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촉법 개정안·개인채무자보호법, 국회 7부 능선 넘었다

[the300]

김성은, 김지영 l 2023.11.28 18:41
(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백혜련 국회 정무위원장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3.11.9/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제도의 일몰을 3년간 연장하는 내용의 기업구조조정촉진법(기촉법) 개정안이 국회 7부 능선을 넘어섰다. 정부는 2년 내 개선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채무자 권익 보호 내용을 담은 개인채무자보호법도 국회 첫 문턱을 넘었다. '은행 횡재세법'은 소관 상임위원회에서 첫 논의됐지만 여야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법안심사 1소위원회(이하 법안소위)를 열어 워크아웃 제도의 일몰을 2026년 말까지 연장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기촉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워크아웃 제도가 일몰된 지 한 달 여 만에 일몰 연장을 위한 법안 차리가 급물살을 타게 된 것이다.

정부는 금융위원회가 2025년까지 법원 등 관계기관과 협의를 거쳐 기업 구조조정 제도 현황을 점검하고 이를 토대로 법원의 인가, 승인 등 역할 확대를 포함한 발전적 개편 방안을 마련해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에 보고한다는 부대의견을 제시했다.

기촉법은 부실기업이 신속한 채무조정을 받을 수 있도록 한 워크아웃 제도의 근거가 되는 법이다. 워크아웃은 채권단이 75% 이상 동의로 일시적 유동성을 겪는 기업에 만기 연장과 자금 지원 등을 해주는 제도다.

워크아웃 제도는 그동안 하이닉스, 현대건설 등 주요 기업 정상화 과정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기촉법은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이후인 2001년 한시법으로 제정됐다. 법에 의한 워크아웃 제도는 현재까지 다섯 번 연장됐고 지난 10월15일 일몰됐다. 산업계에서는 이 제도가 연장되지 않으면 부실징후 기업들이 줄도산할 수 있단 우려를 들어 국회에 개정안 통과를 촉구해왔다. 반면 기촉법이 외환위기라는 초유의 상황에 긴급 대응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마련된 법인 만큼 20년 이상 운영하는게 한시법 취지에 맞지 않다는 주장도 있어왔다.

기촉법 개정안은 정부·여당이 야당에 지속적으로 협조를 요청해온 사안이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을 향해 '2+2 민생협의체' 구성을 제안하며 기촉법 개정안 통과에 힘을 싣기도 했다. 윤 원내대표는 "정기국회 마무리 전에 기촉법이나 유통산업발전법, 중대재해처벌법, 1기 신도시 특별법, 고준위방폐장법, 우주항공청법 같은 법안들을 신속하게 협의해 어려운 민생 문제 해결에 조금이라도 국회가 역할을 하자"고 했다.

국내 경제 6단체(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경제인협회, 대한상공회의소,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가 인용한 한국은행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내지 못하는 기업 비중은 42.3%로 2009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 올해 연초부터 9월까지 법원에 접수된 법인파산 신청은 1213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64% 증가했고 법인회생 신청도 73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1.5% 늘어났다.

경제단체들은 "2001년부터 기촉법에 근거해 운영된 워크아웃 제도는 지금까지 일시적 유동성 위기를 겪는 기업들에게 큰 도움이 됐다"며 "정상화까지 10년이 넘게 걸리는 법정관리와는 달리 3년 6개월로 비교적 짧은 것은 물론이고 △신규 지원자금 확보 및 상거래 유지 가능성 △수익성 회복 △높은 성공률 도달 등 여러 측면에서 필요한 제도"라고 강조했다.

이날 '개인금융채권의 관리 및 개인금융채무자의 보호에 관한 법률'(개인채무자보호법)도 정무위 법안소위에서 의결됐다. 정부와 김종민 더불어민주당(민주당) 의원이 각각 해당 법안을 발의했다.

개인채무자보호법은 개인금융채권의 관리, 추심, 조정에 필요한 준수사항을 규정해 채무자 권익을 보호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채무자의 채무조정요청권에 따른 사적 채무조정 제도화, 연체이자 제한, 추심부담 경감 등 내용을 담고 있다. 채무조정요청권은 5000만원 이하 개인금융채권을 연체한 경우에만 한정된다. 당초 정부안은 3000만원 이하였지만 국회 논의 과정에서 5000만원으로 상향 조정됐다.

개인채무자보호법은 정부와 여당 뿐만 아니라 야당 일부 의원들도 고금리 시기 취약 차주와 서민 고통 경감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법안이라는데 공감대를 이뤄왔다.

이용우 민주당 의원은 지난 13일 MBC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와 "은행이 선제적으로 일정한 등급, 요건이 되는 사람들의 채무를 줄여준다면 은행 입장에서는 자연스럽게 (채권)상각되고 이익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며 "(은행이 임의로 채무를 조정하면) 배임의 이슈가 있지만 개인채무자보호법에 따르면 이사회 결의를 통해 할 수 있다. 그런 것부터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른바 '은행 횡재세법'이라 일컬어지는 금융소비자보호법 개정안은 이날 밥안소위에서 여야 간 첫 논의되긴 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해당 법안은 추후 계속 심사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기촉법 개정안과 개인채무자보호법 외에도 임의 적립금을 배당준비금으로 활용하는 한편 퇴직 임직원에 대한 중앙 회장의 제재조치 권한을 명시한 '신용협동조합법 개정안', 손해사정 관련 보험사 준수사항을 명시한 '보험업법 일부개정안', 채권추심회사와 신용조사회사 주식이 증시에 상장될 경우, 금융회사 출자의무제를 폐지한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안' 등도 정무위 법안소위를 통과했다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