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이래경 혁신위원장 사의표명에 "본인 뜻 존중"

[the300]

오문영, 박상곤 l 2023.06.05 19:23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3.06.05.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이래경 혁신위원장이 사의를 표명한 데 대해 "본인이 사임을 하겠다고 해서 본인의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이래경 혁신위원장이 임명 하루 만에 사퇴했다'는 기자들의 말에 이같이 말했다.

'다음 혁신 위원장은 어떤 분으로 임명할 계획인지' 묻는 말에는 "역량 있고 신망 있는 분들을 주변 의견을 참조해서 잘 찾아봐야겠죠"라고 답했다. '의견 수렴이 부족했던 것 아닌지' '다음에도 외부 인사로 할 것인지' 등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앞서 이 혁신위원장은 임명 직후 '막말 논란'에 휩싸이자 결국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민주당을 통해 낸 입장문에서 "사인이 지닌 판단과 의견이 마녀사냥식 정쟁의 대상이 된 것에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논란의 지속이 공당인 민주당에 부담이 되는 사안이기에 혁신기구의 책임자직을 스스로 사양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 혁신위원장은 또 "간절히 소망하건대 이번을 심기일전의 계기로 삼아 민주당이 국가의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정치로 나아가는 길을 인도할 적임자를 찾기를 바란다"며 "더불어민주당을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께 흔들림 없이 당과 함께 하여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당의 혁신 기구를 맡아서 이끌 책임자로 사단법인 다른백년의 이래경 명예이사장을 모시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민주당 혁신기구 위원장으로 선임된 이래경 다른백년 명예 이사장. (더불어민주당 제공)2023.6.5/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앞서 민주당은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래경 다른백년 명예이사장을 혁신위원장에 임명한다고 밝혔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새로운 혁신기구의 명칭과 역할 등에 대한 것은 모두 혁신 기구에 전적으로 맡기겠다"며 "지도부는 혁신기구가 마련할 혁신안을 존중하고 전폭적으로 이행할 것"이라며 사실상 전권을 위임할 뜻을 시사했다.

하지만 이 혁신위원장이 위원장으로 임명된 직후 당 안팎에서는 그의 출신 면면을 두고 우려의 시선이 제기됐다. 특히 이 혁신위원장이 과거 이 대표에 대한 지지 행보를 보여온 점, 반(反)미국·친(親)중국·친러시아적 면모를 드러내 온 점이 논란이 됐다.

이 혁신위원장은 2019년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가 2심에서 당선무효형을 받으면서 구성된 '경기도지사 이재명 지키기 범국민 대책위'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SNS(소셜미디어)에 이 대표를 옹호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지난 2월 페이스북에 "보면 볼수록 이재명은 든든하고 윤석열은 불안하며 알면 알수록 이재명은 박식하고 윤석열은 무식하며 까면 깔수록 이재명은 깨끗하고 윤석열은 더럽다"는 글이 적힌 사진을 공유했다.

또 지난 2월 페이스북에서 천안함 폭침 사건을 두고 "자폭 된 천안함 사건을 조작해 남북관계를 파탄 낸 미 패권 세력"이라고 주장하는가 하면, 지난 5월에는 "지난 한국 대선(대통령선거)에도 미 정보조직들이 분명 깊숙이 개입하였으리라"고 했다. 2020년 3월에는 "코로나19의 진원지가 미국임을 가리키는 정황들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편 이 혁신위원장은 1973년 서울대 금속공학과에 입학했으나 두 번의 제적으로 1996년 명예졸업장을 받았다. 그는 1983년 민주화운동청년연합에 발기인 및 초대 상임위원으로 참여했고, 김근태 전 민주통합당(현 민주당) 상임고문의 후원회장을 지냈다. 2011년 12월 김 전 상임고문 별세 후 그와 가까웠던 인사들이 모여 다른백년을 출범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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