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평화, 한국 마음대로 속도 못내" 북미대화-국제협력 호소

[the300]해외 기고문 "앞으로 가고있다, 국제사회 함께해달라"(상보)

김성휘 기자 l 2019.12.26 11:24
[청두(중국)=뉴시스]배훈식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중국 쓰촨성 청두 세기성 박람회장에서 열린 제7차 한중일 비즈니스 서밋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19.12.24. dahora83@newsis.com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평화가 아무리 절실하다고 해도, 한국이 마음대로 속도를 낼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미 간의 실무협상과 3차 북미정상회담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구축을 위한 전체 과정에서 가장 중대한 고비가 될 것"이라며 "그 어느 때보다 국제사회의 지지와 공동행동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세계 유명인사들의 칼럼을 싣는 '프로젝트 신디케이트'에 '무수한 행동들이 만들어내는 평화 – 한반도 평화 구상'이라는 제목으로 기고문을 내고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평화는 고요한 상태가 아니다"며 "‘평화로 가는 길은 없다. 평화가 길이다’라 했던 간디의 말처럼, 평화의 열망을 간직하면서 떠들썩하게 자기주장을 하고, 여기저기 찬성과 반대에 부딪히는 과정이 모두 평화"라고 말했다.

또 "묵묵히 기다려서 평화가 온다면 좋겠지만, 평화는 행동 없이 오지 않는다"며 "지금 한반도는 ‘평화 만들기’가 한창이다. 눈에 보이는 이벤트가 없더라도 수면 아래에서 도도하게 흐른다"고 말했다. 그 사례로 "JSA에는 권총 한 자루 남겨놓지 않았고, 비무장지대 초소를 철수하면서 전사자 유해를 발굴하고 있다"며 "평화는 조금씩 조금씩 앞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나 "북한의 핵과 미사일 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않았고, 북한은 여전히 마음을 다 열지 않고 있다"며 "북한과 미국은 서로 상대가 먼저 행동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진정성을 가지고 비핵화를 실천해 나간다면 국제사회도 이에 상응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며 "다행인 것은 북미 정상 간의 신뢰가 여전하고 대화를 이어가고자 하는 의지도 변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서는 더 많은 행동이 필요하다"며 "행동에 행동으로 화답해야 하고, 국제사회가 함께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은 교량의 역할을 통해 ‘사람중심 상생번영의 평화공동체’를 이루고자한다"며 "남과 북 사이 끊긴 철길과 도로를 잇는 일은 동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을 선도하는, 교량국가로 가는 첫걸음"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신북방정책은 대륙을 향해 달려가는 한국의 포부"라며 "중국과 러시아뿐 아니라 중앙아시아와 유럽으로 협력의 기반을 넓히고 동북아시아 철도공동체로 다자협력, 다자안보의 초석을 놓고자 한다"고 말했다. 또 "신남방정책은 해양을 향해 달려가는 한국의 포부"라며 "아세안과 인도와의 관계를 주변 주요국들 수준으로 격상시키고 공동번영의 협력관계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평화를 통해 한국이 가고자 하는 길은 궁극적으로 평화경제"라며 "평화경제는 분단이 더 이상 평화와 번영에 장애가 되지 않는 시대를 만들어 남북한이 주변 국가들과 연계한 경제협력을 통해 함께 번영하고, 다시 평화를 굳건히 하는 선순환을 이루고자 하는 길"이라고 밝혔다.

또 평화는 한국 혼자 속도를 낼 수 없다며 "평화를 함께 만들어갈 상대가 있고, 국제질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화와 행동이 계속되면 서로를 더 필요로 하게 되고 결국 평화가 올 것이라 확신한다"며 "더 자주 평화를 얘기하고, 평화로 가면서 서로의 생각을 모두 꺼내놓고 이것저것 행동해보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만들어진 평화의 물결은 2020년 도쿄 하계올림픽과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으로까지 줄기차게 흐를 것"이라며 "남북한은 2032년 하계올림픽 공동개최 유치에 협력 해나가기로 뜻을 모았다. 국제사회가 호응해주시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어 "평화를 만들어가는 한반도에서 국제사회가 조언하며 함께 하면 좋겠다"며 "분단과 분쟁이 낳은 불행을 털어내고 한반도 평화가 인류에게 희망이 되는 그날까지 쉼 없이···"라고 밝혔다.

이 글은 지난 9월 의뢰를 받고 10월말 원고를 보낸 것이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세계 저명인사들의 2019년 회고 및 2020년 전망을 담은 특집 매거진에 실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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