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생 김금순씨,어디에…"北 망명 러시에 정부 대비해야"

[the300]

김지훈 l 2023.06.09 06:00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주재 북한 무역대표부 간부 박모씨 아내와 아들이 6일(현지시간) 이틀째 실종 상태다. 사진은 러시아 언론이 SNS를 통해 공개한 실종 모자 수배 전단지.

북한 국적의 모자인 김금순씨(43·여)와 박권주군(15)은 몇 개월 간 블라디보스토크 주재 북한 영사관에 연금된 상태였다. 원래 김씨의 남편(박군의 아버지)은 고려항공 소속 무역대표부 간부인 박모씨로 그는 2019년까지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김씨 모자와 함께 체류하며 북한 식당 고려관과 두만강레스토랑을 경영하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박씨는 영업실적 검열을 받으러 평양에 돌아간 뒤 코로나19(COVID-19) 사태에 따른 북한의 국경봉쇄로 돌아오지 못했다.

블라디보스토크에 아들과 남아 있던 김씨는 남편의 대리인 자격으로 식당을 경영했지만 몇 달 전 북한 영사관에 의해 감금됐다. 지난해 10월 식당 부지배인이 탈출을 시도하다 러시아 당국에 의해 체포된 뒤 북한 영사관에 넘겨지는 일이 벌어지자 북한 당국은 '북한인 연쇄 탈출'을 우려해 김씨 모자를 감금했던 것이다.

그러던 김씨 모자가 지난 4일(현지시간) 북한 영사관에서 일주일 중 하루 외출이 허용되는 기회를 활용해 영사관을 나간 뒤에 자취를 감췄다. 택시를 탄 김씨 모자는 블라디보스토크의 넵스카야 12번가에서 하차한 뒤 연락이 끊겼다. 러시아 당국은 북한 영사관의 요청에 의해 김씨 모자를 쫓고 있다. 자유아시아방송(RFA) 보도 등을 통해 종합한 김씨 모자의 탈출기다. 러시아 언론은 1980년생인 김씨와 2008년생 김군의 정보가 공개된 실종자 수배 전단을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전파했다.

김씨 모자의 행적은 여전히 묘연하다. 이런 사건이 전해지면서 김씨 모자는 중국행이나 한국행을 선택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다만 북한의 동맹인 중국이나 북한인 탈출자 수색에 있어 북측에 협조해 왔던 러시아 측 감시망을 모조리 피해 김씨 모자가 자유의 길을 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북한 총영사관을 빠져나온 그날로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면 다행이지만 아직도 러시아의 어느 한 곳에 숨어 탈북 루트를 밟고 있다면 한국으로 들어올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라며 "이미 수배령이 떨어져 있어 우리 여권으로 비행기에 탑승하자면 러시아의 협조가 필수적인데 현재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상 러시아가 어떤 대가를 요구할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김씨 모자의 행방에 대해 "통상적으로 탈북민 신상에 대해 확인드리지 않는다"며 "확인드릴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태 의원은 "최근 탈북망명을 타진하는 북한 외교관이나 해외 근무자의 추가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우리 정부는 앞으로 늘어날 수 있는 북한 주민들의 안전한 탈북과 한국행을 위해 주재국과의 외교 교섭은 물론 해외 정보망 가동 등을 통해 각별하게 챙겨야 할 것"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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