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서거 9주기 '추모 물결'…"결코 잊지 않겠다"

[the300]참여정부·文정부 인사 봉하마을 집결…남경필·원희룡도 "노무현정신 인정"

조준영 인턴기자, 김민우 기자 l 2018.05.23 17:28
【김해=뉴시스】최동준 기자 = 23일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 대통령 묘역에서 엄수된 노무현 전 대통령 9주기 추도식에서 권양숙(왼쪽 여섯번째) 여사, 정세균(왼쪽 일곱번째) 국회의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하고 있다. 앞줄 왼쪽 네번째부터 김홍걸 더불어민주당 국민통합위원장, 노건호 씨, 권 여사, 정 의장, 김원기 전 국회 의장, 임채정 전 국회 의장, 이해찬 노무현재단 이사장, 문희상 더불어민주당 의원. 2018.05.23. photocdj@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23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9주기를 맞아 여권을 중심으로 "결코 잊지 않겠다", "노무현정신을 계승하겠다"는 추모 물결이 이어졌다. 참여정부와 문재인정부 주요 인사들은 추도식이 열린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 모였고, 일부 야권 지방선거 출마 후보들도 추모의 뜻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이날 노 전 대통령 추도식에서 "사람 사는 세상의 문은 활짝 열렸지만 그 기쁨만큼이나 당신의 빈자리가 아쉽기만 하다"며 "구시대의 막내가 아니라 새시대의 밀알로 거듭난 당신을 결코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5000여 명의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엄수된 이날 추도식엔 권양숙 여사 등 유족을 포함해 정 의장과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조배숙 민주평화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 등 각 정당 대표들이 참석했다. 노 전 대통령의 측근이었던 김경수 민주당 경남지사 후보, 이광재 전 강원지사, 전해철 민주당 의원도 자리했다. 청와대에서는 한병도 정무수석이, 정부 측에서는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반면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보수정당은 선거 일정 등을 이유로 행사에 불참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노 전 대통령 서거를 애도하며 노무현정신을 계승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추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의 영원한 대통령 노무현을 기억한다"며 "지난 1년의 시간은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으로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어낸 역사적 시간들이었다"고 말했다. 홍영표 원내대표도 "10년이 지난 2018년, 노 전 대통령이 혼자 넘었던 군사분계선을 이제 남북의 정상이 손을 맞잡고 함께 넘었다"며 "노 전 대통령이 못다 이룬 평화의 꿈이 문재인정부에서 꽃피우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6·13 지방선거 출마 후보들의 추모 발언도 이어졌다. 박원순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정치인 노무현이 소망했던 세상을 이제 남은 우리들이 이어가야 한다"며 "더 나은 시민의 삶을 향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겠다고 새삼 다짐해본다"고 말했다. 참여정부 비서관을 지내며 노 전 대통령을 보좌했던 김경수 후보는 "새로운 대통령의 성공을 꼭 국민과 함께 만들어야겠다"며 "더불어 사는,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했다.

보수 진영 소장파 남경필 자유한국당 경기지사 후보와 원희룡 무소속 제주지사 후보의 노 전 대통령에 대한 호평도 눈길을 끌었다. 남 후보는 노 전 대통령이 2005년 다수당인 한나라당에 제안한 대연정과 관련해 "우리 정치사에 '연정'이란 상생의 가치를 개척한 혜안을 높이 평가한다"며 "진보의 가치와 정책도 좋다면 보수는 배우고 실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원 후보는 "제가 정치를 하는 동안 가장 부끄럽고 후회스러운 하나는 지난 2004년 노 전 대통령의 탄핵 때 당론주의에 매몰돼 찬성표를 던진 것"이라며 "노 전 대통령과 비록 당은 달리했지만 노무현의 정신을 실현하는 길에 저도 뜻을 함께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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