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어록]"여기서 필리버스터 할 필요 없잖아요"

[the300]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26일 환노위 국감서 이기권 장관에게

김세관 기자 l 2016.09.26 13:27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이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부에 대한 국정감사 중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16.9.26/뉴스1

"여기서까지 필리버스터 할 필요는 없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고용노동부 국정감사에서 삼성전자 기흥공장의 작업환경 측정자료 전체를 법원과 국회 등에 공개하지 않는 것을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묻는 과정에서-

강 의원은 이날 작업환경에서 비롯된 산업재해 소송과 관련해 고용노동부가 제출한 삼성전자 기흥공장 작업환경 측정자료를 공개하며 "이 작업장에서 일한 재해자가 산재를 입증하고자 (작업환경 측정자료) 제출을 요청했지만 주지 않았고, 법원을 통해 제출 받았다. 그런데 주요 내용 일부가 영업비밀이라고 지워져 있었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법에 사업주는 작업환경 측정서를 근로자에게 알려야 한다고 돼 있다. 영업비밀이라고 알려주지 말라는 법 조항이 어디에 있는지 장관이 말해보라"고 물었다.

이에 이 장관이 행정기관의 입장을 장황하게 설명하려 하자 강 의원은 "법에 영업비밀이라고 주지 말라는 조항이 있는지 묻는 제 질문에만 답해 달라"며 "여기서 필리버스터할 필요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 장관은 지난 23일 국회에서 있었던 교육사회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임이자 새누리당 의원의 질문에 이례적으로 20분 가량의 시간을 할애해 답변하는 등 일명 '장관 필리버스터'의 주역 중 한 명으로 지목받았다.

한편, 이 장관은 이날 "다른 사람으로부터 (23일 대정부 질문에서) 답변을 길게 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느냐"는 서형수 더민주 의원의 질문에 "그런 요청을 받은 적이 없다"고 답했다.

그러나 강 의원은 "장관은 여당 요청을 받은 바 없다고 하지만 그 날(23일) 고용노동부 기조실장이 김도읍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로부터 지시를 받는 자리에서 저와 눈이 마주쳤고 장관에게 전달하는 것도 확인했다"며 "그럼에도 장관이 요청받은 바 없이 알아서 한 거라고 답한 것은 굉장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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