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미 박영선 이혜훈 "당장 전경련 탈퇴하라"(상보)

[the300]기재위국감, 이덕훈 "정보교환용으로 가입해 활동, 신중히 검토할 것"

우경희, 권다희, 세종=박경담 기자 l 2016.10.11 14:21
이덕훈 수출입은행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의 수출입은행과 한국투자공사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16.10.11/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11일 국회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오전 국정감사도 '전경련(전국경제인연합) 국감'이었다. 여야가 수출입은행의 전경련 탈퇴를 압박하면서 질의의 상당 부분이 전경련 논란으로 채워졌다. 

첫 발언자로 나선 김현미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예결위원장)은 "정부가 만든 은행인 수은이 대기업 사교클럽 같은 곳에 계속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고 지적했다.

같은 당 박영선 의원도 "기업 구조조정에 앞장서야 하는 수은이 전경련에 가입해 연회비 2000만원을 내고 있는데 납득이 안 된다"며 "제대로 된 행장이면 당장 탈퇴지시를 했을텐데 행장 자신이 2012년 댓글사건에 연루돼 그 공으로 된 분이니 행장부터 개혁대상"이라고 공격했다.

여당에서도 수은의 전경련 탈퇴를 요구했다. 이혜훈 새누리당 의원은 "구조조정의 칼을 빼야 하는 수은이 재벌과 한통속이라고 생각한다면 누가 신뢰하겠느냐"며 "왜 국민세금으로 전경련 회비를 내는건가. 종합감사 마무리날 탈퇴를 선언하라"고 말했다. 

전경련은 미르재단·K스포츠 재단 비리 의혹의 핵심 고리 격으로 이해된다.그러나 기재위 국감은 국가 전체의 재정상태와 산업 구조조정 여부에 대한 집중 감사가 이뤄져야 하는 자리다. 전경련 이슈가 논의를 뒤덮는 모습에서 아쉬움이 남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게다가 기재위 국감에서 전경련이 핵심의제가 된 것은 이번 국감 들어 벌써 두 번째다. 기재위는 지난 5일 기획재정부 국감에서도 공기업의 전경련 탈퇴 여부, 전경련 해체여부 등을 비중있게 다룬 바 있다. 당시 여당의원에 이어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도 "전경련을 해체해야 한다"고 말해 화제를 모았다. 

이덕훈 수은 행장은 국감 초반 "전경련 탈퇴를 생각해본 적 없다"고 말하는 등 회원직 유지 의사를 밝혔다. 오히려 "수은은 여러 협회나 모임에 회원으로 가입돼 있고, 전경련 뿐 아니라 중기중앙회 등에서도 활동하고 있다"고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하지만 오전 질의에서 여야 의원들이 계속해서 공세를 높이자 입장을 다소 유보적으로 바꿨다. 이 행장은 "회비를 내는게 굳이 뭘 하겠다는게 아니라 단순히 정보교환용으로 생각했다"며 "깊이 생각을 안했었는데 문제에 대해 지적하시는 만큼 신중하게 (탈퇴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이 행장의 과거 행적도 도마에 올랐다. 박영선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 당선 당시 댓글 관리 총책을 하다가 그 공로로 행장이 됐다"며 "친박(친박근혜)에 줄을 대야 승진시키는 행장이 있는 한 수은이 개혁될 수 없는 만큼 차라리 수은 행장을 바꿔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행장은 이에 대해 "댓글을 한 적 없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이어 "친박이 누군지 나는 잘 모르지만 인사에 반영된 적이 한 번도 없으며 인사에 영향을 받을 이유도 없다"고 강조했다.

수은이 정부 압력에 의해 구조조정에 대대적으로 연루되면서 재무상태가 크게 부실해졌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윤호중 민주당 의원은 "수은이 BIS(국제결제은행)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맞추려면 2018년부터 3년간 총 2조7000억원을 추가로 출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수은이 수출입금융지원의 본연 임무를 망각하고 정부 압력에 의해 구조조정에 잘못 끌려들어가 부실해지면서 BIS비율이 떨어졌다"며 "정부가 계속 출자를 해 주면서 4년 간 출자규모가 3조가 넘었는데 "밑빠진 독에 물붓기"라고 질타했다.

한편 한국투자공사에 대해서는 해외 방산업체 투자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구입 관련 상관관계에 대한 질의가 이뤄졌다. 송영길 민주당 의원은 "사드 제조업체인 록히드마틴에 투자했는데 사드배치 사실을 알고 한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은성수 한국투자공사 사장은 "록히드마틴에 1745억원을 투자했는데 이는 MSCI(모간스탠리선진국지수)에 따른 것이며 사드 배치는 그 뒤에 결정된 것"이라며 "골고루 분산투자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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