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이재명 회동 효과?···반도체·전기차·수소에 한뜻 모은 국회

[the300 여의톡썰]

김성은, 안재용 l 2023.03.17 16:34

편집자주 머니투데이 정치 기사를 책임지는 'the300' 기자들이 여의도 국회의 톡 쏘는 뒷이야기들을 풀어드립니다.

(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가진 첫 회동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3.3.15/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K칩스법, 오늘 처리 안 될 수도 있겠는데···"

지난 16일 오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가 열리고 수 시간이 지난 뒤 기자들에게서 이런 탄식이 터져나왔다.

이날 조세소위에서 가장 관심이 집중됐던 것은 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 산업에 더 많은 세제혜택을 부여하는 조세특례제한법(조특법) 개정안, 이른바 K칩스법이 통과될지 여부였다. 전날까지만 하더라도 여야 합의가 확실시됐지만 이날 개회 직후 들려온 것은 기존 정부안에 더해 더불어민주당이 제안한 전기차, 수소 등으로도 세제혜택을 확대하는 안에 정부와 여당이 난색을 표한단 소식이었다.

그러나 분위기는 이후 한 두 시간만에 급반전됐다. 이날 기재위 여야 간사는 조세소위 종료 후 "여야 합의로 (기존) K칩스법과 (세액공제 대상에) 수소와 미래형 이동 수단을 포함하는 사안을 모두 합의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전날 대거 발의된 민주당의 안을 받아들였고 민주당 역시 정부안을 수용하면서 여야가 모처럼 의기투합해 법안을 통과시킨 장면이었다. 관련 법안은 이르면 3월 중 국회 본회의도 통과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이 법안은 민주당이 앞장서 국가전략기술의 투자세액공제 혜택을 전기차, 수소 등 탄소중립산업으로 넓히자고 제안한 점에서 의미가 있다. K칩스법을 논의할 당시만 하더라도 민주당 내부에서는 '대기업 특혜 아니냐'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이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응해 '한국형 IRA'라고까지 명명하면서 관련법 추진에 속도를 낸 것은 그만큼 글로벌 산업 경쟁이 치열하고 우리 경제가 처한 현실이 녹록치 않다는 판단이 우선시됐기 때문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달 21일 민주당 경제위기대응센터 출범식에 참석해 "민생 경제가 정말 사상 초유 혹한기를 맞은 것 같다"며 "민주당은 집행 권한은 없지만 국회의 제 1당으로서 민생 경제위기를 실시간 점검하고 필요한 대안을 제시하는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이는 민생 위기 극복에 굳이 여야를 따지지 않겠단 발언으로 해석됐는데 이같은 속 뜻은 지난 15일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의 회동에서 더 분명히 드러났다.

이 대표는 김 대표를 만나 "민생을 챙기는 것이 가장 중요한 정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정치가 경제를 무너뜨리기 위한 정쟁이 아니고 국민들의 삶을 책임지는 경쟁이 돼야 한다"며 "정부 여당이 제시하는 안건이나 정책에 대해서도 퇴행적이거나 잘못된 것이 아니면 언제든 적극 협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김 대표도 "산적한 민생 문제 해결을 위해 잘하기 경쟁하자, 그것이 위기에 처한 국민의 삶을 구하는 우리의 역할 아니겠냐는 (이 대표의) 말에 전적으로 공감한다"며 "민생 문제나 국가 안전 보장과 같은 기본적인 문제에 늘 마음을 같이 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화답했다.

한편 기재위 여당 간사를 맡은 류성걸 의원은 지난 16일 기재위 조세소위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반도체 전쟁에서 대한민국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며 "산업계가 그동안 걱정하고 우려도 표명했었는데 여야 합의로 법안이 처리됐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해소하고 경제가 한 발 나아가는 길이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어 "처리된 법안은 오는 22일 기재위 전체회의에서 의결하고 숙려기간을 거쳐 본회의에서 처리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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