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외교 부실감사에 '정치코드 감사'까지…감사원 집중 타격

[the300] 국회 법사위, 감사원 업무보고…여야 '정치코드 감사' 비판

하세린 기자 l 2015.02.10 12:29
황찬현 감사원장이 지난해 10월 서울 종로구 감사원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14.10.15/사진=뉴스1


감사원이 2009년 캐나다 정유회사인 하베스트사를 부실 인수해 총 1조3300억원대의 자산손실이 발생한 석유공사에 대한 부실 감사와 '정치코드 감사' 의혹에 집중 난타를 받았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10일 오전 국회에서 감사원으로부터 업무현황 보고를 받았다. 야당 의원들은 감사원의 자원외교와 관련한 부실감사를 지적하며 최경환 당시 지식경제부 장관에 대해 직접 조사하지 않았다고 문제제기를 했다.

서영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살아 있는 권력이 돈 보따리를 들고 자원외교에 투자한다고 이명박 전 대통령의 형을 특사로 만들고 (할 때 감사원이) 최경환 전 장관,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 브로커들을 잡아줬으면 이렇지 않았을 텐데 1조2000억원 손해본 게 장난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같은 당 임내현 의원도 "자원외교의 성과는 고사하고 '묻지마 투자'로 엄청난 손실을 초래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는데 9차례 감사에서 도대체 무슨 역할을 했다고 평가하는가"라고 물었다. 최 전 장관을 고발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도 질의했다.

이에 김영호 감사원 사무총장은 "전 장관의 질문답변서를 통해서 나왔지만 (최 전 장관이) 그때 손해를 보더라도 인수하라고 했다거나 사라, 사지마라 하는 처지가 아니었다고 설명을 했고, 산업부의 지시나 압력, (투자를) 하고 싶지 않은데 하라고 했다는 진술이나 서류 등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여당 의원들은 감사원이 지난 1월 강영원 당시 대한석유공사 사장을 업무상 배임혐의로 고발조치한 것은 지나치다고 주장했다.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은 "업무상 배임이라는 게 그렇게 쉬운 게 아니다. 투자했다가 손실이 나면 다 배임인가"라며 "손해를 가할 고의가 있어야 한다. (강 전 사장이) 석유공사 사장됐으니까 내가 한번 깽판을 쳐야지 했을 때 배임이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 국정감사 때는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해서 형사처벌을 검토했다고 했다"며 "그렇게 시류에 휩쓸려서 (감사)하지 말라"고 했다.

같은 당 노철래 의원은 "그동안 감사원이 정권의 눈치를 보면서 시류에 너무 민감하다고 생각한다"며 "'정치코드 감사', '눈치감사'라고는 정치권의 비아냥이 나온다"고 말했다.

박민식 의원도 "이번 사건 전에도 비슷한 일이 몇건은 있었다"며 "쉽게 말해서 감사원이 살아 있는 권력이나 기관에는 입다물고 가만히 있다가 죽고 나면 (덤벼드는) '하이에나식 감사'"라고 밝혔다.

김 사무총장은 "의혹을 최소화하고 합리적 감사를 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감사혁신위원회를 설치했고 감사대상기관의 의견이나 소명을 수용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겠다"고 답했다.

전해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핵심은 감사원이 감사를 했던 시기나 절차에 실기한 것"이라며 "감사를 해야 할 때 못했다든지 이후에 뒷북치기 했다는 문제 제기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 의원은 4대강 사업과 관련, "이 전 대통령이 회고록에 '감사원의 비전문가들이 단기간에 결론을 내릴 사안이 아니다'라고 했다"며 "사인이 아니고 전직 대통령이 전혀 맞지 않는 감사결과를 냈다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김 사무총장은 "전직 대통령께서 사적으로 기술한 내용에 대해서 평가를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감사원의 전문성이 부족했다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증언을 했던 사람이 국토교통부 공무원과 (관련) 전문가들이었다"고 말했다.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