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구원투수 황우여, '당심 100%' 룰 유지?..."모든 의견 수렴할 것"

[the300]

한정수, 박상곤 l 2024.04.30 15:34
황우여 전 새누리당 대표 /사진=뉴시스

새로운 당 지도부를 선출할 전당대회까지 국민의힘을 맡아 이끌 비상대책위원장으로 황우여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대표가 지명됐다. 그가 당원투표 100%로 당대표 등 지도부를 뽑는 현재 전당대회 규칙에 손을 댈지 관심이 쏠린다. 현재로선 유지 쪽에 무게가 실리지만 변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다음달 2일 오전 전국위원회를 열어 비대위 설치 및 비대위원장 임명 안건을 의결한다. 큰 이변이 없다면 황 전 대표는 이날부터 비대위원장으로 일을 시작하게 된다.

황 전 대표의 최대 과제는 전당대회 준비다. 특히 총선 이후 설왕설래가 한창인 전당대회 규칙 문제를 무난히 매듭지어야 한다.

당원투표 100%로 당대표와 최고위원 등을 뽑는 현행 규칙대로 전당대회를 치른다면 당원의 약 40%를 차지하는 영남권의 의중이 상당부분 반영된 지도부가 들어설 가능성이 높다. 이는 2년 전 정진석 비상대책위원회 시절 개정된 규칙으로 그 이전에는 당원투표 70%, 국민 여론조사 30%를 합산해 지도부를 선출했다.

이에 비윤(윤석열)계 의원들과 수도권 지역 낙선인 등은 현재의 규칙이 민심을 반영하지 못한다며 국민 여론조사를 30∼50%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친윤계에서는 당을 대표할 인물을 뽑는데 당원들의 의사가 가장 중요하다며 현재의 규칙을 고수하자는 기류가 강하다.

현재로서는 황 전 대표가 전당대회 규칙을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당 안팎에서 혁신과 쇄신의 목소리가 높은 상황이긴 하지만 여전히 당 내 주류는 친윤계와 영남 지역 의원들이 차지하고 있어서다.

실제 다음달 2일 선출하는 원내대표 자리를 두고 친윤계 핵심인 이철규 의원의 무난한 당선을 예상하는 의견이 많다. 정권심판론 바람 속에 총선에서 패배했지만 여전히 친윤으로 분류되는 의원들이 많이 남아있고 영남 지역 의원 숫자도 압도적으로 많다. 이에 맞설 비윤계는 딱히 구심점이 없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전당대회까지 2개월여로 임기가 정해진 황 전 대표가 굳이 주류의 뜻을 거스르면서까지 쇄신에 나설지는 미지수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황 전 대표에 대해 "평소 당내 이견이 생기면 두루 이야기를 들어 합리적인 선택을 했던 분으로 크게 무리하지 않는 스타일"이라고 설명했다.

영남 지역의 한 당선인은 "선출 방식을 바꾸면 쇄신의 의지가 있는 것이고, 안 바꾸면 쇄신의 의지가 없는 것으로 볼 수 있느냐"며 "규칙이 어떻든, 누가 되든 콘텐츠가 중요하다. 의지가 있는 분이 지도부로 선출되면 될 일"이라고 말했다.

반면 전당대회 규칙이 바뀔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는 의견도 있다. 황 전 대표는 지난 25일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당원이 아닌 5000만명 국민 중에서 보수 가치를 지향하는 국민의 의사가 반영돼야 한다"고 말했다. 전당대회 규칙을 바꿔야 한다고 공언한 셈이다.

다만 황 전 대표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통화에서 "자유로운 몸이니 한 말"이라며 "비대위원장이 된 이상은 중립적인 입장에서 모든 의견을 수렴해 결과를 집행하는 것으로 가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의견들이 나올 것 아니냐. 그걸 다 수렴해 비대위원들과 토의를 하고 의결을 해야한다"며 "지금 어느 쪽이 옳다, 내 의견이 어떻다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그런 절차를 우리가 잘 추진해 나간다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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