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비례 진통 절정…김종인 '14번' 수용하나(종합)

[the300](종합)비대위, 중재안 만들어 김종인 설득, 중앙위 오후 8시로 미뤄

최경민 기자 l 2016.03.21 17:43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왼쪽)와 이종걸 원내대표. 2016.2.24/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불어민주당이 비례대표 이슈 출구전략으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순번을 14번으로 조정하고, 비례명부의 '칸막이'를 없애는 안을 내놓았다. 김종인 대표가 이를 받아들일지 여부가 관건이다. 김 대표를 설득할 시간을 벌기 위해 비례대표 순번 확정을 위한 중앙위원회도 오후 8시로 연기했다.

더민주 비대위는 이날 오전부터 진행된 릴레이 비공개 회의를 통해 비례대표 명부 수정안을 의결했다. 의결은 김종인 대표가 당의 비례대표 수정 방침에 반발해 당무거부에 들어간 가운데 이뤄졌다.

비대위는 우선 비례대표 2번을 받았던 김종인 대표의 순번을 14번으로 조정하기로 했다. 아들의 방위사업체 취업 의혹으로 논란을 빚은 박종헌 전 공군참모총장은 후보군에서 제외했다. 

총 35명의 비례대표 후보를 확정한 가운데 7명(20%)은 전략공천 방식으로 비례순번을 확정했다. 더민주 당헌에 따르면 당 대표는 20% 범위 내에서 비례대표 당선안정권에 후보자를 지정할 수 있다.

당헌위반 논란이 일었던 A·B·C 그룹 칸막이는 없애기로 했다. 당초 A그룹은 비례순번 1~10번, B그룹은 11~20번, C그룹은 21번 이후에 해당되는 후보들로 구성돼있었는데 이같은 구분이 사라진 셈이다. 35명 중 전략공천 7명을 제외한 28명의 후보는 중앙위원회 순위투표에 따라 비례순번이 확정된다.

35명의 비례명부는 △경제민주화 4 △과학 4 △의사약사 등 직능 4 △장애인 3 △복지 3 △외교안보 2 △청년 2 △노동 2 △시민사회 2 △변호사 2 △방송언론 2 △농어민 1 △다문화 1 △당직자 1 △전략지역 1 등으로 구성됐다.

이같은 내용을 의결한 직후 비대위를 대표해 이종걸 원내대표가 김종인 대표와 회동을 했다. 김 대표는 비대위의 결정을 수락하지 않고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김 대표는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비례대표 명부 수정을 할 경우 자리에서 물러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서는 "그따위로 대접하는 정당에 가서 일을 해주고 싶은 생각이 추호도 없다"고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비례대표 명부는 당 중앙위원회의 의결을 거쳐야 확정된다. 당초 더민주는 이날 오후 3시 중앙위를 개최할 예정이었지만, 오후 5시로 한 번 미뤘고, 다시 오후 8시로 시간을 늦췄다. 당내 인사들은 김 대표를 설득하기 위해 비대위 등 당 지도부가 시간을 벌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김성수 대변인은 김종인 대표가 비대위의 안을 받지 않을 경우와 관련한 질문에 대해 "비대위 의결 내용"이라고 답했다. 김 대표의 수락 여부와 상관없이 중앙위에서 비례대표 명부에 대한 의결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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