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반기문 총장과 비공개 뉴욕 회동…대선 논의?

[the300] 靑 "뉴욕 방문 기간 중 반기문 총장과 공식·비공식으로 여러차례 만날 것"

이상배 기자 l 2015.09.24 11:24

박근혜 대통령/ 사진=청와대


박근혜 대통령이 25∼2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방문 중 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과 비공개 회동을 포함해 수차례 만남을 갖기로 함에 따라 둘 사이에 어떤 이야기가 오갈 지 관심이 모아진다. 내년말 임기를 마치는 반 총장의 거취를 놓고 2017년말 대선에 대한 논의가 있을지 주목된다. 

24일 청와대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28일 하루에만 유엔 총회 기조연설, 반 총장 주최 오찬,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반 총장이 공동 주재하는 유엔 평화활동 정상회의 참석 등 3차례 반 총장과 공개적인 만남을 갖는다. 박 대통령은 이밖에 비공개적인 자리에서도 반 총장을 만날 예정이다.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박 대통령은 뉴욕 방문 기간 중 반 총장과 공식·비공식으로 여러차례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단독으로 식사 자리를 가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관심은 박 대통령과 반 총장이 비공개 석상에서 어떤 대화를 나눌 지다. 비공개 만남에서 박 대통령은 북한의 도발 억제를 위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등 유엔 차원의 적극적인 대응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다음달 10일 조선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일을 앞두고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위협이 고조되고, 4차 핵실험 가능성까지 대두되고 있다는 점에서다. 또 박 대통령은 북핵 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통일 등을 위한 국제사회의 협조를 끌어내는 데 나서줄 것을 반 총장에게 당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내년 12월31일로 임기를 마치는 반 총장의 이후 거취 문제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박 대통령으로선 반 총장이 퇴임 후 고국으로 돌아와 공직에서 추가로 봉사할 뜻이 있는지 등에 대한 의중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반 총장은 그동안 정치권에서 꾸준히 대선주자로 거론돼 왔다. 지난 5월 반 총장이 인천 세계교육포럼 기자회견에서 "여론조사에서 (대선후보에) 저를 포함시키시지 않았으면 한다"는 입장을 밝히기 전까지 각종 여론조사에서 반 총장은 대선주자 지지도 1위를 차지했다.

유엔 사무총장, 외교통상부 장관 등의 경력은 앞으로 통일 국면 등에서 주변국 간의 이해를 조정하며 안보위험을 관리하는 데 있어 최상의 조건이다. 또 대선의 '캐스팅보터'인 충청권 출신일 뿐 아니라 퇴임 후 대선까지 남은 기간이 1년으로 '지명도'와 '신선도'를 유지하는 데 적합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때문에 반 총장을 놓고 한때 친박계의 '대선주자 영입설'이 나돌기도 했다.

한편 박 대통령이 이번 뉴욕 방문 중 일본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양자회동이 추진되고 있다는 일부 외신 보도에 대해 청와대는 "금시초문"이라고 밝혔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로부터 이에 대한 질문을 받고 "알고 있는 범위 내에서는 처음 듣는 이야기"라며 이 같이 말했다.

박 대통령은 26일 유엔 개발정상회의 본회의에서 기조연설을 한 뒤 같은 날 부대행사로 우리나라와 유엔개발계획(UNDP) 및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공동 주최하는 '새마을운동 고위급 특별행사', '글로벌교육우선구상'(GEFI) 고위급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날 석학들과의 만찬도 예정돼 있다.

27일에는 미첼 바첼렛(Michelle Bachelet) 칠레 대통령과 함께 유엔 개발정상회의 상호대화(Interactive Dialogue) 세션을 공동 주재한다. 또 기후변화 주요국 정상 오찬회의에 참석, 올해말 프랑스 파리에서 열릴 '제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에서의 성공적인 신기후체제 도출을 위한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이어 파키스탄, 덴마크와 차례로 양자 정상회담을 가진다.

박 대통령은 28일 유엔 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창설 70주년을 맞은 유엔의 성과 및 향후 방향과 올해 총회 주요 의제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표명할 예정이다. 직후엔 반 총장 주최 오찬에 참석한다. 또 같은 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반 총장이 공동 주재하는 유엔 평화활동 정상회의에도 참여한다. 이어 주뉴욕 한국문화원을 방문해 국가브랜드 전시와 K-컬처(K-Culture) 체험관 개관 행사 등에 참석한다.

박 대통령은 이번 방미 기간 중 뉴욕 소재 주요 연구기관 대표들과의 간담회도 가질 계획이다. 28일 밤 뉴욕을 출발하는 박 대통령은 30일 오전 서울에 도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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