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은, 부실기업 관리 '빨간불'···좀비기업 빌려준 돈 5년 만에 최대

[the300]

김성은 l 2024.09.13 16:45
[전주=뉴시스] 김얼 기자 = 신영대 더불어민주당 전북 군산김제부안갑 선거구 국회의원 당선인이 11일 전북 전주시 전북특별자치도의회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전북특별자치도당 당선인 합동 기자회견'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4.04.11. pmkeul@newsis.com /사진=김얼


한국수출입은행(수은)이 보유한 부실채권 규모가 코로나19(COVID-19) 유행기 수준으로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좀비기업'으로 불리는 한계기업에 대한 수은의 여신잔액도 2년 만에 다시 10조원대를 기록하며 5년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신영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윤석열 정부 취임 후 수출이 회복되고 수출실적이 역대 최고라고 자화자찬했으나 실상은 수출이 코로나 때보다도 심각한 역대 최악이라는 것"이라며 "수출입은행도 자산건전성에 문제 생기지 않도록 대출심사시 리스크평가과정에서 좀 더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13일 신 의원이 수은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수은이 보유한 고정이하여신(부실채권) 규모는 1조3464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규모 6.7% 늘었다.

고정이하여신이란 금융회사의 대출금 중 3개월 이상 연체돼 회수가 어려운 부실채권을 뜻한다. 금융권에서 고정이하여신은 별도 관리하다 회수 가능성이 현저히 낮다고 판단되면 상각처리하거나 자산유동화 전문회사 등에 헐값으로 매각한다.

수은이 보유한 전체 부실채권 중 대기업에 대한 부실채권 규모는 8540억원, 중견기업은 4236억원, 중소기업은 688억원이다.

또 올해 8월 말 기준 한은이 한계기업에 빌려준 자금 규모가 10조9198억원으로 지난 2022년(10조816억원) 이후 2년 만에 10조원을 다시 넘어선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코로나19 유행기였던 2021년(5조2473억원)을 훌쩍 넘어선 수치일 뿐만 아니라 전년(8조8230억원) 대비 로는 25.2% 늘어난 규모다. 또 2020년 이후 5년 만에 최대 규모이기도 하다.

한계기업이란 3년 연속 이자보상배율이 1미만인 기업을 뜻한다. 이자보상배율이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값으로 통상 이자보상배율이 1.5이상이면 채무상환능력이 있는 기업, 1 미만이면 잠재적 부실기업으로 본다. 이자보상배율이 3년 연속 1미만일 경우 자체적 생존능력이 없다고 봐 한계기업은 '좀비기업'으로도 불린다.

수은이 한계기업에 빌려준 자금 중 대기업에 대한 지원 규모가 9조3910억원(전체의 86.0%)으로 가장 컸다. 이어 중견기업이 1조2112억원, 중소기업이 3176억원이다. 대기업 한계기업에 대한 여신 잔액은 2021년(4조3725억원) 대비로도 2배 넘게 늘어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다만 한계기업 숫자는 지난 2020년 151개, 2021년 151개, 2022년 127개, 2023년 109개, 올해 8월 기준 112개를 기록해 전반적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이에 대해 수은 측은 "조선사 수주지원을 위한 수출이행성보증 증가 등에 따라 잔액은 증가한 반면 '한계기업수'는 최근 3년간 감소 추세"라며 "대규모 수주산업인 조선업의 선금융·후수익 인식에 따른 시차 발생 및 업황 회복세 등을 감안할 때 향후 한계기업 여신잔액은 개선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수은의 한계기업에 대한 여신잔액 중 조선업 비중은 올해 8월 기준 80%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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