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신종 코로나, 5일 생존하는 공기감염병"…사실은?

[the300] "일상 대기 속에 바이러스 살아 있기 힘들다"…"공기 감염이라면 확진자 규모 훨씬 많았을 것"

원준식 인턴기자 l 2020.02.09 10:26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5일 오후 서울 금천구 가산디지털단지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진단시약 제조업체 코젠바이오텍에서 연구원들이 진단시약을 제조하고 있다. 2020.02.05. photo@newsis.com


"온도 20도, 습도 40%인 적정 환경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최대 5일까지 생존할 수 있다"

지난 4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 전문가팀 장룽멍(蔣榮猛) 주임의 발표 내용이다. 장 주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적정한 환경에서는 수일간 생존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해당 발언을 접한 SNS(트위터), 유튜브, 커뮤니티 등 온라인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공기 중에서 5일 동안 생존한다는데 공기감염병인 것 아니냐"는 소문이 퍼지고 있다.

이러한 소문은 사실일까?

[검증대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일반 대기를 통해 전염되는 '공기감염병'인지

[검증내용]
◇ "바이러스가 공중에 둥둥 떠다니진 않아"…"바이러스 머금은 비말 일반 대기서 빠르게 증발"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공기감염병이라는 소문은 사실로 보기 어렵다고 말한다. 바이러스가 특정 환경에서 최대 5일 생존할 수 있다는 실험 결과가 '공기 감염' 여부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최재욱 대한의사협회 과학검증위원장(고려대 예방학과)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공기감염병이라고 하려면 바이러스 입자 자체가 둥둥 떠다녀서 50~100m씩 이동할 수 있고, 그 바이러스 입자만으로도 전염력이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 위원장의 설명에 따르면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경우, 바이러스 입자만으로는 공기 중에서 생존하기 매우 어렵다. 그는 "바이러스가 들어 있는 비말은 수분으로 일반 대기에서 금방 증발하기 때문에 바이러스 입자만으로는 생존이 거의 안 된다"며 "가습기를 틀면 얼마 안 가 뿌연 것이 사라지는 것과 같다"고 덧붙였다.

최 위원장는 '최대 5일 생존'에 대해서는 "온도·습도·자외선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며 "일반 대기와 다른 특정 환경에서의 실험에 따른 추정으로, 이에 따라 방역대책이 달라질 것은 없다"고 밝혔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예방의학과 교수도 통화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최대 5일 생존은 실험연구에서 나온 결과이고, 실제 실생활에서는 다르다"고 말했다.

문제의 소문이 인용하고 있는 발언의 당사자 장룽멍 주임도 4일 같은 자리에서 "인체에서 나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공중에서 떠다니지는 않기 때문에 공기 중에는 이 바이러스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 특정 환경서 에어로졸 전파 가능성, 메르스 때와 같은 맥락…"실제 공기 감염이라면 확진자 규모 터무니없다"

전문가들은 일반 대기에서 공기를 통한 전파가 사실상 불가하지만, 특정한 환경에서 에어로졸 형태의 전파 가능성은 존재한다고 말한다.

최재욱 위원장과 기모란 교수 모두 과거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를 유사한 사례로 제시했다.

기 교수는 "공기 전파는, 메르스 사태 당시 평택 성모병원처럼 환자가 바이러스를 많이 내뿜는데 배기구가 없으면서 바람이 한쪽으로 부는 등의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다"며 "병원과 같이 특정한 환경에서 환자 진료시 호흡기를 다는 과정 등에서 에어로졸이 많이 나와 그런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 교수는 그럼에도 일상 속 공기 감염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설명한다. 그는 "그렇다고 해서 메르스와 이번 신종 코로나가 비말이 아닌 공기 감염이라면 확진자 규모가 이 정도에 머무를 수 없다"며 "실제로 공기 감염되는 독감 등은 무서워하지 않으면서 이번 코로나에 과한 우려를 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최 위원장은 "이번 신종 코로나도 메르스와 같은 코로나기 때문에 그때처럼 밀폐된 공간 등 특정 환경에서는 직접 접촉이 없어도 감염될 수 있다"며 병원에서 확진자를 진료한 근무자들을 철저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최 위원장도 앞서 말한대로 "(바이러스가) 일반 대기에서는 사멸한다"며 공기 감염과는 선을 그었다. 그는 마스크 착용과 관련해서도 "특별한 질병 없이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정상 성인이 야외활동을 할 때 모든 상황에서 반드시 마스크를 써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검증결과] 대체로 사실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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