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만, 대단한 혜안"...윤 대통령, 원전 놓고 李와 문재인 비교

[the300]

박종진, 안채원 l 2024.02.23 05:50


[창원=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경남 창원 경남도청에서 '다시 뛰는 원전산업, 활력 넘치는 창원·경남' 주제로 열린 열네 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마무리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4.02.22. *재판매 및 DB 금지

"저 역시도 처음에 탈원전 추진할 때는 잘 몰랐다."

원전산업 재도약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원전 기업이 몰려 있는 창원에서 열린 민생토론회에서 그 어느 때보다 솔직하고 강경한 어조로 발언을 쏟아냈다.

값싼 양질의 전기를 안정적으로 대규모 공급할 수 있는, 현재로서 사실상 유일한 수단인 원전이야말로 산업의 근간이라는 게 핵심이다. 석유화학과 같은 전통적 산업은 물론 엄청난 양의 전기가 필요한 반도체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도 원전이 없으면 전기공급이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원전의 중요성이 부각 되면서 전직 두 대통령이 대조됐다. 윤 대통령은 이승만 전 대통령을 한껏 추켜세웠고 직접 이름을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문재인 전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했다. 원전산업의 기초를 닦은 대통령과 탈원전을 밀어붙인 대통령이라는 점에서다.

특히 '이승만 대통령'을 내세운 건 상징적이다. 이 전 대통령의 생애와 업적 등을 조명한 다큐멘터리 영화 '건국전쟁'이 관객 80만명을 돌파하는 등 흥행몰이를 이어가는 가운데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여권 정치인들과 대통령실 참모들도 이미 상당수가 영화를 관람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모두발언 첫 부분에서 "원전의 기초를 다지신 분이 이승만 대통령이었다"며 "1956년 한미원자력협정을 체결하고 1959년에는 원자력원과 원자력연구소를 설립해서 원전의 길을 열었다"고 했다. 이어 "서울대와 한양대에 원자력공학과를 설치해서 연구개발의 토대를 닦았다. 실로 대단한 혜안"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윤 대통령이 공식 석상에서 이 전 대통령을 말한 적은 거의 없었다. 이날 '이승만 발언'으로 총선을 코앞에 둔 상황에서 보수진영을 결집하는 동시에 중도층에게도 자유민주주의 이념의 우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한 셈이다.

[창원=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경남 창원 경남도청에서 '다시 뛰는 원전산업, 활력 넘치는 창원·경남' 주제로 열린 열네 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4.02.22. *재판매 및 DB 금지

반면 문 전 대통령을 겨냥해서는 "이념에 매몰된 비과학적 국정운영이 세계 일류의 원전기술을 사장시키고 기업과 민생을 위기와 도탄에 빠뜨렸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까지 열세 번의 민생토론회를 진행하면서 야당을 공격하거나 국내 정치 현안과 밀접한 발언을 한 적이 거의 없었다는 점에서 이 역시 매우 이례적이다. 그만큼 원전의 중요성을 강하게 각인시키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토론 중간에 자신의 경험도 자세히 털어놨다. 윤 대통령은 "원전은 단순히 원전이 아니라 우리 산업의 기반이다. 그런 걸 국민께서 잘 인식 못한 상황에서 탈원전 정책이 막 추진이 됐다"며 "저 역시도 처음에 탈원전 추진할 때는 잘 몰랐다"고 했다.

이어 "나중에 월성원전 (경제성 조작) 사건이 감사원에서 검찰로 수사 의뢰돼서 그 사건 처리를 위해서 자료도 보고 이렇게 하다 보니까 정말 탈원전이라는 게 큰일 날 일이구나 그때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프랑스가 전체 전기 생산의 75%를 원전에 의존한다는 사실, 독일의 탈원전은 통일 과정에서 러시아와 협상이 필요해서 러시아 가스를 대규모로 받아서 쓰기 위한 조치였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제는 어떤 정권이 들어서더라도 원전 정책을 되돌리기는 어려울 것이라고도 밝혔다. 탈원전을 되돌리는 과정에서 원전의 중요성을 국민이 많이 알게 됐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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