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기현 "안철수와도 연대해야...언제든 만날 준비돼 있다"

[the300 인터뷰]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김지영, 민동훈 l 2023.02.09 16:04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김나(김기현-나경원)연대'에 이어 '김안(김기현-안철수)연대'도 할 수 있으면 지금 당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안철수 (당대표) 후보와 언제라도 만날 준비가 돼 있습니다."

5년 만의 정권교체, 윤석열 정부의 탄생을 이뤄낸 주역인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울산 남구을)이 3·8전당대회에 당대표 후보로 출사표를 던졌다. 법조인 출신의 4선 국회의원이자 울산시장 등 지방자치단체장까지 역임한 중견 정치인이다. 지난해 여소야대 국면에서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맡아 윤석열 대통령의 당선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최근엔 극적으로 나경원 전 의원과의 연대까지 이뤄내면서 당대표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친윤'(친 윤석열 대통령)으로 분류되지만, 모두를 포용하는 '연포탕 정치(연대·포용·탕평)'를 표방하는 김 후보를 만나봤다.



①"윤상현, 황교안, 유승민도 연대 대상"


김 후보는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머니투데이 the300과의 인터뷰에서 "'김안(김기현-안철수)연대'도 할 수 있으면 지금 당장 해야된다"며 "당 대표를 뽑는 경쟁은 우리 당내 선거니까 (경쟁을 하지만) 선거를 마치고 나면 하나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선거 마치기 전에 지금이라도 당장 우리 안 후보와 같이 손잡고 '김안연대'를 만들어 가면 당원들이 좋아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라고 구상을 밝혔다. 앞서 김 후보는 지난 7일 나 전 의원과 손을 잡고 사실상 '김나연대'를 완성했다.

그는 "(안 후보와) 언제든지 열린 마음으로 가지고 있는 생각들을 서로 나눌 수 있는 준비가 다 돼 있다"며 "같은 당인데 당의 발전과 내년 총선 승리 그리고 윤석열 정부의 성공, 이어지는 보수 정권의 재창출을 위해서 필요한 일이라면 지금이라도 당장 만나지 왜 못 만나겠나"라고 강한 의지를 밝혔다.

안 후보 이외의 다른 당권 경쟁자들과의 연대 가능성도 시사했다. 김 후보는 "'김윤(김기현-윤상현)연대, 김황(김기현-황교안)연대, 김권연대(김기현-권성동), 김유(김기현-유승민)연대도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사진=이기범 기자 leekb@



②"천하람도 당의 인재…공천, 사심없이"


그렇다면 '비윤(비윤석열)계'와도 연대가 가능할까. 김 후보는 이른바 '이준석계'로 불리는 천하람 후보에 대해서도 "(전남) 순천 험지에서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 우리 당의 소중한 인재"라며 치켜세우며 충분히 함께 갈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모든 사람에겐 장점이 있다"며 "장점을 극대화시켜야지 자꾸 단점을 키우면 리더가 자격이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는 "이미 선거 캠프에 그동안 유승민 전 대표를 지지했던 사람들 여러 명이 들어와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며 "그 사람들이 볼 때 내가 가장 연대와 포용, 탕평에 어울리는 사람인 것"이라고 했다. 이어 "(과거) 조금 나한테 손가락질하고 그랬더라도 다 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총선을 앞두고 공천권을 가진 당대표를 뽑는 선거인 만큼 공천 원칙도 제시했다. 김 후보는 "탕평은 인재의 등용에 있어서 구체적인 실체를 통해서 사람들을 골고루 등용하겠다는 것"이라며 "복잡하지 않고 간단한데 사심이 들어가니까 안 되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③"싸울 땐 싸우겠다"


정쟁으로 이어지고 있는 야당과의 관계 설정에 대해선 "싸울 땐 싸우겠다"며 "협상력은 싸워서 파워가 있을 때 생기고, 그럴 때 협상이 되는 것"이라며 '자강론'을 펼쳤다.

김 후보는 원내대표 시절 법사위원장 쟁취, 언론중재법 통과를 막았던 일화를 회고하며 "지난 대선을 앞두고는 파랑도 많고 더 가파르게 대치했다. 우리가 소수당, 그것도 야당인데 야당이 여당을 주도하면서 국회를 이끌어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꼬인 것을 푸는 게 제 전문"이라고 말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④"인지도 높아도 비호감도 높으면 안돼…난 모래밭의 숨겨진 진주"


지역구인 울산이 속한 영남 지역에 비해 기반이 약한 수도권 인지도 문제는 어떻게 극복할까. 김 후보는 "지금 전당대회는 80만명 정도 되는 책임당원들이 (투표를) 하는 거니까 일반 국민들의 인지도와는 별개의 문제, 다른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인지도가 높다고 다 좋은 것은 아니다. 인지도가 높은 사람 중에 비호감도가 높은 사람들이 있다"며 "반면 인지도가 낮지만 비호감도가 가장 낮은 사람, 그게 김기현이고 훨씬 더 잠재적 가능성이 높은 것"이라고 말했다.

또 "윤석열 대통령이 인지도가 높아서 당선됐겠나. 혜성처럼 갑자기 나타났지만 '알고보니 괜찮다', '숨겨진 보석이다' 이런 생각이 들어야 효과가 있는 것"이라며 "당원들이 김기현이 모래밭에서 있는 진주 같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김 후보는 "오래 됐다고 해서 신선하지 않다는 건 아니다"라며 "그 사람이 얼마나 참신한지 여부는 (국민들이) 관심을 가지고 볼 때부터 그때 평가의 기준이 나오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⑤"시급한 민생현안은 '일자리'… '노동개혁' 절실"


집권여당의 당대표로 도전장을 낸 만큼 가장 시급한 민생 현안이 뭐라고 생각하는지도 물었다. 김 후보는 "지금 당장 고금리,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이런 것이 시급한 문제인데, 그 중 근본적인 것은 일자리라고 본다"며 "일자리 문제가 해결돼야 된다"고 답했다.

그는 "일자리를 만들려면 각종 행정 규제를 풀어내야 하지만, 동시에 노동개혁이 가장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어 "강성 노조가 슈퍼 갑질을 하는 데 누가 투자를 해야겠느냐. 기존 투자한 사람들도 이제 (공장) 팔아버리고 사업 안 하겠다는 판"이라며 "외국에서 국내에 투자하기 어려워하는 조건을 그대로 놔두고 각종 세제도 과도한 법인세율 상대적으로 높은 법인세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부자 감세라고 한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것"이라고 야당을 비판했다.

김 후보는 "국제관계에서 우리가 난처한 국면에 처할 때 (야당이) 거꾸로 내부 흠집을 낸다"며 "국제 문제가 생길 땐 여야 할 것 없이 좀 더 힘을 합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적어도 외교·대북 문제만큼은 의견이 좀 다르더라도 정부가 하고 있는 방향에 대해서 힘을 실어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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