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다음 Top 기사는 누가 어떻게 정할까

[the300][런치리포트-포털사냥 나선 여당⑤]뉴스편집원칙 따라 기사 배열…사람 손→컴퓨터 알고리즘으로 점차 대체

홍재의 서진욱 기자 l 2015.09.10 08:38
지난 3일 새누리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이 '네이버와 다음의 첫 화면을 분석한 결과가 정부 여당에 대한 부정적 콘텐츠가 야당보다 많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한 이후 포털사의 뉴스 편집 방법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이 보고에서은 '포털이 제목을 자의적으로 편집한다'고 지적했다.

독자들이 보는 포털 톱(Top) 기사는 누가 어떻게 정하는 걸까. 포털은 진짜 포털 동의 없이 뉴스 제목을 맘대로 바꿀까.

네이버와 다음카카오는 이구동성으로 "뉴스 제목을 임의로 수정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9일 밝혔다.

하지만, 양사는 뉴스 배치와 관련한 인력구성과 기사 배열 과정에 대해 속속들이 밝히지 않고 있다. 양사 모두 수십명의 뉴스 편집 관련 인력이 복수의 의사결정 구조를 통해 뉴스를 배치하고 있다는 정도만 알려져 있다.

양사는 이전까지 '뉴스 편집원칙'에 따라 뉴스 페이지를 배치했는데, 최근 다음카카오가 '개인화 추천' 기능을 도입하면서 양사의 편집 방법이 차이가 생겼다.

다음카카오는 지난 6월부터 뉴스 편집에 있어 개인화된 추천 시스템인 '루빅스(RUBICS)'를 적용하고 있다. 루빅스는 이용자가 좋아하는 콘텐츠에 대한 반응을 시스템이 기계 학습(Machine Learning)해, 다양한 맞춤형 콘텐츠들을 자동 추천하는 시스템이다. 메인 뉴스 편집에 자의적인 판단이 들어가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기존 데이터가 적용되지 않는 첫 접속자에게는 '가장 인기 있는 뉴스'(most popular)가 적용되는데, 이 시스템 역시 전체 이용자의 경험을 분석해 가장 인기 있는 기사가 배치된다. 이용자가 접속 횟수를 늘려갈수록 기계학습을 통해 개인이 가장 선호하는 기사가 노출된다. 섹션별 뉴스는 내부 뉴스 편집자가 '편집 원칙'에 의거해 기사를 배치한다.

다음카카오측은 "제목 변경은 언론사 고유 권한으로, 포털이 제목을 변경할 경우는 '레이아웃'에 맞춰 글자 수 축약이 필요한 경우에 한해 극히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가 된 보고서에 나오는 '제목 변경'이 이에 해당한다.

네이버는 △정확한 전달 △인격권 보호 △쌍방향 소통 △정치적 중립 △공익가치 존중의 뉴스 원칙에 준해 메인 페이지를 편집한다고 밝혔다.

네이버 관계자는 "컴퓨터 알고리즘을 거쳐 엄선된 기사 중에서 뉴스원칙에 맞는 기사를 배치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워낙 많은 기사가 쏟아지기 때문에 모든 기사를 사람이 일일이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메인 페이지에 배치되는 기사는 각각의 사안에 따라 다른 원칙이 제공된다. 속보성 기사의 경우 가장 먼저 송고된 기사를 우선 배치하며, 이후 분석 기사 등의 경우에는 사실 설명에 충실한 기사를 배치하는 식이다.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기 위해 같은 사안에 대한 상반된 시각의 기사도 함께 배치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뉴스편집 원칙을 충실히 이행했는지에 대한 검증도 한다. 네이버는 지난해 5월 각계각층의 전문가들로부터 추천을 받아 '네이버뉴스 편집자문위원회'를 발족했다. 자문위는 기사편집, 배열 등에 대한 검토와 모니터링, 의견제시 등 자문 및 검증 활동을 펼치고 있다.

내부적으로 편집위원회를 운영하던 다음카카오는 루빅스 도입으로 다른 형태의 편집원칙 검증 방안을 마련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전보다 컴퓨터 알고리즘이 담당하는 부분이 많아져 뉴스편집 관련 인력이 많이 줄어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