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오늘부터 휴가…우병우·개각·특사 구상 주목

[the300] 휴가 직후 개각 가능성…특별사면 대상에 이재현 CJ회장 포함 여부 관심

이상배 기자 l 2016.07.25 15:30

박근혜 대통령이 2013년 7월30일 휴가지인 경남 거제시 저도 바닷가에서 나무가지로 모래밭에 글씨를 쓰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담아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


박근혜 대통령이 25일 닷새간의 여름 휴가에 들어갔다. 휴가 중 박 대통령은 관저에서 밀린 보고서들을 읽으며 집권후반기 국정운영 구상에 전념할 계획이다.

특히 매년 박 대통령의 여름 휴가 직후엔 청와대 참모진 개편 또는 개각이 단행됐다는 점에서 올해도 이에 대한 고민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핵심 참모인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을 둘러싼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터여서 더욱 그렇다. 박 대통령이 휴가에서 복귀하는 다음달초 우 수석 등 참모진과 내각에 대한 인적쇄신이 이뤄질 지 주목된다.

◇우병우 수석, 출근해 인사검증 업무

25일 청와대에 따르면 우 수석은 이번주 박 대통령의 휴가에 맞춰 2∼3일의 짧은 휴가를 보낸 뒤 업무에 복귀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이 휴가에서 돌아온 뒤 개각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우 수석은 박 대통령의 휴가 중 국무위원 등 장관급에 대한 인사검증 작업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우 수석은 진경준 검사장에 대한 부실 인사검증 논란과 처가의 강남 부동산 특혜매각 의혹 뿐 아니라 부인의 농지법 위반, 탈세 목적의 페이퍼컴퍼니(서류상 회사) 운영 등의 의혹까지 받고 있다. 우 수석에 대한 야권의 사퇴 압박은 날로 거세지고 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5일 당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우 수석은 박 대통령이 휴가에서 정국 구상을 내놓기 전에 먼저 본인의 거취를 말하는 게 예의"라고 몰아붙였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도 25일 비대위 회의에서 "우 수석이 물러나면 박 대통령의 레임덕이 오는 게 아니라 우 수석 때문에 레임덕이 생기고 있는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나 박 대통령의 휴가 기간 중 우 수석이 스스로 거취를 표명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박 대통령은 21일 NSC(국가안전보장회의)에서 "소명의 시간까지 의로운 일에는 비난을 피해가지 말고, 고난을 벗 삼아 당당히 소신을 지켜가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청와대는 부인했지만, 정치권에선 우 수석에 대한 확고한 신뢰를 시사하는 발언으로 해석했다. 그럼에도 정국경색을 막고 국정운영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박 대통령이 휴가 직후 우 수석의 거취에 대해 결단을 내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광복절 특사에 이재현 CJ회장 포함?

만약 박 대통령이 휴가에서 돌아온 뒤 개각이 단행된다면 교체 대상으론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과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박근혜정부 원년멤버인 윤성규 환경부 장관과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등이 꼽힌다.

후임 미래부 장관 후보로는 서상기 전 새누리당 의원(70)과 최재유 미래부 2차관(54), 홍남기 미래부 1차관(56), 윤종록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원장(59) 등이 거론된다. 문체부 장관과 환경부 장관의 후보로는 공히 박 대통령의 '복심' 가운데 한명인 조윤선 전 여성가족부 장관(50)이 하마평에 오르내린다. 후임 농식품부 장관 후보로는 김재수 농수산물유통공사 사장(59), 이양호 농촌진흥천장(57) 등이 물망에 올라있다.

그러나 진 검사장에 대한 부실 인사검증 논란에 휩싸인 우 수석이 개각을 위한 인사검증을 지휘할 경우 자칫 논란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개각은 우 수석의 거취 문제가 정리된 이후로 미뤄질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한편 곧 있을 광복절 특별사면의 범위에 대해 박 대통령이 휴가 중 어떤 판단을 내릴 지도 관심이 쏠린다. '기업인 등 사회지도층은 특사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박근혜정부의 사면 원칙이 지난해 광복절 특사를 계기로 깨진 만큼 올해도 지난해처럼 제한적인 수준의 기업인 사면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정치인은 지난해에도 사면 대상에서 완전 배제됐다는 점에서 올해 역시 사면 범위에서 제외될 공산이 크다.

현재 수감 중이거나 재판 중인 기업인은 △이재현 CJ그룹 회장 △조석래 효성 회장 △이호진 태광그룹 회장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현재현 전 동양 회장 △강덕수 전 STX그룹 회장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 △구본상 전 LIG넥스원 부회장 등이다. 이밖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 담철곤 오리온 회장 등은 집행유예 상태다. 이들 가운데 김 회장, 담 회장, 최 부회장과 최근 재상고를 포기한 CJ 이 회장 등이 사면 대상으로 거론된다. 이 회장은 유전병인 '샤리코 마리 투스'(CMT)로 근육위축증이 심화돼 스스로 걷는 것은 물론 젓가락질조차 힘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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