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형이기에 망정이지…' KTX 폭탄 배송 무사 통과

[the300][2015 국감]황영철 의원, 모의폭탄 배송 실험…서울-포항 왕복 무사통과

지영호 기자 l 2015.09.22 10:35
모형 폭탄 이미지./사진=황영철 의원실

#. 지난 4일 황영철 의원실 관계자는 서울역에서 KTX특배송서비스로 1개의 수하물을 포항으로 발송했다. 수하물 내에는 35cm, 가로 15cm 크기의 모형폭탄이 들어있었다. X-레이 검색대를 통해 투시된 모형폭탄의 영상이 실제 폭과 흡해, 검색이 제대로 이뤄진다면 손쉽게 발견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러나 이 수하은 아무런 제지 없이 무사 통과해 포항역에 도착했다. 7일 포항역에서 서울역으 똑같은 방식으로 배송했지만 마찬가지였다.

코레일네트웍스가 운영하고 있는 KTX특송을 통해서 폭탄·위험물 등의 배송도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황영철 새누리당 의원은 22일 KTX특송을 통한 모의폭탄 배송 실험 결과를 발표하고 하루 수백만명이 이용하는 KTX의 검수시스템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KTX특송을 통해 모형폭탄 배송이 가능한 이유는 제대로 된 검색시설이 없어서다. 탐지견 순찰과 CCTV 설치는 되어있지만 X-레이 검색대는 운영하지 않고 있다.

느슨한 검색이 이뤄지다보니 KTX특송은 마약 배송 통로로 활용되고 있다. 김태원 새누리당 의원이 이날 밝힌 자료에 따르면 2012년부터 올해 8월까지 KTX특송을 이용해 마약을 운반하다 적발된 경우는 모두 8건이다. 지난 8월에는 26억원어치 마약이 이런 경로로 배송되기도 했다.

지적이 이어지자 KTX특송은 월 1~2회 실시했던 탐지견 순찰을 3~4회로 늘리고, CCTV를 확대 설치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 그러나 코레일네트웍스는 X-레이 검색대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도입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국회 X-레이 검색대를 통과한 사진

반면 황영철 의원실은 지난 2일 같은 방식으로 X-레이 검색대가 설치된 국회 본청에서 실험하기도 했다. 검색대 보안요원에게 사전에 통보하고 검색대를 통과했는데, 중앙관리를 맡는 부서에서 폭발물로 인지해 작은 소란이 일기도 했다.

황영철 의원은 "폭탄·위험물 등이 아무런 제약 없이 수백만이 이용하는 KTX를 통해 배송된 것은 KTX특송 검수시스템이 얼마나 취약한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마약뿐만 아니라 테러의 위험에도 쉽게 노출될 수 있어 X-레이 검색대를 설치해 확인 절차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KTX특송은 사업이 시작된 2005년 6만2225건을 배송하고 4억1000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나, 10년만인 지난해 배송건수는 5.7배 증가한 35만7329건, 매출은 7.6배 증가한 31억원을 올려 코레일네트웍스의 대표 서비스로 성장해 있다.


황영철 의원실 관계자가 KTX특송을 이용해 모의폭탄을 배송한 증명서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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