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휴대폰 가격, 해외보다 최대 3배 이상 비싸"

[the300][단통법, 개정·보완 논의②] 가트너 지난 3월 기준 분석…교체도 가장 빨라

이하늘 기자 l 2014.10.13 05:52
 국내 휴대폰이 전세계 주요 국가 중에 가장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단말기 교체주기는 가장 짧아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3일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가 지난 3월 현재 전세계 단말기 가격(출고가 기준)을 비교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에서 판매되는 베이직폰과 프리미엄폰 가격이 전세계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간단한 인터넷 사용이 가능한 음성통화중심 단말기인 '베이직폰'의 국내 평균가격은 미화 기준 230.6달러다. 이는 호주(72.5 달러)의 3배 이상이다. 미국(107.5 달러)·영국(108.7달러)·프랑스(107.7달러)·독일(108.5달러)에 비해서도 두배 이상 비싸다. 베이직폰 기준으로 출고가가 200달러를 넘어서는 곳은 한국과 일본(200.7달러), 두 나라 뿐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이는 단말기 제조사들이 상대적으로 이익이 나지 않는 중저가 폰 개발을 소홀했기 때문"이라며 "국내 소수 기업이 단말기 시장을 독점하다시피하면서 해외 중저가 단말기의 국내 유통이 여의치 않은 것도 원인 가운데 하나"라고 설명했다.


/그래픽= 이승현 디자이너


기존 음성·문자를 넘어 데이터 서비스 중심의 '프리미엄폰' 가격 역시 한국이 평균 512.2달러로 1위를 달렸다. 이는 273.0달러 수준인 스위스의 거의 2배에 달한다. 특히 스위스의 프리미엄폰 가격은 한국의 베이직폰 가격에 비해 고작 42.4달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베이직폰 가격이 한국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일본 역시 프리미엄폰 가격은 359.9달러로 한국(512.2달러)에 비해 크게 낮았다.

지난 2012년 공정거래위원회가 "제조사와 통신사가 단말기 공급가를 부풀려 단말기 출고가를 높이는 불공정 행위를 도모했다"며 이들 기업에 과징금을 부과한 사례를 감안하면 여전히 제조사와 통신사 사이의 단말기 가격 부풀리기가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에 반발해 삼성전자는 서울고법에 소송을 제기했지만 지난 2월 법원은 "공정위가 부과한 과징금과 시정명령 대부분은 적법하다"고 판결했다.

빠른 단말기 교체 주기도 이용자 부담을 배가시키는 원인 가운데 하나로 분석됐다. 다른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인 SA가 지난 4월에 발표한 국가별 스마트폰 교체주기 역시 한국이 가장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15.6개월로 터키(60.6개월)보다 4배 가량 빠르게 스마트폰을 새로 교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19.9개월)·일본(29.2개월)·독일(33.0개월)보다도 그 주기가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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