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선미, "세월호 구조보다 의전 우선한 소방"

'소방방재청, 배에서 먼 팽목항으로 구조자 이송지 변경 요구' 주장

박경담 기자 l 2014.05.14 11:54
새정치민주연합 진선미 의원/뉴스1


월호 침몰 당시 소방방재청이 사고현장 구조보다 고위 공직자들의 의전을 먼저 챙기느라 구조활동이 방해받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새정치민주연합 진선미 의원은 14일 열린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현안보고 자리에서 소방 119 상황실과 해양경찰청 사이의 통화 녹취록을 공개하며 "(소방은) 보건복지부와 중앙부처 간부들이 팽목항이 집결하기 때문에 당장 구조가 급한 해경 상황실에 전화를 계속해 이미 구조한 구조자를 배에서 가장 가까운 서거차도가 아닌 팽목항으로 옮기도록 강요했다"고 밝혔다.

진 의원이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세월호가 침몰하고 있을 당시 119 상황실 팀장은 "보건복지부랑 중앙부처에서 지금 내려오고 있다는데 서거차도는 섬이라서 못가잖아요. 팽목항으로 중앙부처 온다는데 어떻게 하죠?"라며 구조자를 팽목항으로 데려올 것을 목포 해경에 요구했다.

목포 해경 측이 "높으신 분이 서거차도로 오든 팽목으로 오든 저희들은 모르겠고, 우린 한사람이라도 구조하는 게 우선 아닙니까"라고 답하자 119 상황실은 상위 부서인 서해지방경찰청으로 다시 전화를 걸었다.

상황실은 "중앙정부에서 집결해 팽목항에 대기하고 있는데 서거차도에서 다른 데로 가버리면 다 붕 뜨게 된다"며 "서거차도에서 환자를 싣고 어디로 나올 것이며 방법이나 시간이 굉장히 중요하단 말이예요"라며 구조자의 이송지 변경을 재차 촉구했다.

해경에서 "구조가 우선이고 무조건 한사람이라도 바다에 있는 사람을 옮겨야 한다"며 선구조 입장을 강조했지만 상황실은 "중앙부처에서 전부다 팽목항으로 집결중인데 서거차도에 그대로 있으면 다 발목이 묶인 상태가 되지 않습니까"라고 말하기도 했다.

진 의원은 "소방직원들의 과잉 충성이 빚어낸 의전인지, 전남 소방본부장이 요구가 있었던 것인지 중앙의 지시가 있었는지 조사해야 한다"며 "1분 1초가 시급한 상황에서 결과적으로 해경의 구조를 방해한 것이기 때문에 소방당국 차원의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소방방재청은 "당시 팽목항으로 집결하던 중앙차원의 사람들은 보건복지부의 재난의료지원팀과 중앙구조본부 구조팀으로 긴급구조지원과 관련된 사람들이라 의전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며 "사고현장에서 가장 가까운 육지이고 환자응급처치와 헬기이송에 적합한 팽목항으로 구조자를 이송할 필요성이 있어 해경에 통보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