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기도 전에 좌초된 새누리 비대위··새 사령탑 원내대표는 누구

[the300]비박계 반발에 원유철 비대위원장 자진 사퇴…유기준 홍문종 나경원 정진석 등 물망

진상현, 임상연 기자 l 2016.04.19 14:26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단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원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최대한 빠른 시일 내 새 원내대표를 선출하고, 신임 원내대표에게 비상대책위원장직을 이양할 것" 이라고 밝혔다. 2016.4.19/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4.13 총선 참패를 수습하기 위한 새누리당의 비상대책위원회가 닻을 올리기도 전에 좌초됐다. 최고위원회로부터 비대위원장으로 추대된 원유철 원내대표가 비박계의 반발로 자진 하차하는 등 총선 참패 후 오히려 계파갈등이 최고조에 이른 탓이다.

결국 새누리당은 차기 원내대표를 선출한 후 비대위를 공식 출범시키기로 했지만 친박-비박계간 주도권 다툼으로 진통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당 대표와 원내대표 자리를 놓고 계파 대표주자들이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19일 여의도 국회서 열린 원내대표단 회의에서 "최근 비대위 구성과 관련해 당의 분열과 갈등이 재현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하루 빨리 비상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가장 빠른 시간 내 차기 원내대표를 선출해 비대위 직을 이양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14일 당 최고위에서 친박계 핵심인 원 원내대표를 비대위원장으로 추대하자 비박계는 강하게 반발했다. 일부 비박계 의원들은 ‘새누리 혁신모임’을 결성하고 원 원내대표의 비대위원장 퇴진을 요구하는 연판장을 돌리기도 했다. 선거 패배의 책임을 져야 하는 원 원내대표에게 당 재편의 대임을 맡길 수 없다는 것이다.

새누리당은 원유철 비대위 체제 하에 5월 초 원내대표를 선출한다는 방침이었다. 원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 직을 사퇴함에 따라 예정보다 빠르게 차기 원내대표 선출 절차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원 원내대표는 비대위원장은 맡지 않아도 이번 주 비대위원 구성은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그는 "오는 22일 전국위원회를 소집해 비대위원을 구성할 것"이라며 "여러 당무와 전당대회 일정, 원내대표 선출 등에 있어 최고위를 대신할 수 있는 게 비대위이기 때문에 구성을 해둬야 절차상 하자가 안 생긴다”고 밝혔다.

원내대표 선출작업이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계파간, 후보간 물밑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원내대표는 3선 이상 다선의원들이 맡는 것이 관례다. 현재 새누리당 내에서 차기 원내대표 후보로는 친박계에선 4선에 오른 유기준, 정우택, 홍문종 의원 등이 거론된다. 하지만 총선 참패에 대한 친박 책임론이 비등해 적극 나서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박계 및 중도성향 의원 중에는 5선에 성공한 심재철 의원과 4선에 오른 나경원, 정진석, 이군현 의원 등이 유력 후보로 꼽힌다. 이들 모두 당선 이후 직간접적으로 원내대표 등 새 지도부에서 역할을 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도 3선에 오른 권성동 김용태 이혜훈 의원과 공천배제로 탈당 후 무소속으로 4선에 성공한 주호영 의원도 복당과 함께 출마 가능성이 거론된다. 

새누리당 내부에선 비대위를 이끌어갈 차기 원내대표는 계파갈등에서 자유로운 개혁적 인사가 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총선 이후에도 계파간 책임공방이 이어지면서 아직도 정신차리지 못했다는 지적들이 많다”며 “새 지도부는 총선에서 보여준 국민심판을 겸허히 받아들여 당을 계파갈등에서 끄집어내고 협치로 변화를 유도할 수 있는 인물들로 구성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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