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불합리 규제 과감히 풀어야"…바이오 클러스터 사활

[the300](종합)

박종진 l 2023.06.01 12:30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서울 강서구 서울창업허브 엠플러스에서 열린 제5차 수출전략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3.06.01.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 마곡지구에서 수출전략회의를 주재하고 글로벌 바이오 클러스터 육성을 위해 "불합리한 규제는 과감히 풀어야 한다"고 밝혔다. 분야별 최고 전문가들이 유기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드는 한편 해외 클러스터와도 연계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윤 대통령은 1일 오전 서울 마곡 바이오 클러스터 내 서울창업허브M+에서 제5차 수출전략회의를 주재했다. 이번 회의는 지난 4월 미국 국빈 방문 때 보스턴 클러스터에 대해 현장에서 토론한 내용을 토대로 한국형 클러스터 육성 전략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대통령실은 "수출과 해외 진출은 근본적으로 우리 산업의 강력한 국제 경쟁력에 기반하며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은 기업 간 경쟁을 넘어 산업 생태계 간, 클러스터 간의 경쟁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따라서 이번 회의는 우리 첨단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통한 수출 증대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보스턴에 가서 다들 보셨겠지만 어느 한 공간에다가 연구소, 대학, 투자기관 이런 것들이 그냥 공간적으로 집합 배치시키는 수준이 아니고 이것이 서로 유기적으로 밀접하게 연결되면서 거기서 기술 개발과 가치 창출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 역할은 우리 학계 연구자들과 민간을 얼마나 활성화시킬 수 있느냐"라며 "활성화를 시키면 거기서 경제적 가치가 나오고 우리 경제가 성장하고, 기업이 크면 정부는 나중에 세금으로 받아가면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가 해야될 일은 자유 시장 원리에 기반한 공정한 보상체계를 잘 법제화를 해주고 설계를 해줘야 하고, 불합리한 규제는 과감히 풀고 마켓(시장)에 활력을 주는 그런 정책적 노력을 하고, 정부가 갖고 있는 재정을 갖고 잘 골라서 선도적인 투자를 함으로써 민간의 관심과 투자가 유입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서울 강서구 서울창업허브 엠플러스에서 열린 제5차 수출전략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3.06.01.

위기 극복을 위한 첨단과학기술의 중요성도 거듭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 위기가 거꾸로 하면 바로 기회가 되는 것이고 이 위기를 도전 정신으로 혁신의 마인드를 갖고 잘 극복하는 나라는 성공하는 나라이고 거기서 주저앉는 나라는 도태되는 것이고 역사가 그런 것을 다 보여주지 않았느냐"며 "경제위기라고 하는 것은 생산성 향상으로 극복을 해야 하는데 생산성 향상은 과학기술 밖에 없다. 우리가 갈 길이 바로 그것"이라고 했다.

해외 클러스터와 연계도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린다 밀스 뉴욕대(NYU) 총장 지명자를 만난 것을 언급하면서 "제가 아무래도 NYU 공대는 지금 MIT(매사추세츠 공대)보다 떨어지지만 금융·법률 이런 지원 인프라는 뉴욕 맨해튼이 훨씬 뛰어나지 않습니까, 그래서 이제 앞으로 맨해튼 클러스터가 보스턴 클러스터를 곧 앞지를 것이라 생각한다고 얘기를 했다"며 "파트너십이 아니라 우리가 이제 얼라이언스(제휴·동맹) 개념으로 가야 된다. 그래서 우리도 투자를 해야 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런 국제 연구기관 간 협력 체계에 정부도 이제 관심을 갖고 거기에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 클러스터가 단순히 국내만이 아니라 국제적인 어떤 연계를 갖고 이뤄져야지, 우리끼리만 하는 것 가지고는 좋은 결과를 내기 어렵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서울 강서구 서울창업허브 엠플러스에서 열린 제5차 수출전략회의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3.06.01.

회의에서는 추경호 경제부총리와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첨단산업 글로벌 클러스터 육성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규제완화, 공정한 보상체계 구축, 서울대병원·MIT 간 디지털 바이오 연구협력 추진 등 클러스터 활성화 패키지를 마련해 시행하고 지방자치단체도 클러스터 계획 단계에서부터 지원할 계획이다.

특히 바이오 분야에서는 디지털 바이오 인프라를 구축하고 데이터 개방과 표준화 등을 통해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 고도화를 추진할 예정이다. 디지털 바이오 인프라는 빅데이터 기반의 가상공간 플랫폼으로서 디지털 역량을 갖춘 바이오 융합인재 양성, 바이오 제조공정 자동화·고속화·디지털화, 바이오 특화 초고성능 컴퓨터 구축, 신약개발 등이 목적이다. 데이터 개방과 표준화는 국가재정으로 구축된 데이터 개방·공유 의무화, 건강보험 데이터의 민간기업 활용 촉진을 위한 지침 개정, 의료기관 전자의무기록 데이터의 표준화 촉진을 위한 인증제도 등이다.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서울 강서구 서울창업허브 엠플러스에서 열린 제5차 수출전략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3.06.01.

정부의 발표에 이어 진행된 토론에서는 미국 국빈 방문 후속 성과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졌다. 토론자들은 세계 최고 수준의 개방·융합형 창업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하면서 바이오를 제2의 반도체로 성장동력화하기 위해서는 규제 해소, 대규모 투자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4월 보스턴을 함께 방문했던 기관을 포함해 기업, 연구소, 지원기관, 정부부처 및 지자체 등의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기업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롯데바이오로직스, CJ 제일제당, 에임메드, 테서 등이, 유관기관에서는 생명공학연구소, 카이스트, 디캠프(D-Camp, 은행권청년창업재단), 한국바이오협회 등이 참석했다. 정부에서는 발표자로 나선 장관들 이외에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고학수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위원장,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 이인실 특허청장 등이 참석했다. 지자체에서는 유정복 인천시장, 김영환 충북지사 등이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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