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시존치 vs 로스쿨체제 유지···누가 어떤 논리로?

[the300][런치리포트-힘 얻는 사시존치론②]

유동주 기자 l 2015.07.29 05:52

 


 

지난 6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사법시험 존치위한 국민대토론회에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의원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 사진 = 뉴스1

 

◇ 사시 존치, 누가 주장하나


사시 존치측의 `로스쿨 폐지, 사시 부활`주장은 로스쿨 출범 초기부터 수 년간 계속됐다.  로스쿨측은 개원 이후 6년이 흘렀고 사시 폐지는 이미 정책적으로 결정돼 있는 상황이어서 가만히 둬도 바뀌지 않을 것으로 여겼다.
 

그러나 폐지시한이 다가오면서 사시를 로스쿨과 병행해서 갈 수 있도록 `경제적 약자의 도전 통로`를 최소한 일부라도 터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사시 존치론'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나승철 서울지방변호사회 전 회장을 중심으로 한 소위 `청년변호사`(사시출신 젊은 변호사; 변협 기준 40세이하 혹은 5년차이하)들은 지난 2009년 로스쿨 개원 직후부터 `로스쿨 반대`운동에 앞장섰다.

 

지난 2011년엔 로스쿨 졸업 예정자 중 성적 우수자를 검사로 바로 임용하겠다는 법무부의 방침에 반발해 사법연수원 42기생 974명 중 절반 이상이 연수원 입소식을 거부하는 사태가 사법연수원 개원이래 처음 벌어지기도 했다.

 

사시 존치측은 크게 기존 변호사업계, 특히 대한변호사협회와 서울지회를 중심으로 이뤄져 있다. 여기에 관악구 대학동(옛 신림동)의 상인들과 주민들  그리고 사시준비생들이 주를 이룬다.

 

변협은 90년대 초 YS정부에서 로스쿨이 논의될 때부터 강하게 반대해 왔다. 변호사업계가 어렵기 때문에 배출인원을 제한 해야 한다는 입장이 깔려 있다. 참여 정부에서 로스쿨제도가 도입되고 이후 2009년 개원직후까지도 변협은 `로스쿨대책위원회`를 만들어 `反(반)로스쿨`에 앞장 섰다.


올 1월 당선된 현재의 하창우 변협 회장은 물론이고 그 전 회장들도 대부분 사시 유지 혹은 사시 존치 공약으로 당선됐다.

 

2012년 로스쿨 1기가 배출됐고 그들이 `의무가입`조항에 따라 변협 회원으로 흡수됐음에도 직후인 2013년 1월 변협 회장선거에선 로스쿨에 적대적인 공약이 쏟아졌다. 변호사의 절반이 몰려 있는 서울지역변호사회의 역대 최연소 회장으로 선출된 30대 중반의 5년차 나승철 변호사도 로스쿨 반대운동 경력으로 이른바 '(사시 출신)청년변호사'`들의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이후 서울지회는 `사시 존치`활동의 메카가 돼 `사시 존치`이슈를 정치권에 지속적으로 제기하는 발판을 마련한다.


사시 존치측은 로스쿨의 `비싼 학비`가 계급간 이동을 막는 다며 `개천에서 용나던 시대`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연단위로 사립의 경우 2000만원에 달하는 비싼 학비와 3년간 생활비로 1억이상의 비용이 소요되는 `비싼` 법조인 양성제도라는 논리다.


그외에도 로스쿨 학사 운영이 비정상적이고 결국 `고시학원화`돼 가는 모습을 비판한다. 다양한 배경의 입학생들을 받아 글로벌한 환경에 적응하는 변호사를 만들겠다는 애초 취지가 무색해 졌다는 비판이다.


변호사 시험이 4회째를 맞으면서 시험이 애초의 `자격시험화`라는 취지에 맞지 않게 점차 과거의 사법시험처럼 어렵고 떨어뜨리는 시험으로 변질돼 간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 로스쿨체제 유지, 누가 주장하는가

 

로스쿨은 개원 7년차, 졸업생 배출은 4년차에 불과하다. 따라서 일반 국민들은 로스쿨 제도에 익숙하지 않다. 로스쿨 관계자들은 이때문에 적지 않은 오해들이 있다고 주장한다.

 

로스쿨은 학비가 `절대적` 금액으로 보면 비싸지만 `실질적` 비용을 따지면 사시도 만만치 않다고 반박한다. 로스쿨들의 모임인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법전협) 자료에 따르면 사시준비에는 평균 4.8년이 소요되고 생활비를 포함해 8000만원이상이 든다. 로스쿨은 3년제이고 학기당 500만원(국립)에서 1000만원(사립)수준의 학비가 든다. 6학기 3000만원에서 6000만원의 학비가 든다. 여기에 기숙사 비용 등 생활비를 합하면 대략 6000만원에서 9000만원이 든다.

 

로스쿨측은 장학금제도가 잘 마련돼 있어 총 등록금액 기준 장학금 지급액이 37.6%에 달한다고 설명한다. 실등록금은 62.4% 라는 얘기다. 따라서 장학금을 감안하면 1인당 연간 학비가 국공립은 730만원, 사립은 1189만원이란 주장이다.

 

사시와의 비교에서도 비용이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사시는 응시자 대비 합격률이 2.94% 에 불과해 5년 가까운 시간을 들이고 8000만원을 쓴다해도 합격하기가 쉽지 않다. 반면 로스쿨은 입학생 2000명 기준 75% 인 1500명 수준의 변호사시험 합격자를 선정한다는 논리다.


로스쿨측은 로스쿨에 `부자`만 다닌다는 것은 지나친 왜곡이며 로스쿨 학생의 40% 가까이가 저리의 정부보조 학자금대출을 이용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로스쿨제도 정착을 위해 `사시 폐지` 는 예정대로 가야한다는 게 로스쿨측 입장이다. 로스쿨측은 안정적으로 로스쿨 제도가 성장하기 위해선 그동안 개원이후 드러난 문제점들은 점진적으로 개선할 수 있도록 지켜봐달란 입장이다.

 

대표적으로 장학금제도를 전면 개선해 아이비리그 방식으로 성적장학금을 최소화하거나 없애고, 경제적 약자에게 생활비까지 충분히 지급하는 방식으로 `소득기준의 `가사장학금`을 대폭 늘리는 방식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비싼 학비`문제는 장학금 구조개선으로 풀 수 있다는 논리다. 실제 특별전형(경제적 약자 및 장애인 등) 입학생이 성적기준에 미치지 못해 장학금이 끊겨 자퇴로 이어지는 등 일부 학교에서 문제가 발생했지만 장학금 개선으로 해결하겠다는 얘기다.

 

 또 충분히 학비를 내면서 다닐 수 있는 학생들도 성적장학금을 받는 경우를 시정하기 위해  서울대와 이화여대를 중심으로 소득기준의 장학금을 강화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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