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아용인' 이기인 "오른쪽 아닌 옳은쪽...간호법 제정해야"

[the300 인터뷰] 이기인 국민의힘 전당대회 청년최고위원 후보

유승목, 안재용 l 2023.02.23 15:34
23일 이기인 국민의힘 전당대회 청년최고위원 후보 인터뷰 /사진=홍봉진기자 honggga@

"보수정당에 있으면서도 '오른쪽'이 아니라 '옳은쪽'으로 방향을 잡아 나가고 있습니다. 적어도 친분을 과시한다거나 대통령 의중을 파는 연설이나 메시지를 던지지는 않을 겁니다."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에 출마한 이기인 후보는 이번 전당대회를 친윤(친윤석열)과 비윤(비윤석열) 구도를 넘어 구태와 혁신의 싸움으로 규정하고 있다. 윤심(윤 대통령의 뜻)에 호소하기보단 윤 대통령이 강조했던 공정과 상식의 원칙부터 지키는 게 청년 명찰을 달고 여의도를 찾은 청년정치인이 내세울 경쟁력이란 주장이다.

이 후보는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 카페에서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만나 "잘하고 있는 당 대표를 강제로 축출하고 대통령 의중을 팔면서 자신을 부각시키려는 구태적인 모습들이 있었다"면서 "더 이상 관객 입장에서 바라보면 안 되겠단 생각이 들어 출마하게 됐다"고 말했다.

친이준석계로 분류되는 이 후보는 천하람 당 대표 후보를 비롯해 이른바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 팀을 꾸려 단체 유세를 펼치고 있다. 개인적으론 김가람·김정식·장예찬 후보와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 중에서도 장 후보와 연일 신경전을 벌이는 중이다. 윤 대통령의 최전방 공격수를 자처하는 장 후보가 이준석 전 대표를 '반란군'으로 깎아내리며 구태 정치를 답습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 후보는 앞서 장 후보가 '지역공약 언급이 참신한 거냐. (이준석계는) 구닥다리 진보 대학생 같은 느낌'이라고 평가절하한 것에 대해 여의도식 문법에 갇힌 네거티브라고 반박했다. 이 후보는 "장 후보는 (이준석 전 대표를 징계한) 당 윤리위원회가 부당하다면서도 (이 전 대표가) 가처분신청은 하면 안 된다는 모순을 보였다"며 "이런 모습은 보이지 말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간호법 제정? 원칙으로 돌아가자는 것"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국민의힘 천하람 당대표 후보와 허은아·김용태 최고위원 후보, 이기인 청년최고위원 후보 등이 14일 오후 부산 도시철도 서면역에서 퇴근 중인 시민들에게 인사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3.02.14.

이 후보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당을 개혁하기 위해 "결국 원칙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21일 대전·세종·충북·충남 합동 연설회에서 천 후보와 함께 간호법 제정을 주장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 설명했다. 야당인 민주당이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간호법 제정안은 간호사 처우 개선을 목적으로 하지만 현행 보건의료체계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는 우려로 국민의힘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 후보는 "(더불어)민주당이 졸속으로 추진하는 간호법 제정안에 대한 문제의식이 없는 것은 아니다"라며 "간호법은 윤 대통령이 추진해야 한다고 천명한 공약인 만큼 우리가 반대하는 모습으로 국민에게 알려지는 것은 온당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당장 민주당과 법안 처리하자는 게 아니라 공론화를 통해 결국은 국민들을 위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도부에 입성하게 될 경우 공천개혁을 주도하겠단 청사진도 제시했다. 그는 "지금까지 수도권 공천은 다른 권역 인사들이 선별해왔다"며 "수도권 공천관리위원회를 별도로 꾸려 수도권 민심을 잘 읽는 인사를 골라내겠다"라고 했다. 이어 "이준석 전 지도부에서 실력 있는 사람을 공정하게 선발한다는 기조가 있었다"라며 "새 지도부도 이를 이어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 당은 지방의원이 중앙정치까지 크는 사람이 별로 없는데 기초단위에서 중앙으로 진출한 정치 사례를 정착시켜보고 싶다"며 "국회 인턴으로 시작해 지방의원(성남시), 광역의원(경기도)을 지나 중앙에 진출하려는 저의 성장과정을 우리 당에 정착시켜 청년 육성 시스템을 제도화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장 후보에 크게 밀리는 여론조사에 일희일비하지 않겠단 뜻도 밝혔다. 그는 "지지율은 수치일 뿐 지난 대선을 거치며 당원이 많이 늘었고 당원 체질도 바뀌었기 때문에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다"며 "개혁방향과 지역 현안·정책으로 승부하면 결국 마지막 전당대회에서 선택 받는 것은 '천아용인'일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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