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로기고] 모병제 주장은 시기상조이다

[the300]

김중로 국민의당 의원 l 2016.09.08 05:41
김중로 국민의당 의원./사진=뉴스1


세계유일의 분단국가로서 남북이 첨예하게 대치하고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모병제가 군사력과 국방력을 증강할 수 있는 현질적인 방안이란 주장이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그 속을 들여다보면 지금의 안보상황, 국가재정 상태, 인력획득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지 못하고 인구절벽 앞에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모병제를 통해 군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군에 대한 대우를 높이는 계기를 만들 수 있으며,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런데 하필이면 내년 대선을 앞두고 이런 문제를 논의하는 것이 우려스럽다. 이것은 일종의 포퓰리즘으로 밖엔 달리 해석되지 않는다. 모병제로의 전환을 논하기 보다는 국방개혁에 따라 인력구조의 개선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북한의 핵실험 등 군사적 위협이 지속되고 있는 안보상황과 청년들의 군복무 기피 심리, 국방예산의 대폭적 증액이 제한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모병제 도입은 시기상조라 생각한다.

또한 ’16년 현재 전체 군인 인건비 총액은 9조7532억 원인데 모병제 도입시 현재 군 인건비 총액의 2배(약 20조) 수준으로 증액해야 한다. 미국과 같은 선진국의 경우에도 민간기업보다 우수한 처우를 함에도 불구하고 인력확보가 제한되고 있다.

지금 군에서 운용하는 전문인력(유급지원병) 제도도 월 200여만원의 급여를 지급함에도 실제 소요인력의 30% 수준으로 운영되고 있어 인력획득이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유럽국가도 모병제에서 필수병력유지가 힘들어서 징병제로 전환하는 국가가 늘어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다문화 가정출신들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데, 다양한 사람들을 소속감을 키우는 차원에서 잘 관리한다면, 국민으로서 유대감을 심어주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다. 

경제상황이 나빠지면 군에 유입되는 인원이 많아질 것이고, 경제상황이 좋으면 누가 군대에 올 것인가 의구심이 든다. 사실 모병제로 전환한 국가는 대부분 직접적 군사 위협이 적고, 재정 능력이 충분한 국가들이다. 군사적 위협이 현존하고 있고, 경제력이 충분하지 않은 국가에서는 징병제를 채택하고 있는 것이 일반적인 추세이다.

한 여론조사에 의하면, 모병제 반대가 60%, 찬성이 15.5%라는 결과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병력의 급격한 축소로 야기되는 전력의 불균형은 명확하다. 특히 모병제로 간다면 입대의 목적이 국가안보 혹은 국가에 대한 충성심보다는 경제적인 이득만을 고려하게 될 것이다. 모병제는 충분한동기와 직업적인 조건이 부족하다면 획득이 곤란하다. 현재, 징집병의 77%가 대학생으로서 모병제 전환 시 대학생보다 고졸자 중심의 지원이 예상되는 바, 양적획득뿐만 아니라 질적 수준 저하도 우려된다. 

돈없고 빽없는 사람들만 모여드는 집단으로 인식되어 오히려 집단의 양극화 내지는 3D직장화 가능성도 상존하게 된다. 이는 군의 전투력과 국방력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하는 치명상이 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우리나라의 현 안보상황, 국가재정 상태, 인력획득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인력구조의 재편과 부대 개편, 조직의 슬림화, 국방예산의 효율적 운영, 기술집약군으로 연착륙을 준비하는 것이 모병제도입보다 더 시급하고 중요한 사안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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