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줌마' 압승 기획 정미경 "여당은 '차승원'처럼 요리해야"

[the300]"어떤 상황에서도 맛있는 요리 국민들께 내놔야"…"첫 여성 국방위원장 포부"

김태은 기자 l 2015.05.10 10:47
정미경 국회의원 인터뷰


4·29 재보궐 선거 다음날. 압승을 거둔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한 사람을 지목했다. 김무성 대표는 새누리당 주요 당직자들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정미경 본부장, '새줌마' 고생했다"라며 치켜세웠다.

김 대표는 지난해 7·30 재보선 당시 '저에요, 정미경'이란 귀에 쏙 꽂히는 카피로 국회에 재입성한 정미경 새누리당 의원에게 홍보기획본부장을 덜컥 맡겼다. 정미경 의원은 여성성과는 거리가 멀어보이는 천생 남자, 김 대표에게 '새줌마(새누리당 아줌마)'의 앞치마와 두건을 강제로 입혀 선거 유세 현장 곳곳을 누비게 했다.

정 의원은 4·29 재보선을 승부를 가른 것은 공천이라며 이번 재보선의 여진이 내년 총선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4·29 재보선 결과가 이렇게 좋을 줄 예상했나.
▷처음부터는 예상을 못했고 진행하는 가운데 예상을 했다.

-'새줌마' 아이디어가 좋았던 것 같다. 김 대표와도 의외로 잘 맞았다.
▷김 대표여서 내가 강제로 입혔다. 경상도 남자에 키 크고 덩치 있고 얼마나 잘 어울리겠느냐, 반드시 두건까지 써야 한다고 했다. 대표도 잘 따라와 줬고 디테일도 잘 살려줬다. 
 '삼시세끼' TV프로그램을 보면서 '차줌마' 캐릭터가 인상적이었다. 유해진이 물고기도 제대로 못잡아오고 재료가 엉망인데도 차승원이 제대로 음식을 만들어낸다. 여당은 그래야 한다. 어떤 상황이라도 맛잇는 요리를 국민들에게 내놔야 한다. 어떤 상황이 와도 지역일꾼은 그 지역을 위해 일을 해준다는 것이 이번 선거에서 유권자를 향한 메시지였다.

-선거 치르면서 김 대표를 가까이에서 지켜봤을텐데 어떤 정치인인가.
▷아랫사람이 일을 잘 할 수 있도록 해준다. 홍보기획본부장하면서 힘들지 않고 재밌게 할 수 있었던 건 김 대표가 그렇게 할 수 있게 만들어 준 거다. 사람들은 김 대표를 마초적으로 보는데 물론 그런 면이 있기도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이번에 일을 해보니까 좋은 점이 굉장히 많더라. 지금부터가 굉장히 중요하다. 대표는 지금이 완성된 모습이 아니고 우리가 만들어 나가는 것이기 때문에 지금이 대표한테 너무 중요한 기회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믿고 따를 수 있게 비전을 제시해 나가면 된다. 당청관계에서 그런 점을 견제해 주고 끌고 가는 모습을 보여주면 된다고 본다.

-선거 결과에 가장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친 요인을 꼽으라면.
▷내가 보기에는 딱 하나다. 야당이 공천 잘못했다. 관악을은 먹을 수 있었다. 관악을 먹으면 사실 광주도 먹는다. 김희철 전 의원이 지난 총선 때 무소속으로 출마했을 때 유권자들이 27%를 줬다면 그 조직은 흔들림없는 조직이다. 그 사람들이 이번 총선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을 찍겠나, 이런 공천에? 절대 안찍는다. 여야를 떠나 저도 예전에 탈당해서 무소속으로 24% 얻었지만 새누리당도 내가 얼마나 미웠겠나. 그래도 공천줬다. 왜? 이겨야 하니까. 그래서 문재인 대표는 나쁜 거다. 내가 괜히 욕하는 게 아니다. 그는 이기는 것보다 자기 계파를 먼저 챙긴거다. 국민을 쉽게 보면 안된다.

-새정치민주연합 홍보기획본부장이 공석인데 본인이 그 자리에 있다면 어떤 전략과 홍보를 제시하겠나.
▷계파를 내려놔야 된다. 이길 수 있는 선거를 해야 된다. 이번 선거도 결국 계파의 이익이 눈을 가린 거다. 국민도 안보이고 국가의 미래도 안보이고. '내려놓으세요' 그 말을 하고 싶다.

-새누리당 공천을 평가한다면.
▷김 대표가 아예 손을 안댔다. 그냥 여론조사 돌아간 거다. 그래서 인천 서구강화에서 안상수 의원이 후보가 된 거다. 안상수 의원이 들으면 기분 나쁘겠지만 우리가 마지막까지 마음졸인 지역이다. 더 좋은 후보로 전략공천하지 왜 그랬냐고 얼마나 말을 많이 들었는지 모른다. 관악을은 일찌감치 우리가 이겼다고 생각했다. 그러니까 이번 선거는 이 정도 됐으면 문 대표가 그만둬야한다.

-새누리당을 비롯해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개방경선제) 도입이 이슈다.
▷가장 좋은 것은 오픈프라이머리든 전략공천이든 공천하는 사람들이 사심을 버리고 그 지역에 맞는 이길 수 있는 후보를 내면 된다. 그러나 겉으론 그러면서 '사천'을 하는 게 문제다. 김 대표라고 전략공천의 필요성을 모르겠나. 정치하는 사람이 그걸 모르면 바보지. 그런 부분을 희생하더라도 이러한 현실에서는 어쩔 수 없다.

-새누리당이 지난해 재보선에선 반바지, 이번에는 새줌마, 내년 선거에서는 어떻게 할 지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달 중에 워크숍을 가서 정할 거다. 지난번에도 홍보기획본부장에 취임한 후 1박2일로 워크숍에 갔었다. 이번에도 간다. 내년 총선에 관해서는 야당이 알면 안되니까 지금 홍보의 방향을 말하면 안되지. 일단 워크숍 간다는게 힌트다.

-내년 총선준비가 시작됐다고 보면 되는가.
▷그렇다.

-이번 재보선이 수도권 지역 세 곳이 포함돼 내년 총선의 바로미터로 볼 수 있는 부분이 있는데. 새누리당이 무조건 불리할 것 같지는 않다.
▷천정배 의원의 당선을 보면 그렇다. 천 의원이 광주를 흔들 거고 그것이 수도권에 영향을 미칠 거다. 정치공학적으로 계산하면 그렇다는 거다. 그런데 선거를 분석할 때 너무 정치공학적으로 분석하면 안된다. 지역마다 상황이 각각 다르다.

-유승민 원내대표가 내년 총선, 특히 수도권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 경제정책을 서민에 가깝게 이동하고 좌클릭해야 한다고 하는데 동의하나.
▷야당이 야당의 역할을 못하고 있다. 그럼 당청관계에서 여당이 야당의 역할까지 해줘야 한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그 지점을 아는 거다. 야당이 내줘야하는 목소리를 내주고 있는 거다.

-서울 수도권 의원들이 조언을 많이 구할 것 같은데 가장 고민하는게 무엇인가.
▷경제가 안좋은 거다. 그냥 바닥을 뛰어야 된다. 지역구에서는 이웃집 사람이 되면 된다. 문을 딱 열고 언제든지 들어와서 얘기하는 국회의원, 그런 걸 지역구민한테 심어주면 어떤 바람이 불어도 된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이번 관악을 선거에서 활약해 정치적으로 부활했다는 평가 나오는데.
▷그게 잘못 알고 있는 거다. 지역 주민들을 우습게 생각하면 안된다. 오세훈 보고 표찍나? 나경원 보고 표찍나? 그렇지 않다. 우리 국민들 수준을 그렇게 낮게 보면 안된다. 국무총리를 그렇게 뽑으면 너무 쉽게 생각하는 거다. 그러면 여당의 지지율이 떨어진다. 국민들이 실망하고 등돌리고 정치에 대해서 무관심해지고. 뭔가 고민한 흔적을 내놔야 한다. 삼고초려가 아니라도 십고초려라도 해서 모셔왔다고 하면 국민들이 박수를 친다. 청문회 떨어뜨리는 국회의원이 아작난다.

-대통령이 발로 뛸 때인가.
▷대통령이 발로 뛰어서 모셔와야한다. 그러면 국회의원들이 청문회에서 흔들수가 없다니까.

-개인적으로도 내년 총선에서 승부할 수 있는 전략과 홍보가 있을텐데.
▷우리 지역도 이제 국방위원장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메시지). 3선 의원이 되면 여성 최초의 국방위원장이 될 수 있다. 여성이, 엄마가 군대를 이끌어 가고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방산비리 척결에도 앞장서고 있다. (국방위원장)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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