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원내대표에 '비박' 유승민, 여권 변화 바람(종합)

[the300]'친박' 이주영 의원에 낙승…당청관계, 정책기조 변화 불가피

박용규 배소진 오세중 기자 l 2015.02.02 18:44
유승민 새누리당 신임 원내대표와 원유철 정책위의장이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15.2.2/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새누리당 새 원내대표에 '개혁'을 기치로 내 건 3선의 유승민 의원이 선출됐다. 당 대표에 이어 원내대표까지 비박(비 박근혜)이 포진하면서 '당청' 관계와 여권의 정책 기조, 여야 관계 등에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2일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원내대표-정책위의장 경선에서 유승민-원유철 의원 조가 85표를 얻어 64표에 그친 이주영-홍문종 의원 조에 19표차로 승리했다. 유 의원과 짝을 이뤄 정책위의장이 된 원 의원은 4선의 중진으로 외교안부 분야에 강점을 갖고 있다.

새누리당 소속 의원 158명 중 149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김무성 대표와 전 원내대표 자격으로 이임 인사차 들린 이완구 총리 후보자는 중립 의지를 보이는 차원에서 표결에는 불참했다. 

이번 경선은 지난달 23일 이완구 원내대표가 신임 총리 후보로 지명되면서 당초 5월에 예정됐던 일정이 당겨져 치러졌다.

지난해 부터 일찌감치 원내대표 출마를 준비했던 유 의원에 해양수산부 장관으로서 세월호 사태 수습 과정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이주영 의원이 가세하면 치열한 승부를 펼쳤다. 두 후보측이 박빙의 승부를 펼치면서 적은 표 차이로 승부가 갈릴 것으로 봤지만 결과적으로 격차가 예상보다 컸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크게 하락하면서 변화를 원하는 당내 기류가 승부를 갈랐다는 평가다. 비박계로 분류되는 유 의원은 '당 중심'과 '변화'를, 친박(친 박근혜) 진영의 이 의원은 당청간 '결속과 화합'을 강조해왔다.

유 의원은 당선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새누리당이 어렵게 사는 서민에게 진심으로 다가가는 당이 돼야 한다고 생각해 왔다"며 "말만 해선 안 될 테니 정기국회에 입법과 예산 등 (관련 정책을) 행동으로 옮겨서 국민들이 믿을 수 있도록 만들어보겠다는 소망"이라고 말했다.

야당은 "박근혜 대통령의 불통과 독단에 경고음을 울린 것"이라며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유기홍 새정치민주연합 수석대변인은 "민생 살피는 국회, 박근혜 정부의 실정을 바로잡는 국회를 만들기 위해 유승민 원내대표와 함께 적극 협조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당청 관계에 더욱 신경을 쓰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어제 정책조정협의회를 시작하기로 했는데 오늘 원내 지도부가 선출되면 당정청 협의를 통해 정책을 잘 조율해 국민에게 염려를 끼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3일 조윤선 정무수석은 보내 새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 취임을 축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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