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러블메이커? 개혁보수?"…'이준석계'도 與 당권 '도전장'

[the300]

김지영 l 2023.02.03 17:30
천하람 국민의힘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왼쪽)과 허은아 의원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각각 3·8 전당대회 당대표,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사진=뉴스1

국민의힘 3·8 전당대회에 '비윤'으로 분류되는 친이준석계가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국민의힘 전당대회의 변수가 될지 주목된다. 친이준석계로 분류되는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과 허은아 의원이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하자 이준석 전 대표는 SNS(소셜미디어)를 통해 지원사격에 나섰다.


"나와 이재명 붙는 것 상상해보라"…친이준석계 천하람, 당대표 출마 선언


천하람 국민의힘 전남순천갑 당협위원장이 3·8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 대표 출사표를 던졌다. 천 위원장은 3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개혁, 반성, 미래에 대한 메시지를 내놓는 후보 자체가 없다"며 당 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천 위원장은 "많은 후보들이 '내가 총선에 유리하다'는 말을 근거 없이 쏟아내는데 천하람과 이재명이 붙었을 때 어떤 느낌인지 상상해보라고 국민과 당원께 말하고 싶다"며 "천하람을 대체할 사람이 있는지 생각해보면 저의 당 대표 도전은 국민의힘에 가장 큰 호재"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천 위원장은 "과윤불급"이라는 표현과 함께 '윤심'(윤석열 대통령 의중) 경쟁으로 흐르는 이번 전당대회 판도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명언을 남긴 대통령에게 우스울 정도의 충성경쟁, 윤심팔이는 대통령과 국민의힘 모두의 지지도와 신뢰도를 갉아먹는 주범"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저의 출마를 반기는, 국민의힘의 개혁과 변화를 원하는 당원들이 충분히 많다고 생각한다. 최선을 다해 컷오프에 임할 것이고, 컷오프 통과를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이준석 전 대표 측근으로 분류되는 천 위원장은 "이 전 대표와 국민의힘의 개혁 방향성에 대해 공감대가 많은 게 사실이지만 이번 전대가 끝날 쯤에는 천하람이 이준석계라는 말이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천 위원장은 이날 상향식 공천과 국회의원 중간평가 제도 등을 개혁과제로 제시했다. 한편 이명박 정부에서 법제처장을 지낸 헌법재판소 제1호 헌법연구관인 이석연 전 처장은 천 위원장의 후원회장을 맡는다.


허은아·김용태 등 '비윤' 비윤 최고위원 등판…컷오프 경쟁력은 ?


최고위원으로는 비윤으로 분류되는 허은아 의원과 김용태 전 청년최고위원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청년최고위원에는 이기인 경기도의원이 출마했다.

허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최고위원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의 횡포가 출마를 선언한 계기 중 하나라며 "저는 비윤이 아니라 비윤핵관"이라고 강조했다. 허 의원은 자신을 전문대, 승무원 출신의 흙수저라고 소개하며 "저는 검사, 언론, 기존 정치인 출신이라는 그 어느 엘리트 출신도 못한 일, 그들이 권력 앞으로 앞다퉈 줄서고 있을 때 윤핵관의 집단적인 폭주에 맞서 유일하게 소신의 목소리를 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총선 승리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보수정치의 본분인 민주주의와 자유를 지켜내기 위해 권력 앞에 줄세우기, 좌표찍기와 조리돌림, 힘에 의한 핍박 같은 구시대적 유물과 결단코 결별해야 한다"며 "다양한 목소리가 생동하며 더 큰 국민의힘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 의원은 이준석 전 대표 체제에서 수석대변인을 지냈다. 이 전 대표는 이번 최고위원 선거에서 허 의원의 후원회장을 맡았다.허 의원은 출마선언 이후 기자들과 만나 이 전 대표가 후원회장을 맡은 건 당헌당규 위반이라는 지적에 대해 "이 전 대표는 탈당하지도 않았고 윤리위도 출당하지 않았다"며 "당원권 정지된 당원에 대한 규정은 없기 때문에 결국은 문제될 게 없다"고 일축했다.

천 위원장의 당 대표 출마가 김기현·안철수 의원 양강구도인 판세에 영향을 줄지도 관심사다.

윤태곤 더모아정치분석실 실장은 이준석계의 후보들의 컷오프 가능성에 대해 "개혁보수로서 개혁성, 변화 가능성을 부각하느냐, 트러블 메이커로서의 면모가 부각되느냐에 따라 다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인지도 측면에서 다른 후보들에 비해 취약한 후보들은 이 전 대표의 브랜드를 강조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며 한달 남짓 남은 전당대회 일정에 따라 "2주 정도 지나보면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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