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호주 '외교·국방장관' 회의…"오커스 협력, 대북 공조 강화"

[the300](종합)

김인한 l 2024.05.01 16:32
신원식 국방부 장관과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1일 오전 9시20분(현지시간 오전 10시20분)부터 1시간30분가량 호주 멜버른에서 리처드 말스 호주 부총리 겸 국방부 장관과 페니 웡 호주 외교통상부 장관과 회의를 개최했다. 한국이 정례 장관급 2+2 회의를 여는 국가는 미국을 제외하면 호주가 유일하다. 사진 왼쪽부터 페니 윙 장관, 리처드 말스 장관, 조태열 장관, 신원식 장관. / 사진=국방부


한국과 호주가 '2+2(외교·국방장관) 회의'를 통해 북한 핵·미사일 개발 자금줄을 차단하고 '오커스'(AUKUS·미국·영국·호주 안보동맹)에 한국을 참여시키는 방안 등을 논의했다. 양국은 인도·태평양 전략 실현에 있어 서로를 중요한 파트너로 인식하고 양자·소자·다자 차원 협력을 강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1일 오전 9시20분부터 약 1시간30분 동안 호주 멜버른에서 리처드 말스 호주 부총리 겸 국방부 장관, 페니 웡 호주 외교통상부 장관과 회의를 개최했다. 한국이 정례 장관급 2+2 회의를 여는 국가는 미국을 제외하면 호주가 유일하다.

이날 회의에선 한국의 오커스 참여 논의를 비롯해 역내 평화와 번영 증진을 위한 군사협력 확대, 대북(對北) 공조, 인도·태평양 전략 심화, 방위산업 협력 강화, 국방 분야 인적교류 등의 방안을 논의했다.



한-호주, 북한 핵·미사일 개발 자금줄 차단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1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한국과 호주의 '2+2(외교·국방장관) 회의' 이후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양국 간 방산 협력, 북한의 핵개발 자금줄 차단 등의 합의사항을 밝히고 있다. / 사진=호주 외교통상부(Department of Foreign Affairs and Trade) 유튜브 캡처


조 장관은 이날 2+2 회의가 끝난 뒤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양국이 대북 공조에 나서기로 했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사이버와 해양 안보 분야에서 우리는 북한의 불법적인 핵·미사일 개발 자금 접근을 차단하고 러시아와 북한 간 무기 거래 등 불법활동을 저지하는 데 협력하기로 합의했다"며 "호주 측은 북한 주민의 인권증진과 통일을 위한 우리의 정책에 대한 확고한 지지를 표명해왔다"고 말했다.

한미 정보당국은 지난해 북한이 사이버 가상자산 탈취로 7억5000만달러(약 1조원)를 벌어들인 것으로 추정한다. 이를 통해 확보된 재원 40%가 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WMD) 개발에 투입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북한은 해상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 위반인 정제유 밀수를 지속하고 있다.

조 장관은 "한국과 호주는 포괄적 안보, 사이버·해양안보, 경제안보, 기후변화 등을 위한 협력도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오늘 회의가 자유민주주의와 상호신뢰라는 토대 위에 구축된 양국의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며 국제 규범에 기반한 지역·세계 질서에 대한 우리의 약속을 더 발전시킬 것"이라고 했다.

조 장관은 "한국과 호주는 서로를 인도·태평양 전략 실현에 있어서 중추적 파트너로 인식하고 양자·소자·다자 차원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며 "우리는 국방과 방산 분야 협력의 놀라운 진전을 확인하고 앞으로도 협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양측은 이날 방산 협력을 더욱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앞서 호주는 지난해 12월 우리나라 레드백 장갑차(보병전투차량)를 24억달러(약 3조1500억원) 규모로 도입한 바 있다.



한국, 오커스 필러2에 일본과 함께 참여할 듯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1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한국과 호주의 '2+2(외교·국방장관) 회의' 이후 공동기자회견에서 오커스(AUKUS·미국·영국·호주 안보동맹)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 사진=호주 외교통상부(Department of Foreign Affairs and Trade) 유튜브 캡처


한국의 오커스 참여도 이날 사실상 확정된 것으로 보인다. 오커스는 필러1과 필러2로 나뉜다. 필러1은 미국과 영국이 호주에 원자력 추진 잠수함을 제공하는 계획이고, 필러2는 3국이 양자컴퓨터·인공지능·극초음속미사일 등 8개 분야 첨단 군사기술을 공동 개발하는 계획이다.

필러1은 협력국 확대 가능성이 크지 않지만 필러2는 3개국 외에도 협력국이 추가될 수 있다. 필러2에는 우리나라와 일본 등의 참여가 유력한 상황이다.

신 장관은 이날 공동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우리는 오커스 필러2 협력 가능성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의 국방 과학기술 능력이 오커스 필러2 발전과 역내 평화에 기여할 것"이라며 "오커스 회원국들이 한국을 오커스 필러2 파트너로 고려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말스 장관도 이에 대해 "오커스는 안보동맹이 아닌 기술 공유 협정"이라며 "한국은 분명히 매우 인상적인 기술을 가지고 있고 가치를 공유하며 전략적으로 협력하는 국가로서 우리는 이미 기술 협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커스 필러2 발전에 향후 기회가 있을 것이고 일본도 그 기회를 보고 있다"고 했다.

양국은 오커스뿐만 아니라 군사적 협력 강화, 국방 분야 인적 교류 확대 등도 합의했다. 신 장관은 "양국은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위한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합동군사훈련(joint military training)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과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1일 오전 9시20분(현지시간 오전 10시20분)부터 1시간30분가량 호주 멜버른에서 리처드 말스 호주 부총리 겸 국방부 장관과 페니 웡 호주 외교통상부 장관과 회의를 개최했다. 한국이 정례 장관급 2+2 회의를 여는 국가는 미국을 제외하면 호주가 유일하다. 사진 왼쪽부터 페니 윙 장관, 조태열 장관, 리처드 말스 장관, 신원식 장관. / 사진=국방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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