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새벽 2시]박주민 "차라리 가위바위보하자"…30분만에 민주당 또 후퇴

[the300]2층 회의장 막은 한국당, 사개특위 회의 여전히 못 열려

김하늬 기자, 김평화 기자, 이재원 기자, 백지수 기자 l 2019.04.26 02:21
김성태 자유한국당 전 원내대표(왼쪽)가 26일 새벽 1시20분쯤, 사법개혁특별위원회 회의장에 입장하려는 이상민 위원장 등을 가로막고 있다/ 사진=김하늬 기자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처리 시한을 넘긴 26일 새벽 1시 15분. 

이상민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 위원장과 박주민·백혜련·박범계·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 본청 2층 특별위원회제5회의실로 재차 향했다. 전체회의를 열고 여야4당이 합의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검경수사권 조정법안의 패스트트랙을 지정하겠다는 의지에서다.

그러나 이양수·김태흠 자유한국당 의원과 보좌진들이 스크럼을 짜고 복도를 가로막으며 30여분간 대치상황이 이어졌다.

휠체어에 의존한 이 위원장이 "길좀 터주세요. 회의하게 해주세요"라고 호소하자 이만희·김태흠 의원은 "왜 아프신 분을 맨 앞으로 모시고 왔냐"면서도 "그럴 수 없다"고 완강하게 거부했다.

모습을 드러낸 김성태 자유한국당 전 원내대표는 이 위원장을 껴안으며 그만해달라고 속삭이기도 했다. 이 위원장이 "길좀 터주라. 회의하자"고 말하자 김 전 원내대표는 대답 없이 고개만 가로저었다.
이양슈 자유한국당 의원을 비롯한 보좌진이 26일 새벽 1시20분쯤, 사법개혁특별위원회 회의장에 입장하려는 이상민 위원장과 민주당 의원들을 가로막고 있다/ 사진=김하늬 기자


대치가 길어지자 표창원 민주당 의원은 "여러분들은 지금 불법을 저지르고 계십니다"며 저지하는 한국당 의원과 보좌진들에 경고의 말을 날리자 이양수 의원은 "(민주당 의원들은) 사진 찍으러 왔으면 다 찍고 빨리 가라"고 말하기도 했다.

백혜련 민주당 의원은 "(회의장) 문 앞까지만이라도 가봅시다"라고 말했다. 박주민 의원은 "차라리 가위바위보 해서 진 사람이 한발씩 물러나기 하자"고 말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그쪽에서 (강행)의지를 보여준 만큼 우리도 (저지) 의지를 보여주고 있는거다"며 "이렇게 서있을 수밖에 없다"고 통로를 막았다.

30여분간의 팽팽한 대치 끝에 이 위원장을 비롯한 민주당 의원들은 발길을 돌렸다.

이날 사개특위 회의 등이 열리지 못하면서 결국 패스트트랙 지정이 당초 설정한 처리 시한인 25일을 넘겼다. 한국당이 의원과 보좌진 '총동원령'을 내리며 2012년 국회선진화법이 도입된 후 7년 만에 수백명씩 뒤엉키는 몸싸움이 국회에서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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