일 위협으로부터 동맹국을 보호하기 위해 핵능력과 재래식전력, 미사일방어능력 등 억제력을 미 본토 방위에 상응하는 수준으로 제공한다는 개념을 말한다.

이외에도 올해 한미연합훈련 계획과 한미동맹 및 한국전쟁(6·25전쟁) 정전협정 체결 70주년 관련 기념사업 등도 이날 회담의 의제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아울러 한미 국방장관은 회담 뒤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선 굳건한 한미동맹과 미국의 방위공약을 확인하고 작년 한 해 전례 없이 높은 빈도의 탄도미사일 발사 등 각종 도발을 저지른 북한을 향한 경고 메시지도 발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오스틴 장관은 이번 회담에서 한미동맹과 대북 억제뿐만 아니라 '한미일 3국 간 안보협력' 또한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일본 정부는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열린 외교·국방장관(2+2) 회담과 13일 정상회담을 통해 역내 평화·안정 유지를 위해 미일 및 한미일 간의 안보협력 강화가 필요하단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런 가운데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29~30일)에 이어 오스틴 장관 방한이 이뤄짐에 따라 대(對)우크라이나 지원 문제도 이번 회담에서 논의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우크라이나는 작년 2월 러시아의 침공을 받아 1년 가까이 전쟁을 치르고 있다. 이와 관련 우리나라도 미국 등 서방국가들과 함께 우크라이나에 대한 각종 물자 등 지원에 나선 상태다. 단, 우리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은 아직 고려하지 않고 있단 입장이다.

그러나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전날 최종현학술원 초청 강연에서 일부 국가가 교전국에 대한 무기 수출 금지정책을 철회한 사례가 있음을 들어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지원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오스틴 장관은 이번 방한 기간 윤석열 대통령도 예방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당초 거론됐던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방문은 일정상 문제로 이뤄지지 않을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선 오스틴 장관의 이번 방한을 계기로 북한이 무력도발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단 관측도 나온다. 군 관계자는 "한미는 북한의 도발에 대비해 긴밀한 공조 하에 관련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고, 현재까지 북한군의 특이 동향은 없다"며 "북한의 어떤 도발에도 압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기초로 확고한 대비태세를 유지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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