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연, '신해철법' 1년간 분투 "국회는 집전화 신세"

[the300][피플]"토론과 절충 시스템 없어…정치 아닌 입법만 하는 기관돼야"

김태은 기자 l 2016.03.02 06:00
드러머 남궁연 씨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 사무실에서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일명 신해철법) 과 관련해 안 의원과 면담하고 있다. 2016.2.12/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드러머 겸 음악감독인 남궁연씨가 지난 12일 국회 한복판에서 콘서트열었다. 의료사고 피해구제 관련법, 일명 '신해철법'의 공청회 개최를구하기 위해서였다. 국민의이 공청회 개최 추진을 약속하면서 '신해철법'의 국회 처리 여부가 화제로 떠올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자고 있던 '신해철법'이 되살아난 것이다.1년 넘게 법안 처리를 위해 뛰어다닌 것이 무색하게, 국회의원들이 관심을 기울이자 17일 닷새만에 '뚝딱' 처리됐다. 

그러나 '해철법'은 다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벽에 막혀 사실상 법안 폐기 직전이다. 콘서트 직후 국회의 '반짝 관심'도 선거에 묻혔다. '신해철법'을 통해 국회를 바라보게된 남궁 감독 눈에 국회는 시대에 뒤떨어져 제 기능을 전혀 하지 못하는 폐물이었다.

남궁 감독은 29일 머니투데이 the300과의 인터뷰에서 "처음엔 법안 발의만 되면 모두 끝나는 것으로 알았다. 소관 상임위에서 통과돼야 하는 것을 알고 나서 상임위 통과를 위해 기도하고 콘서트까지 했다"며 "상임위에서 통과되고 나니 법사위가……. 이젠 물리적으로 힘들죠"라고 씁쓸해했다.

민의를 대변하는 국회가 정작 어떻게 법안을 심사하고 처리하지 일반 국민들은 감을 잡기도 힘든 것이 현실이다.

그는 "국회 홍보 기능에 문제가 있다"며 "국회 홈페이지에어가면 전광판처럼 어떤 법안이 올라가 있고 이 법이 어느 단계까지 가 있고 이런 것을 알려야지, 국회의원 개인 소개, 이런 것이 왜 필요한가"라고 문제점을 제기했다.

국민의 삶과 직결된 법안을 둘러싸고 정당이 지지자들을 대변해주는 것만은 아니라는 점도 새삼 깨달았다. 남궁 감독은 "신해철이 대선 로고송까지 만들어줬던 더불어민주당 대신 새누리당의 김정록 의원이 먼저 연락을 줬을 때 좀 놀랐다"며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큰 도움을 줬다"고 소개했다.

무엇보다 남궁 감독이 1년여간 '신해철법' 통과를 위해 국회를 쫓아다니며 가장 아쉬웠던 점은 법안 논의를 위해 토론하고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 절충하는 시스템이 없다는 점이었다.

남궁 감독은 "그동안 공청회가 열리지 않았던 점을 문제제기하고 싶다"며 "우리는 (의료사고로 인한) 손해를 보상해달라고 투쟁하는 사람들이 아니고 의사협회도 의료 전문가 입장에서 문제점을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국회는 이런 사람들을 다 모아놓고 토론할 수 있는 시스템없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세상 모든 일이 합의와 절충이 필요하고 의료중재야 말로 소송으로 가기 전에 만나서 절충하자는 취지인데 국회가 법안을 발의하고 심사해 통과시키기해서는 민의와 전문가견을 수렴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그런 시스템이 없기 때문에 결국 한쪽은 일방적으로 주장하는 것으로만 보이고 다른 한쪽은 그 주장의 문제점만 지적하며 선악 대립 구조가 되버린다"고 따끔하게 지적했다.

특히 '신해철법'에 대한 국회의 관심을 환기시켰던 과정을 돌이켜보며 "이슈를 만들지 못하는 사람은 법안 자체를 할 수 없다는 것"이라며 "유명한 사람도 한표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한표다. 국회의원들은 이름을 알릴 수 있는 것에만 관심을 기울이는 게 아니라 보이지 않는 모든 사람들을 위한 안정적인 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19대 국회에서 '신해철법'이 사장되는 수순을 지켜보면서 남궁 감독은 입법기관으로 작동하지 못하는 국회가 완전히 다른 패러다임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입법기관인데도 당리당략에 의해 가다서다를 반복하는 것이 불합리하게 느껴진다"면서 "국회 시스템이 정치가 아닌 입법만 하는 기관이 되는게 더 낫지 않을까 생각했다"고했다.

이어 "집전화가 없어진 지 꽤 오래됐다. 지금은 아무도 집전화를 안쓴다. 지금의 국회 모습은 아무도 쓰지않는 집전화같다"고 꼬집었다. 즉 "국회를 개혁한다는 이야 집전화를써보겠다고 뭔가 조금 바꾼다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면서 "모바일 시대로 접어들면 집전화 대신 완전다른 종류의 모바일을 써야하듯 국회도 그런 날이 오지 않을까"라고 안타까운 심정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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