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 Y 파문'…당·청 불신 '강' 건넜나(종합)

[the300]김무성·유승민, 청와대 확인 요청…당청 불통 재확인 지적

김태은 박경담 기자 l 2015.01.14 18:02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수첩에서 포착된 '문건파동 배후 K, Y'에 대한 진실 공방이 당청 간 새로운 갈등의 불씨로 비화되고 있다.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이 사실 확인을 요청하는 김무성 대표의 통화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당청 간 불신과 불통이 건너지 말아야 할 '강'을 건넜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14일 새누리당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김 대표의 수첩에 'K, Y. 내가 꼭 밝힌다'는 문구와 함께 적혀있던 '실장, 정치적으로 묘한 시기여서 만나거나 전화통화 어렵다. 시간이 지난 후 연락하겠다'는 문구는 김 실장이 김 대표의 통화를 거절한 내용을 담은 것이다.

김 대표는 지난 6일 이준석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으로부터 음종환 청와대 행정관이 문건파동 배후로 김 대표와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을 지목했다는 이야기를 전달받았다. 이에 격노한 김 대표는 조윤선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알리고 사실 확인과 조치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것은 물론, 청와대 비서실이 사실관계도 모르고 있어 김 대표가 직접 김 실장에게 연락을 취했다는 것. 이에 김 실장이 '정치적으로 묘한 시기'를 거론하며 통화를 거절하자 김 대표가 더욱 진노했다는 후문이다.

김 실장은 전날(13일) 오전에서야 행정관을 불러 이번 'K, Y' 사태를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새누리당 관계자는 "'K, Y'는 솔직히 찌라시 수준의 풍문에 불과하다"며 "오히려 이런 일에 대해 청와대 비서실장이 통화를 거절하고 사태 파악과 수습을 안했다는 것이 더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고의적으로 수첩 내용을 노출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자 "기가 막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신년기자회견에서 "처음에 들을 때 하도 황당한 얘기라 이걸 메모했다"며 "그런 음해를 당하는 것도 사실 참 기가 막힌데 의도적으로 사진 찍히기 위해서 그렇게 했다고 한다. 이렇게 누명을 씌우는 것도 참 기가 막히다"고 말했다.

유승민 의원도 "6일 문건파동 배후로 거론됐다고 해 청와대 측에 사실 확인을 요청했고 그런 일이 없다는 답을 들어서 그냥 넘겼다"며 "너무나 황당하고 터무니없는 거짓말이라 대꾸할 가치조차 없다고 생각했다"고 해명했다.

이번 사태의 진원지인 음 비서관은 김 대표와 유 의원을 문건파동 배후로 지목한 발언을 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으나, 사건 파장에 대한 책임을 지고 이날 사표를 제출했다.

청와대발 '문건파동 배후설'에 김 대표를 비롯해 차기 원내대표 후보로 거론되는 유 의원이 휘말리면서 당청 관계의 긴장도는  더욱 높아지게 됐다.
 
지난해 7월 김무성 대표 체제가 출범한 후 당청 관계는 100일이 채 안돼 급랭 국면을 맞았다. 김 대표의 '상하이 개헌 봇물 발언'과 그에 대한 청와대의 경고 메시지가 이어지면서다. 지난해 연말에는 대통령과 친박(친 박근혜) 중진들의 비공개 회동이 알려지면서 또한번 고비를 맞은 바 있다.

그때마다 김 대표는 "당청은 한 몸"이라며 한껏 몸을 낮추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번 사태로 당청 간 갈등이 쉽게 봉합되기 어려운 상황까지 왔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은 "김 대표는 별거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3자들이 볼 때는 상당한 (당청 간 불협화음) 개연성을 가지고 있다"며 "청와대와 당의 갈등구조가 표면화 될 수 있는 여러 개연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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