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화, '소녀상 철거' "무르익을때까지 기다려야…섣부른 결론 위험"

[the300]"해당 시민단체와 충분히 협의해서 결정해야…정부가 결론내리면 위험"

도쿄(일본)=박용규 기자 l 2016.05.17 19:30
정의화 국회의장이 17일 오전(현지시간) 일본 중의원 제1의원회관에서 개최된 '한일의회 미래대화 개회식'에 참석해 오오시마 다다모리 일본 중의원의장과 대화하고 있다. (국회 제공) 2016.5.17/뉴스1

정의화 국회의장이 지난해 연말 한일 위안부 합의 이후 일본 일각에서 지속적으로 제하고 있는 일본 대사관 앞 '소녀상' 철거 문제에 대해 "좀 더 시간을 가지고 무르익을 때까지 섣불리 결론 내려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17일 정 의장은 일본 중의회에서 열린 '제1회 한일의회 미래대화' 후 기자들과 만나 "양국 정상간 위안부 합의에 대해서 국회가 존중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정 의장은 "대한민국 국회의장으로 말하는 것은 어렵지만 양국 정상간의 합의는 그 내용은 부족한 점이 있다고 해도 국가간의 약속이기 때문에 국회서는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소녀상 문제는 해당 시민단체와 충분히 협의를 거쳐야지 정부가 결정하기 어려운 것"이라면서 "소녀상 문제의 개인 생각은 좀 더 시간을 갖고 모든게 무르익을 때까지 섣불리 말하거나 결론내리는것은 굉장히 위험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위안부 협상의 이행과 소녀상 철거에 대해 이날 회의에서 양국 의원들간의 토론도 있었다. 우리측 의원들은 일본정부의 성실한 합의 이행이 전제돼야 하며, 소녀상 철거는 정부가 개입할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을 전달했다.

우리측 대표단으로 참석한 정병국 새누리당 의원은 소녀상 철거문제에 대해 "(소녀상이) 정부가 세운 것도 아니고 민간차원에서 했기 때문에 한국 정부가 일방적으로 철거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 그래서 여타 문제와 더불어 함께 풀어갈 문제지 전제·선제조건으로 내거는건 있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면서 "이에 대해 (일본측이) 총괄적으로 이해하겠다 상황을 새롭게 인식했다는 이런 투였다"고 말했다.

류지영 새누리당 의원은 "한국에서 위안부 합의에 대해 지켜질 것인가에 대해 의심도 하고 있다고 했고, 일본정부가 예산을 내기도한 위안부 재단을 포함해 하루빨리 약속이행을 했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했다"면서 "(일본측이) 잘 받아들이고 의논하겠다고 답변했다"고 말했다.

한편 전날 일본 중의원 의장 공관에선 진행된 공식 만찬에선 최근 한국내 '지일파' 인사들이 일선에서 물러나는 것에 대한 일본측의 우려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의장은 "이병기, 유흥수, 김태환 삼각편대가 그간 일본 관련 일을 잘했는데 일본측에서 아쉽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유흥수 주일대사는 최근 사의를 표명했고, 주일대사를 역임했던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 역시 최근 교체됐다. 국회내 대표적인 '일본통'인 김태환 의원은 20대 총선에서 낙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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