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정부비판 작품 배제…예술위 정치검열 논란
[the300]유기홍 새정치연합 의원 "블랙리스트 있다…제대로 답해라"
김유진, 박광범 기자 l 2015.09.18 13:50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문화예술위원회(예술위)가 예술 작품 지원 사업에서 정치 검열을 했다는 논란이 지난 11일 문체부 국정감사에 이어 재차 제기됐다. 18일 열린 국정감사에서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유기홍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올 초 연극 '안산순례길'이 세월호 관련 내용이고 연출가가 정치적이라는 이유로 지원사업에서 배제됐다"고 주장했다. /사진=뉴스1 |
"'안산순례길'(세월호 관련 연극)이 왜 탈락했는지, '위'가 어디인지, 블랙리스트가 있는지 명확히 답해라."(유기홍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유기홍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올해 초 예술위는 29건 작품에 총 6억원을 지원하는 사업에서 1차 선정된 '안산순례길'이라는 작품을 세월호 관련 내용이고 연출가가 정치적이라는 이유로 빼 달라고 심사위원에게 요구했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예술위 책임심의위원인 L씨의 증언을 증거자료로 제시했다. L씨의 증언 녹취록에는 "(예술위 직원이) 세월호였고, 연출가가 누구고, 그래서 안 된다고 위에서 이야기가 나왔다고 했다. 밥을 먹으러 가서 몇몇 리스트가 있다는 얘기를 조심스럽게 하더라."라는 내용이 담겨있다.
유 의원은 "심지어 해당 연극의 연출가는 사상이 불손하다거나 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사람"이라며 "단지 실험적인 연극을 하는 사람인데, 그를 정치적이라고 판단하는 것도 너무 주관적인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유인태 새정치연합 의원도 "블랙리스트가 있다. 장관의 답변은 옹색한 말이고, 그간 5공때도 이런 일은 없었다. 그동안은 심의위원 선택에 따라 100% 지원됐다."는 내용의 심의위원 녹취록을 공개하며 예술위를 비판했다.
문제제기에 대해 박명진 한국문화예술위원장이 모르쇠로 일관하며 의원들의 언성은 더 높아졌다. 박 위원장은 "부임한 지 3개월 밖에 되지 않아서 잘 모른다"거나 "저는 잘 모르지만 직원들에게 들은 바에 의하면"이라며 책임있는 답변을 회피했다.
또 "직원들이 자기들 의견으로 얘기하면 힘이 실릴 것 같지 않아 '위'라고 얘기한 것"이라며 "녹취록 속에서 저를 '위'라고 언급한 심의위원들도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다"라고 말했다.
앞서 예술위는 보도자료를 통해 "예술위 직원은 실무자로서 우리 의견을 제시했을 뿐 심의에 개입한 것은 아니다"라며 "사회적 논란 예방 등 사업 추진에 있어서 일반적인 유의사항을 지시한 것"이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박 위원장의 태도에 대해 김태년 새정치연합 의원은 "직원들이 한 일을 전달하러 온 게 아니라 기관장으로서 온 것"이라며 "기관장으로서 소상히 파악해서 전체 입장을 대변해라"고 호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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