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혜채용 의혹' 선관위 고위직 사퇴에…與 "선관위원장도 책임져야"

[the300]

유승목 l 2023.05.25 18:26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가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406회국회(임시회) 1차 본회의에 참석해 있다. 2023.05.25.

전·현직 임직원이 이른바 '셀프결재'로 자녀를 특혜 채용했다는 의혹을 받는 박찬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 사무총장과 송봉섭 사무차장이 25일 사퇴한 가운데 여당인 국민의힘은 노태악 선관위원장도 책임을 지고 물러날 것을 촉구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진행된 본회의 도중 기자들과 만나 박 사무총장과 송 사무차장이 사퇴를 결정한 것에 대해 "고위직 공무원으로서의 본분 제대로 지켰어야 할 일"이라며 "만시지탄이기는 하지만 당연한 귀결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고위공직자 전원이 국민에게 봉사하는 자세를 다시 한 번 가지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며 "선관위가 어느 기관보다 공정성과 투명성이 높아야 하는 기관인 만큼 앞으로 선관위가 업무처리하는 과정에 있어 국민 신뢰를 회복할 기회로 삼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 대표는 기관장인 노태악 선관위원장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처음 이 사건이 불거졌을 때부터 기관장으로서 조치를 취했어야 마땅했다"며 "그런데 선관위원장은 어디에 숨었는지 나타나지도 않았다. 그 점에 대해 선관위원장에게 분명한 책임이 있다"고 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기자들과 만나 "노 선관위원장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본다"고 했다. 다만 윤 원내대표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당이 선관위 관리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선 답하지 않고 자리를 떴다.

선관위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자녀 특혜 의혹의 대상이 돼 온 박 사무총장과 송 사무차장은 국민적 비판과 지적을 겸허히 수용하고 현재 진행 중인 특별감사 결과에 상관없이 현 사태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퇴한다"고 밝혔다. 이어 "사무총장·차장의 사퇴와 상관없이 현재 진행 중인 특별감사 및 자체 전수조사를 통해 전·현직 공무원의 자녀 채용 관련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겠다"고 했다.

앞서 선관위는 박 사무총장과 송 사무차장의 자녀가 각각 지난해와 2018년 경력직 공무원에 채용됐단 사실이 드러나며 특혜채용 의혹이 불거졌다. 또 지방 공무원으로 근무하던 김세환 전 사무총장의 자녀도 2020년 선관위에 경력직으로 채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박 사무총장과 김 전 사무총장이 자녀 채용승인의 최종 결재자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검찰 수사 필요성을 제기하며 선관위를 맹비판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행안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이만희·정우택·조은희·전봉민 의원)은 지난 23일 경기 과천 선관위 청사를 항의 방문하기도 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선관위가 기둥부터 썩어있었던 게 드러남에도 책임져야 할 노태악 선관위원장은 뻔뻔하게 자리를 버티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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