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외박까지 하게 만든 이 남자, 누구?

[the300][의원사용설명서]'친박 경제통' 정희수 국회 기획재정위원장

이미호 기자 l 2014.07.18 08:33

편집자주 대한민국 국회의원들의 의정활동과 관심사, 경력을 입체적으로 분석해 드립니다 . 의원의 경쟁력과 정치적 미래, 뿐만 아니라 국민의 '심부름꾼'을 어떻게 '사용'해야 우리 사회가 한걸음 나아가고 우리의 삶이 업그레이드 될 수 있을지, 분야별 '파워분석'을 통해 보여드립니다.


"영천 출신의 한 비서관은 '여론이 너무 안 좋아요. 영천은 포기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라고 했다. 나는 아예 내 선거를 치르는 것처럼 '면 단위로 일일이 들어가자. 시골 동네 주민들과 직접 만나겠다'고 했다. '영천을 제2의 지역구로 하겠다'고도 밝혔다. (중략) 친구 집에서 자본 적도 거의 없는 나에게 영천 외박은 낯설지만 기분 좋은 경험이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자서전 '절망은 나를 단련시키고 희망은 나를 움직인다'를 통해 밝힌 영천 재보선 승리 비화다. 2005년 4·30 경북 영천 재보선에서 승리하기 위해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당시 심정이 절절하게 묻어나오는 대목이다. 실제로 선거 초반 한나라당 후보는 여당(열린우리당) 후보에게 30% 가까이 뒤지는 상황이었다. 당 내부에서도 '포기하자'는 얘기가 많았지만, 박 대표는 끝까지 매달렸고 한나라당은 결국 1268표차로 막판 뒤집기에 성공한다.


그렇다면 이 '역전 드라마'의 주인공은 누굴까. 박근혜정부 2기 내각 시작과 동시에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을 맡게 된 정희수 새누리당 의원(3선)이다. 당시 국회의원 선거에 처음 출마했던 정 의원은 "그때 당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이고, 사무총장은 얼마전 당 대표가 된 김무성 의원이니 저로서는 든든한 지원군을 얻은 셈이죠"라고 말했다.


정 의원이 경북 영천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당선된데는 그가 '경제통'이라는 점도 주효했다. 영천은 경제적으로 낙후했고 이른바 '먹고 사는 문제'가 주민들의 최대 관심사였다. 이에 지역경제 활성화를 주도할 인물이 필요했고, 당시 공천심사위원회는 '지역경제 전문가'인 그를 공천했다.


이후 정 의원은 영천에 100만평이 넘는 경제특구를 조성하고 미국 보잉사의 항공기 유지·보수정비센터를 유치하는 등 지역경제 활성화를 주도하며 3선 고지에 오른다. 이 시기 시예산도 4000억원에서 6400억원으로 늘었다.


[프로필]
△경북 영천(60) △대구상고 △성균관대 △미국 일리노이 대학교 경제학 석·박사 △서울경제신문 논설위원 △대우경제연구소 지방산업경영센터 본부장 △17·18·19대 국회의원 △한나라당 사무총장 대행 △국회 쇄신특별위원회 위원장 △국방위원회 위원 △새누리당 직능특별위원회 위원장

사진=정희수 의원실 제공


[키워드]경제통

그는 당내에서 '경제통'으로 통한다. 기재위원장에 낙점됐으니 경제통은 당연한 것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겠지만, 그 전에는 정 의원이 국토교통위원회와 국방위원회에서 일하면서 덜 알려진게 사실이다. '떠벌리기 싫어하는' 그의 성격 때문에 언론 등에 노출이 덜 됐다는게 정 의원측 관계자의 설명이다. 대표적인게 국회 경제정책포럼이다. 대한민국을 글로벌 선진강국으로 도약시키자는 목표하에 정 의원이 2008년 6월 창립했다. 여야 의원 43명이 참여하고 있는 이 단체는 5년 연속 국회의장이 선정하는 '우수 연구단체'에 이름을 올렸다. 그가 정치권에 입문하게 된 계기도 '경제전문가'는 점 때문이었다. 이한구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 강석훈 새누리당 의원 등 유명한 '경제통'들과 함께 대우경제연구소에서 한 솥 밥을 먹었다. 이때 인연으로 이 전 원내대표의 추천을 받아 국회에 입성한다.


[연관검색어]기재위원장

정 의원은 박근혜정부 2기 내각 시작과 동시에 국회 기재위원장이라는 중요한 직책을 맡게 됐다. 예산편성을 담당하는 기획재정부와 국세청 등 굵직굵직한 피감기관을 맡고 있는데다,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에 따른 관련 법안들을 심사하고 처리해야 한다. 정 의원은 여야 균형을 이루는 기재위원장이 되겠다고 말한다. "무조건 정부안을 따르지는 않겠다. 국회에는 야당도 있으니 기재위원장으로서 여야 의견을 잘 조율하고 최적의 대안을 내놓겠다"는게 그의 포부다.


[입법 활동]


*정치쇄신관련 법안

의원 겸직금지, 국회 폭력방지, 인사청문회 제도 개선, 헌정회 연로회원 지원금(연금) 개선. 2012년 7월, 정 의원이 국회쇄신특별위원회를 이끌면서 내놓은 4대 과제다. 정 의원은 이듬해 1월, 이와 관련된 국회법 개정안 등 10건의 국회쇄신관련법안을 발의했고 3월에 발족한 정치쇄신특별특위가 국회쇄신 논의를 이어갔다. 이후 인사청문회 개선을 제외한 나머지 3개 과제들이 6월 국회 운영위와 법사위를 거쳐 7월 2일 국회 본회의에서 최종 통과됐다. '정치쇄신' 관련법의 토대를 정 의원이 닦은 셈이다.


*주택법 개정안

정부가 층간소음에 대한 기준을 마련하고 과도한 층간소음의 책임은 입주자에게 있다는 사실을 명시한 법안. 2010년 3월 17일 대구시 수성구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층간소음 살인사건을 계기로 정 의원을 포함한 정치권이 대책 마련에 적극 나섰다. 이웃간의 불필요한 분쟁을 막기 위한 것으로 지난해 12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그 주변엔 누가?]

박근혜 : 현 대통령이자 2005년 4·30 재보선 당시 한나라당 대표. 당시 한나라당 후보인 정 의원을 지원하기 위해 경북 영천에서 외박을 하는 강행군도 불사. 선거가 끝날때까지 포기하지 않고 지원유세에 적극 나서면서 극적 승리를 일궈냄. 지난 1월, 새누리당 의원들을 초청해 만찬을 한 자리에서 정 의원에게 "입법 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계시더라"라고 격려. 


최경환 : 박근혜정부 2기 내각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정 의원이 정치권에 입문하기 전, 당시 경제기획원 사무관이었던 최 장관이 대우경제연구소를 방문하면서 알게 됨. 최 장관의 지역구는 공교롭게도 경북 영천과 맞닿아있는 경산시청도군. "인구는 우리가 절반 밖에 안되는데 예산은 300억 많다"는게 정 의원측 관계자의 설명.


강석훈 : 기획재정위원회 여당 간사이자, 대우경제연구소 연구원 시절 함께 일했던 동료.


[요주의]

신중하고 침착한 성격이 정치적인 입지를 다지는데 자칫 독이 될 수도 있다. 대중, 그리고 언론과 소통할 기회를 자주 갖고, 자신의 의정활동에 대한 홍보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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