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기업 회장단 "한국에서 기업할 수 있게 해달라"

[the300]

남영희 기자 l 2015.11.03 11:24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새누리당당 중소기업·소상공인특별위원회 중견기업 간담회에서 김무성 대표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대화하고 있다. 2015.11.3/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중견기업 회장들이 입을 모아 "한국에서 기업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3일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새누리당 중소기업·소상공인 특별위원회 중견기업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정병기 계양정밀 회장은 "'자본에는 조국이 없다'는 말이 있다"며 "좋은 환경이 아닌 곳에서 어떻게 기업을 할 수 있느냐. 다른 나라가 아닌 한국에서 사업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중견기업 회장들은 중견기업의 성장력 제고를 위해 △중견기업 규정 법령 재정비 △근로시간 등 노동문제 해소 △'원샷법' 등 기업지원법 통과 △R&D자금 지원 등을 요구했다.


특히 중소기업과 중견기업으로 나눈 구분이 아직 성장단계에 있는 중견기업 및 예비 중견기업에게 오히려 장애물이 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강호갑 중견기업연합회장은 "이 자리에 중견기업 한다고 앉아 있는 사람들은 다 바보들"이라면서 "기업을 쪼개 중소기업 여러개로 만드는 편법이 있다. 그러면 중소기업이 누리는 혜택을 중견규모의 기업도 그대로 누릴 수 있다"며 중견기업에 대한 역차별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런데도 우리가 중견규모로 기업을 운영하는 건 사명감 때문이다. 사명감 갖고 일하는 우리에게 격려와 인정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곽재선 KG그룹 회장도 중소·중견기업을 규정하는 법령을 재정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소기업을 보호하는 법 조항이 포지티브 형식으로 돼 있는데 이걸 네거티브로 바꿔달라"면서 "대기업은 법적으로 분명하게 정해져 있으니 중소기업을 보호한다고 법에서 제한하지 말고 대기업을 지원에서 배제한다고 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관섭 산업부 차관은 "사실은 중견기업에 대해서 과거에 비해 이번 정부에 들어서 혜택을 늘려나가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대기업을 배제하는 네거티브 방식은 상대적으로 영세한 중소기업에 혜택이 줄어든다는 의견도 있어서 더 논의가 필요하다"고 선을 그었다.


임금피크제·직능급제·노동시간 문제 등 노동현안에 대한 얘기도 나왔다.


정병기 계양정밀 회장은 "어제 언론에 OECD 국가 중 우리나라가 제일 일을 많이 한다고 보도됐다. 마치 산업계가 노동계를 착취한다는 이미지를 주는 보도"라고 불만을 표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가 산업화가 된건 고작 40년이다. 산업화의 역사가 긴 다른 선진국과는 다르다"며 "신발 벗고 따라가는게 아니라 양말까지 벗고 따라가도 벅차다. 더 열심히 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산업 현장의 여러 문제를 알기 때문에 대통령께서 노동개혁을 갖고 오시고 당에서 총력을 다하는 거다"라면서 "이거 안하면 당의 미래가 없다는 걸 매일 회의 때마다 얘기한다. 여기 계신 분들도 이거 안하면 우리 죽는다는 생각으로 야당에 여론으로 압력 넣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는 이정현 새누리당 중소기업·소상공인 특별위원장을 비롯해 김무성 대표, 김정훈 정책위의장, 강석훈 기획재정위원회 정조위원장, 이진복 산업위원회 정조위원장, 김학용 비서실장, 김영우 수석 대변인 외 6명의 특위 위원이 참석했다.


정부 측에서는 이관섭 산업통상자원부 차관, 고영선 고용노동부 차관, 정연만 환경부 차관, 정은보 기획재정부 차관보, 고승범 금융위원회 사무처장, 한정화 중소기업청 청장 등이 출석했다. 이외에 중견기업계 대표 11명, 관련단체 연구원 및 학회장 2명이 머리를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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