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세작' 논란…야 혁신위 시작부터 계파에 발목

[the300] 친노·비노 갈등 수면위로…"뚜력한 계파청산 방안 부족" 비판도

이미영 기자 l 2015.06.14 15:40




김상곤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장과 혁신위원들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권재민 혁신위원회 제1차 회의에서 실천선언문을 낭독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국, 우원식, 최태욱, 임미애, 이동학 위원, 김 위원장, 이주환, 정채웅, 정춘숙, 박우섭, 최인호 위원.2015.6.12/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난 12일 출범한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회가 계파갈등으로 시작부터 삐끗거리고 있다. 혁신위를 둘러싼 잠재된 계파간 갈등이 수면위로 올려오면서, 내년 총선을 겨냥해 출범한 혁신위가 제 역할을 다 할 수 있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혁신위는 지난 12일 구성을 완료하고 첫 회의를 가졌다. 10명으로 구성된 혁신위원들은 저마다의 혁신 방안을 내놓으며 혁신 의지를 다졌다. 특히 계파갈등 청산을 최우선 순위에 둬야 하는 부분에 위원들 모두 공감했다.


그러나 혁신위 활동이 순탄치 않을 것이란 신호가 여기저기서 포착된다.


김경협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혁신위 첫 회의가 있던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내 비겁하고 구태의 상징인 자칭 비노들 표를 받아당선되느니 당당하게 떨어지는 게 (낫다)"라며 "새누리당 세작들이 당에 들어와 당을 붕괴시키려 하다가 들통났다"고 글을 남겼다.


김 의원의 페이스북 글에 대해 당내 인사들이 잇따라 불쾌감을 나타냈다. 혁신 위원인 우원식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그간 정치를 가장 어렵게 하고 국민의 신뢰를 잃게 한 것이 막말이다”라며 “그간 오랜 정당 생활을 하면서 분명한 건 당내의 아무리 못 마땅한 사람도 새누리당과 비교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표도 유감을 표시했다. 문 대표는 14 강원도 가뭄피해 지역 현장 방문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의원은 겨냥해 "지금 우리 당으로서는 분열을 막고 단합해야 하는 그런 시기"라며 "이런 시기에 주요 당직을 맡고 계신 분이 오히려 분열과 갈등을 일으키고 단합을 저해하는 언행을 한 것은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김 의원의 발언이 '개인적인' 돌출행동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혁신위에서 이른바  '호남물갈이론', '중진용퇴론' 등에 대한 불만이 표출되고 있는 만큼, 당내 숨어 있는 갈등이 점차 표면화 되고 있는 수순이라는 얘기다.  


비노계에선 혁신위 구성부터 불만이 적지 않다. 숫적으로 운동권 출신인 김근태계와 친노계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이번 혁신위에는 조국 서울대 교수를 포함, '86세대'를 대표하는 경북 FTA대책 특별위원회 위원 출신 임미애 위원과 민변 출신 정채웅 위원 등 10명 임명됐다. 의원으로는 유일하게 우원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유일하게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한 비노계 인사는 "친노 계파를 청산할 수 있는 용기와 사명감을 가져야 하는데, 과연 친노 성향과 운동권과 생각을 같이하는 분들이 이런 일들을 해낼 수 있겠느냐"며 "지도부의 뜻이 많이 반영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당 관계자는 "혁신위가 총선과 대선을 겨냥해 출범했는데 계파갈등으로 찬물을 끼얹는 것이 우려스럽다"며 "혁신위는 결국 '공천' 싸움이 될 수 밖에 없는 만큼, 계파 갈등을 잠재울 수 있는 노력이 가장 중요한데 이에 대한 구체적인 구상은 아직 부족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도 지난 13일 페이스북을 통해 최근 불거진 상황과 관련, 김상곤 혁신위원장을 필두로 한 당 혁신위를 향해 "분당의 혁신이 아니고 통합의 혁신을 해야 함을 잊어선 안 된다"고 주문했다.

그는 "혁신위는 호랑이를 그리고 당에서는 고양이로 확정, 실천은 쥐꼬리로 했기에 당 혁신이 늘 실패했다"며 "민심은 따갑고 새정치연합이 이대로는 안 된다는 국민의 소리를 듣고 '국민 눈높이' 혁신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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