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화, 국회개혁 '박형준 카드'...청와대에 관철 '뚝심'

[the300]박 내정자 "공감대 얻으면서 개혁추진"

김성휘 기자 l 2014.07.02 17:35
박형준 국회사무총장 내정자

신임 국회사무총장(장관급)에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박형준 전 의원이 내정됐다. 박 내정자는 이명박정부 핵심 인사지만 박근혜정부 요직에 기용돼 눈에 띈다. 정의화 국회의장의 전폭적인 신임 덕분이다. 박 내정자는 취임과 함께 국회개혁의 밑그림을 그릴 전망이어서 관심이 쏠린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2일 "새로운 대한민국 건설은 새로운 국회에서 출발한다"며 "의장으로서 국회의 혁신적 변화와 화합, 소통을 소중한 가치로 여기며 이를 추진하기 위해 박 내정자가 적임자"라고 밝혔다. 아울러 "박 내정자는 국회 의정활동과 청와대 국정과제 추진경험, 학자로서 전문성을 갖추고 여야와 계파를 떠나 인품과 능력을 인정받는 분"이라고 말했다.

이번 '박형준 카드'는 무산될 수도 있었다. 청와대는 정무직인 국회사무총장에 당초 박 내정자가 아닌 다른 인물을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일각에선 박 내정자 복귀에 대한 반발도 나왔다. 박 내정자는 대선이 있던 2007년 한나라당 경선 당시 이명박 후보 측 경선룰 협상대표로 나섰다. 청와대 정무수석·사회통합특보도 지냈다. 이명박정부 핵심으로 활약했다는 사실은 큰 자산인 동시에 극복과제라는 걸 새삼 확인했다. 

정의화 의장은 그러나 의장과 호흡이 맞는 사무총장이 필요하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이를 관철시켰다. 정 의장은 "박 내정자는 저와 20년지기"라며 "국회의원이 되기 전부터 NGO(비정부기구) 활동과 영호남 화합 활동을 해왔다"고 강조했다.

박 내정자에겐 국회개혁을 실천해야 하는 숙제가 적잖다. 국회운영은 표면적으론 여야 몫이지만 사무처가 무대 뒤에서 수행하는 지원역할이 반드시 필요하다. 정 의장은 구체적으로 국회 각 상임위는 물론이고 예산정책처·입법조사처 등이 여야 의정활동을 보다 적극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각 기관별 자체 보고서보다는 국회의원들의 법률안 수요조사나 법률 제·개정 검토요구에 역량을 투입해야 한다고도 제시했다. 

사무처의 입법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인사와 예산, 조직 면에서 변화가 필요할 수 있다. 정치적인 우려를 뚫고 사무총장에 내정된만큼 소통도 중요한 과제다.

박 내정자는 머니투데이와 통화에서 "절차를 남겨두고 있어 조심스럽다"며 "국회대변인실을 통해 밝혔듯 국회의장과 국회의원 여러분을 충실하게 뒷받침해 생산적인 국회, 일하는 국회를 만들어 가는 데 역량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국회의장이 바라시는 국회개혁을 충실히 이행할 것"이라며 "(국회 구성원들의) 공감대를 얻으면서 추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박 내정자는 조만간 국회 본회의 표결로 임명이 확정되면 집무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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