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 슈퍼그리드, 北없이 가능한 '현실적' 대안

[the300][여시재 포럼][인터뷰]송영길 "통화스와프로 외환위기 막듯, 슈퍼그리드로 블랙아웃 막자"

인천=김평화 기자 l 2017.11.26 14:43
26일 오전 2017 여시재포럼 송영길 북방경제협력위원장 인터뷰/사진=홍봉진 기자

지난 여름 대만은 블랙아웃(대규모 정전) 사태를 겪었다. 오후 6시부터 약 4시간 동안 순차적으로 전력 공급이 중단된 것. 대만 인구 3명 중 2명은 섭씨 36도를 웃도는 폭염에 진땀을 흘려야했다. 한국도 블랙아웃에서 자유롭지 않다. 2011년 정전 대란, 2014년엔 블랙아웃 위기를 겪었다.

 

한국과 대만은 탈원전을 지향하는 국가다. 신재생 에너지를 대안으로 삼을 수밖에 없다. 안정적이면서도 효율적인 전력수급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여러 가지 변수를 해결해야 한다. 기술로 효율성을 키워야 하고, 정치적 리스크도 줄여야 한다.

 

동북아 슈퍼그리드는 한국과 일본, 중국의 전력망을 연결, 전력수급체계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2012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러시아·몽골의 풍부한 신재생에너지원을 국경을 넘어 지역 내 최대 전력 수요처인 한·중·일에 공급해 활용하자"고 제안하며 논의가 시작됐다.

 

머니투데이는 26일 인천 중구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열린 '2017 여시재 포럼'에 참석한 송영길 대통령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장(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으로부터 동북아 지역 새로운 에너지협력의 미래에 대해 들었다.

 

송 위원장은 "통화 스와프로 외환위기를 막을 수 있는 것처럼 슈퍼그리드로 블랙아웃을 막을 수 있다"며 "현재 동북아가 고립된 섬처럼 있는데, 몽골 고비사막의 재생에너지와 풍부한 자원을 활용하는 슈퍼그리드를 해보자"고 밝혔다. 그는 "북한 (협조와) 상관없이 가장 해볼 수 있는 대안"이라며 "나중에 북한이 원하면 참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포함 동북아 국가 에너지 소비가 많은 편인데 비용은 비싸다. 이를 해결할 방법은.

▶정부 차원에서 협의 채널을 만들어야 한다. 다음달 13일 한·중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를 제기할 것이다. 중국과 한국이 주도하면서 아직 소극적인 일본 정부를 설득하는 게 과제다. 위안부 문제 등으로 한·일 정상회담이 멈춰 있는데 복원하자는 분위기다. 3국 정상들이 현실적으로 합의할 수 있는 게 슈퍼그리드다. 구체적으로 손에 잡히는 성과를 낼 수 있다. 이를 통해 신뢰를 쌓아야 한다.

 

-일본이 지금까지 소극적인 이유는.

▶후쿠시마 사고 이후 중단된 원전 재개시키는데 관심이 있는 것 같다. 민간 전력회사들과 협의해야 한다. 정부차원 협력이 부족하다. 일본 정부를 적극 설득할 예정이다.

 

-에너지 안보와 탄소배출 억제, 서로 상충할 수 있다. 동시에 잡기 위한 방법이 있다면.

▶재생에너지 시대로 가는 것이다. 태양에너지를 독자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면 자원 쟁탈로 싸울 필요가 없다. 태양광 패널 흡수율이 현재 25%안팎이다. 50%만 넘어가면 원전이 필요없다. 기술이 발전하면 자동차에도 창문에도 태양광패널을 붙여 전기를 만드는 시대가 온다. 정유소나 액화시설 등 막대한 설비투자가 불필요한 상황이 될 것이다.

 

-북한 변수가 어떻게 작용할지.

▶문재인 대통령의 구상은 한·러 간 경제협력을 초석으로 삼는 것이다. 북한의 이런 상태(북핵 등)는 지속가능할 수 없다. 최종적으로 북·미 간 직접협상을 통한 해결밖에 없다. 포괄적 협상으로 해결해야 한다.

 

-동북아 국가들 원전 정책 방향성이 일관되진 않다. 정책적 공감대 어떻게 형성할까.

▶탈원전 시기에 대한 계산에 차이가 있다. 중국도 원전을 짓고 있지만 재생에너지에 막대한 국가 정책적 배려를 쏟고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시기로 가는 건 모두 동의한다고 본다. 탈원전을 하려면 재생에너지 생산·전송시스템이 발전하면서 (원전과) 상호 '스위치'돼야 한다. 원전이 극단적으로 없어지는 게 아니라 '페이드 아웃', 즉 전환돼야 한다. LNG(천연가스) 등 청정에너지가 가교 에너지로서 역할을 할 것이다. 슈퍼그리드 통해서 중국과 러시아의 풍부한 재생에너지를 연결시켜야 한다.

 

-슈퍼그리드 설치를 위한 선결과제는.

▶재생에너지 관련 기술개발이다. 나주에 한전공과대학 만들기로 했다. 전기를 얼마나 손실없이 값싸게 전달할 수 있는냐의 배송시스템 개발하는 것과 ESS(에너지저장시스템)는 중요한 기술이 될 것이다. 전기에너지 아나키스트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소규모 게릴라 식으로 건물 자체에서 독립적으로 에너지를 생산하는 구조가 자리잡아야 한다. 정부는 적극적으로 세제를 지원하고 에너지 독립가옥이 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부예산으로 한계가 있을 것 같다. 자본 조달 방안은.

▶슈퍼그리드는 비용이 많이 들지 않는다는 예비타당성조사 결과가 있다. 한국전력을 비롯한 전력회사들 간 협력을 통해 만들어질 것이다. 가스관 연결프로젝트는 정부 힘만으로 되는 게 아니다. 결국엔 엑슨모빌과 미쓰비씨 등 미국·일본 자본이 참여하는 컨소시엄이 돼야한다고 생각한다. 국제적 컨소시엄으로 북한을 통과하는 가스관을 만들면 투자관계로 안전을 보증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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