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쾌유' 기원하지만...與 "내각 총사퇴 요구는 고약한 출구전략"
[the300](종합)與, 이 대표 병문안엔 일단 선 그어…野 내각총사퇴·총리 해임 건의 강공에 '명분 없음' 부각하며 반격
박소연, 김지영 l 2023.09.18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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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식 19일차인 이재명 대표가 18일 오전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2023.09.18. /사진=뉴시스 |
국민의힘이 18일 단식농성 중 병원에 긴급이송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쾌유를 기원하면서도 내각 총사퇴 등 민주당의 요구는 "고약한 출구전략"이라고 일축했다. 이 대표에 대한 병문안 가능성에 대해서도 유보적인 반응을 보였다. 명분 없는 단식에 타협하지 않겠단 뜻을 재확인한 것이다.
민주당에서 정부·여당의 '비정함'을 강조하는 가운데, 민주당이 국회 상임위원회를 보이콧하고 '총력투쟁'에 나서는 것이 민생을 내던지고 이 대표 '방탄'에 나선 것임을 적극 부각하며 반격에 나섰다. 이 대표의 단식을 놓고 여야 대치가 강대강으로 치달으면서 정기국회 기간 정국 경색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모두발언에서 이 대표를 향해 "빨리 쾌유를 하고 국회에서 정상적으로 업무를 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했다.
윤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민주당의 '총력투쟁' 결의를 비판했다. 그는 "민주당이 내각 총사퇴 , 국무총리 해임 건의를 추진하겠다며 정부와 검찰에 대한 총력투쟁을 선언했다"며 "단식의 명분이 없다고 우리가 누차 말씀드렸다. 168석이나 가진 야당이 내놓은 단식과 관련된 출구전략이 참으로 고약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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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2023.09.18. /사진=뉴시스 |
그러면서 "정기국회를 정쟁의 소용돌이로 몰아넣겠다 작심한 내용으로 볼 수밖에 없고 제1야당이자 공당으로서 역할을 망각한 한참 선 넘은 주장들"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민주당의 주장을 보면 민생을 위한 결단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가 없다. 당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돌파하기 위해 민생을 내던지고 정치투쟁에 나서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했다.
김기현 대표는 이날 오후 최고위원회의에서 "제1야당 대표의 생명과 안전에 위험이 생기는 일은 없어야 하겠다"며 "건강을 회복하시고 차분하게 만나 민생 현안을 치열하게 논의하자"고 했다. 다만 이 대표의 단식 명분이 없단 점도 재차 강조했다. 김 대표는 "과거 여의도에서 있었던 단식은 공익적 목적이 있었다"며 "아쉽게도 이 대표의 단식에서는 그런 걸 찾아볼 수 없었고 사사로운 개인의 사법리스크만 부각했다"고 지적했다.
또 "민주당에게 단식 탈출구 마련이 필요했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국회 운영과 국정운영 자체를 올스톱 시키는 태도는 당내 극단 강경파들에게 포로돼 민심과는 동떨어진 갈라파고스 정당이 돼버린 민주당의 현 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이 대표 개인 비리 혐의에 대한 수사는 민주당 내부에서 제보돼 사건화된 사안으로 정치탄압이니 정치수사니 할 계제가 못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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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09.18. /사진=뉴시스 |
정점식 국민의힘 법제사법위원회 간사는 의원총회에서 민주당의 법사위 회의 일방 취소로 민생 법안 처리에 차질이 빚어졌단 사실을 부각했다. 그는 "공당으로서 민생을 저버린 행위이며 사법리스크를 덮기 위한 술수"라고 했다. 이날 법사위는 신상정보 공개법, 교권보호 4법, 아동처벌 특례법 등 111건의 법안을 논의할 예정이었다. 민주당은 이날 교권 관련 법안을 다룰 예정인 보건복지위원회를 제외한 9개 상임위를 거부했다.
윤 원내대표는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 방문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논의된 바는 없다. 오늘은 병원에서 사람을 만날 수 있는 상황이 아닌 것 같다.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했다. 앞서 유상범 수석대변인이 기자들과 만나 "정치 복원을 위해 (병문안을)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혀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해석됐는데, 이 대표 방문은 일단 보류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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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등 의원들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자리에 앉아 있다. 박 원내대표 옆자리는 이재명 대표의 빈자리. 2023.09.18. /사진=뉴시스 |
윤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상임위 보이콧에 대해 "국정운영과 국회 의사일정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의사 표시로 보여진다"며 "국정감사 일정을 상임위에서 의결해야 정상적으로 진행할 수 있고 국감 출석 증인들한테 통보할 수 있는 기간이 있다. 오늘 예정된 상임위를 중단시킨 것은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양당 원내지도부가 빠른 시간 안에 협의해 국회 일정이 정상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민주당이 내각 총사퇴를 요구하고 한덕수 국무총리 해임건의안을 제출한 데 대해선 "근거나 합리적인 이유를 제시하지 않고 일방적인 정치적인 주장을 하고 있다"며 "민생과 관련 없는 정쟁으로 국회 전체를 민주당 내부 사정에 따라 몰고 가는 것이 바람직한지 판단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날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대해서도 "현 상황에 대한 진단과 시각이 국민 눈높이와 맞는지 (모르겠다)"라며 "윤석열 정부에 전부 책임을 돌린 말씀이 대부분이었는데 정치가 실종되고 국회가 마비되는 원인 제공에 대한 말씀은 없어서 아쉬웠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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