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고의 욱일기', 부산 온다…'만들어진 反日' 논란 종식될까

[the300]

김지훈 l 2023.05.25 16:31
일본 해상자위대 하마기리함. /사진=일본 해상자위대

우리 군 주관으로 실시되는 확산방지구상(PSI) 해상차단훈련 참가국인 미국, 일본 호주 등의 군함이 다음주 부산 해군 작전기지에 입항한다. 야권과 시민단체 등이 '군국주의·침략미화 상징'이라는 문제를 제기한 욱일기를 게양한 일본 호위함 하마기리함도 입항하면서 '욱일기 혐오'를 둘러싼 적절성 논란이 재연될지 주목된다. 우리 군 당국은 일본 군함의 자위함기 게양 논란에 대해 "통상적인 국제적인 관례" 라는 반응을 보였다.

25일 군 당국에 따르면 오는 30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제주도에서 열리는 PSI 20주년 고위급 회담을 계기로 제주 동방 공해상에서 실시되는 대량살상무기(WMD) 등 차단 훈련에우리 해군 구축함 '왕건함'과 대형수송함 '마라도함', 해경정 5002함을 비롯해 미국 해군 이지스함 '밀리어스', 일본 해상자위대 구축함 '하마기리', 호주 해군 호위함 '안작' 등 수상함 7척이 참가한다. 이번 훈련 참가 과정에서 각국 해군과 일본 해자대 군함이 29일부터 30일 사이 부산 작전기지에 입항하는 방안이 우리 군 당국과 각국 간 조율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안보 소식통은 "일본도 입항할 예정"이라며 자위함기 게양 여부에 대해서는 과거 전례 등을 거론하며 "그렇게 예상이 되고 있다"고 했다.

자위함기는 욱일기의 일종인 구 일본 제국 해군기를 그대로 계승한 깃발이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11월 일본에서 열린 국제 관함식에서 우리 해군이 자위함기가 게양된 일본 해군 함정에 대함 경례를 하면서 야권과 시민단체가 맹비난했다.

다만 이번에는 훈련 주최국인 우리나라의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탑승할 군함에 일본 하마기리함 측이 대함 경례를 하면서 먼저 예를 표하게 됐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통상적으로 외국 항에 함정이 입항할 때 그 나라 국기와 그 나라 군대 또는 기관을 상징하는 깃발을 다는 것으로 알고 있고, 이건 전 세계적으로 아마 통상적으로 통용되는 공통적인 사항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전 대변인은 "자위함기와 욱일기는 보시면 조금의 차이는 있긴 하다"라고 했다. 이는 일반적인 욱일기의 상태로 널리 알려진 붉은원(히노마루)가 깃발에 중심에 위치한 구 일본제국 육군기와 현 자위함기 간 차이를 거론한 것으로 보인다. 구 일본제국 해군기는 정중앙에서 왼쪽으로 치우친 디자인(깃발을 가로로 6분할 했을 때 왼쪽으로 두 번째 지점에 히노마루가 위치)이며 1954년 일본 해상자위대 창설 이후 자위함기라는 이름으로 부활했다. 일본 외무성은 자위함기도 욱일 모양의 깃발로 소개해 왔다.

일본 해자대 창설 전 자위함기 도안을 의뢰받은 화가 요나이 스이호도 구 해군기를 자위함기 도안으로 그대로 제출하면서 "황금분할에 따른 형상, 히노우(日章·일장)의 크기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해본 결과 더이상의 도안은 엄두도 못 낸다"라고 말했다. 당시 요나이는 욱일기를 기반으로한 디자인을 의뢰받았는데 구 해군기야말로 최고의 욱일기라는 주장을 펼친 셈이다.

보수층에선 '욱일기 혐오'로 대표되는 반일 정서가 민주당 정권의 지지층 결집용 전략이라는 주장이 제기돼 왔다. 일본 해자대의 중국 입항시 자위함기 게양이 문제가 된 적이 없다.

심지어 주일미군은 부대 마크에 욱일기를 채택하거나 욱일기를 연상시키는 방사형 선을 사용하곤 한다.

다만 '욱일기 혐오' 정서가 국내 야권이나 시민단체에만 국한해 존재하는 것만은 아니다. 2022년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경기장에서 일본 측 팬이 욱일기를 펼쳤지만, 대회 관계자들에 의해 곧바로 제지당하는 사건이 벌어진 적도 있다.
/자료=일본 외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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