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압승 여파…복잡해진 '단일화' 방정식

[the300]안철수 '자강론' 힘받자 연대 추진하던 바른정당 '당혹'

김민우,김태은 기자 l 2017.03.26 16:05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주자가 26일 오후 전주시 덕진구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제19대 대통령선거후보자 선출 전라북도 권역 완전국민경선 합동연설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2017.3.26/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민의당 경선 결과가 범여권, 제3지대에 미묘한 파장을 불러오고 있다. 초반 경선 결과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압승’으로 그의 ‘자강론’에 힘이 실리게 되면서다. 자유한국당, 바른정당 등 제3지대의 후보단일화 방정식은 한층 더 복잡해졌다.

 

후보 단일화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바른정당이다. 연대의 범위는 다르지만 바른정당 대선주자인 유승민·남경필 후보는 모두 단일화를 말해왔다. 지지율이 좀처럼 반등하지 않아 자력으로 대선 정국을 헤쳐 나가기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바른정당은 정의당을 제외한 4당 가운데 오는 28일 가장 먼저 대선후보를 선출하는데 곧바로 다른 당과의 후보 단일화 카드로 활로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유 후보는 현재 한국당과 단일화를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있다. 친박(친박근혜)계 배제를 전제로 한국당과 연대해 ‘범보수 후보 단일화’를 이뤄낸다는 그림이다. 한국당 대선 후보 중에는 홍준표 후보만 비박계로 분류된다. 국민의당과의 단일화도 불가능하지 않지만 외교·안보정책 연대라는 전제조건이 선행돼야 한다. 남 후보는 한국당을 제외한 국민의당 후보와 단일화를 시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국당 선두주자인 홍 후보도 단일화에 적극적이다. "바른정당과는 이혼한 게 아니라 별거중일 뿐"이라며 끊임없이 손을 내밀고 있다. 최근에는 국민의당과도 손을 잡을 수 있다며 한국당, 바른정당, 국민의당의 ‘3당 단일후보론’을 주장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후보단일화의 열쇠를 쥐고 있는 국민의당 경선에서 안 후보가 압승을 거두자 제3지대 연대론에 '비상'이 걸렸다. 대선 후 협치는 있어도 대선 전 연대는 없다는 안 후보의 '자강론'에 힘이 실린 것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국민의당과의 후보단일화는 어려워진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물밑으로 국민의당과의 연대를 모색해오던 바른정당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바른정당은 대선에 앞서 4.12 재·보궐 선거에서 국민의당과의 후보단일화를 제안한 상황이다. 국회의원 재선거는 물론 대선까지 양당의 연대를 가속화한 후 대선 후 합당까지 정계개편을 모색하려 했으나 안 후보가 '자강론'을 고수할 경우 모든 게 헝클어진다.

 

그러나 바른정당 일부에서는 여전히 국민의당과 후보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바른정당의 한 핵심당직자는 "여론조사를 통한 '원샷경선'을 치르더라도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후보단일화를 이뤄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여론조사 방식의 경선은 지지율이 높은 안 후보에게 유리할 가능성이 크다. 바른정당 후보에 불리한 방식을 택하더라도 국민의당과의 연대를 통한 정계개편이 절박하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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