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쌍특검법·지역화폐법 재의요구…대통령실 "일방처리 악법"
[ the300](종합)
민동훈 l 2024.10.02 16:44
(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41회 국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9.24/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김건희 여사 특검법과 채 상병 특검법, '이재명 지역화폐법'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다. 법안 수로 보면 24번째 재의요구다. 대통령실은 이에 대해 "위헌 위법 소지 가득한 법안을 일방적으로 강행 처리한 야당 탓"이라고 비판했다.
대통령실은 1일 기자단에게 보낸 공지를 통해 지난달 30일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의결한 이들 3개 법안에 대한 재의요구안을 이날 재가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윤 대통령이 취임 이후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은 24건으로 늘어났다.
이에 대해 정혜전 대통령실 대변인은 "지금까지 야당이 일방 처리한 악법이 총 24건"이라며 "야당의 폭주를 막을 수 있는 수단인 재의요구권마저 이제 법률로 막겠다고 하고 있다. 헌법상 보장된 대통령의 권한을 법률로 침해하는 것 역시 위헌"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상 가장 많은, 위헌 위법 소지가 큰 법안을 발의하는 더불어위헌당으로 기록되는 것이 두렵지 않은지 묻고 싶다"고 했다.
(서울=뉴스1) 이광호 기자 =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8회국회(정기회) 제8차 본회의에서 김건희 특검법, 채해병 특검법, 지역화폐법 상정에 반대하며 불참한 국민의힘 의원석이 비어 있다. 2024.9.19/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이광호 기자 |
앞서 지난달 19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채상병 특검법(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 김 여사 특검법(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주가조작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 이재명 지역화폐법(지역사랑상품권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등을 여당인 국민의힘이 불참한 가운데 일방적으로 표결 처리했다.
채 상병 특검법은 지난해 7월 채 모 해병이 실종자 수색 중 숨진 사건과 관련한 수사 외압 의혹의 진상을 규명하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 김 여사 특검법은 김 여사가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등 8가지 의혹을 수사 대상으로 하고 있다. 지역화폐법 개정안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에 지역사랑상품권 운영에 필요한 재정적 지원을 기존 재량의 성격에서 의무로 바꾸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대통령실은 위헌, 위법적이고 사회적인 공감대가 없이 야당이 단독 강행 처리한 법률에 대해서는 타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정 대변인은 "헌법에 따라 위헌 위법적 법안에 대해 재의요구권을 행사하는 건 대통령의 의무이자 책임"이라며 "윤 대통령의 재의요구는 위헌 위법 소지 가득한 법안을 일방적으로 강행 처리한 야당 탓"이라고 했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30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야5당 김건희특검법, 순직해병특검법, 지역사랑상품권법 거부권 규탄 긴급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4.09.30. jhope@newsis.com /사진=정병혁 |
대통령실은 채상병 특검법의 경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이미 진행 중이어서 민주당이 강행 설치한 공수처 존재를 부정하는 것인 만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실시간 브리핑을 할 수 있도록 한 독소조항은 수사 대상의 명예를 훼손하고 여론재판으로 전용될 우려가 크다는 우려도 내비쳤다.
김 여사 특검법 역시 사실상 야당이 수사를 지휘하는 법안으로 헌법상 삼권분립 원칙을 위반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야당이 추천한 특검이 야당에서 제기한 의혹, 또는 고발 사건을 수사하게 함으로써 고소·고발인이 수사기관과 담당자를 임의로 선택할 수 없게 한 사법 시스템을 훼손한다는 이유에서다.
정 대변인은 "채상병 특검법은 이미 두 번 폐기됐고, 김 여사 특검법도 한번 폐기됐다 각종 의혹을 더 붙여 다시 일방적으로 통과시킨 것"이라며 "두 개 특검법은 야당이 수사를 지휘하겠다는 의도를 여실히 드러낸 법안"이라고 지적했다. 또 "대통령의 특검 임명권을 사실상 박탈해 삼권분립 원칙을 어기는 것은 물론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을 훼손한 법안"이라며 "실시간 브리핑으로 여론 재판을 통해 정쟁화하려는 의도가 다분하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정혜전 대변인이 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중동 사태에 따른 긴급 경제·안보 점검회의 등의 현안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4.10.02. myjs@newsis.com /사진=최진석 |
지역화폐법 개정안의 경우에도 지역사랑상품권 발행을 강제함으로써 지방자치단체의 자치권을 침해하고 헌법상 정부의 예산 편성권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소비 진작 효과는 미미한 반면 물가, 금리 교란 등의 부작용이 예상된다는 것도 이유다. 정 대변인은 "지방자치를 훼손하고 지자체의 부익부 빈익빈을 초래하는 부작용을 가져온다"며 "한마디로 (지역사랑상품권은) 지역훼손상품권"이라고 했다.
민주당 등 야당은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는 즉시 이를 재표결에 부칠 것이라 예고한 바 있다. 이를 위한 국회 본회의는 오는 4~5일 열릴 것이 유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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