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광복절 기점 표준시 30분 늦춰... 남북간 30분 시차 발생

[the300]통일부 "개성공단 입출경, 부대비용 발생...동질성 회복에도 지장"

오세중 기자 l 2015.08.07 12:09
중국 단동에서 바라본 북한 신의주에서 주민들이 여가를 보내고 있다./사진=이기범


북한은 "일본 제국주의자들이 우리나라 표준시를 빼앗았다"며 광복 70주년을 맞는 오는 15일부터 표준시간을 기존에 사용하던 동경시보다 30분 늦춰 사용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남한과 북한 사이에는 30분의 시차가 발생하게 됐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7일 "동경 127도 30분을 기준으로 하는 시간(현재 시간보다 30분 늦은 시간)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표준시간으로 정하고 이를 평양시간으로 명명한다"고 밝혔다.
 
중앙통신은 "평양시간은 8월15일부터 적용한다"면서 "이는 지난 5일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정령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과 북은 일제 강점기 이후 동경 135도를 기준으로 하는 표준시인 동경시를 써왔다. 
남한은 1908년 동경 127.5도를 표준시로 정했다가 일제 강점기 이후 몇 번의 변경을 거쳤고 1961년 8월 지금의 동경 135도로 바뀌었다.
 
그동안 남한에서도 표준시 변경에 대한 목소리가 있었지만 사회경제적 비용과 주한미군의 군사작전 등을 이유로 현재까지 동경시를 사용해왔다. 

이번 북한의 표준시 변경은 광복 70주년을 맞아 일제 강점기의 잔재를 털어내겠다는 의미를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앙통신은 "간악한 일본 제국주의자들은 삼천리 강토를 무참히 짓밟고 전대미문의 조선민족 말살정책을 일삼으면서 우리나라의 표준시간까지 빼앗는 천추에 용서 못할 범죄행위를 감행했다"고 표준시 변경 취지를 설명했다.
남북간 시차가 발생하면서 개성공단 입출경 등의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표준시 변경으로 개성공단 출입경 등 남북교류 등에 약간의 지장이 초래될 것 같다"며 "장기적으로는 남북통합, 표준통합, 남북동질성 회복 등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 대변인은 또 "국제적으로 표준시는 인접한 국가의 자오선을 쓰게 돼 있다"며 "우리는 중국 쪽(120도)과 동경 쪽(135도)의 중간에 있다 보니 일반적인 국제적 관례에 따라 동쪽을 쓰고 있으며, 그것이 실용적인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광 절약과 낮 시간을 활용하는 측면에서 대개 오른쪽을 쓰게 게 맞다고 본다"며 "일제잔재 측면이 아니고 국제적 관례와 실용성을 고려해 135도를 기준으로 하는 표준시를 썼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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