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남 "농협, 스마트OTP 발급 140억 예산 낭비"

[the300] "동일한 기능 NH안심보안카드 중복 발급"

박다해 기자 l 2015.11.11 16:21
지난달 5일 오전 경기도 과천시 한국마사회에서 열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한국마사회 국정감사에서 새정치민주연합 김승남 의원이 현명관 회장에게 질의하고 있다./사진=뉴스1


농협은행이 본인인증 수단인 'NH안심보안카드'가 보급되기도 전에 동일한 기능을 가진 '스마트OTP카드'를 추가로 발급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140억원 가까운 예산 낭비가 초래될 것이란 지적이 제기됐다.

11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김승남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이번달 27일까지 스마트OTP 카드를 별도로 발급하기 위해 업체를 선정하고 관련 시스템 구축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은 지난달 6일 농협국정감사에서도 "농협은행 스마트금융부가 지난해부터 추진한 NH안심보안카드와 올해 도입하려는 스마트OTP카드가 동일한 기능을 지니고 있음에도 중복된 카드를 발급하고 있다"며 "예산 낭비와 고객불편을 초래하니 재검토해달라"고 촉구한 바 있다.

농협은행과 상호금융은 지난해 12월 텔레뱅킹사고 이후 금융사고 위험이 높은 일반보안카드를 NH안심보안카드로 교체 발급하고 있다. 또 최근까지 총 65만장을 납품계약하고 약 17만장을 무료 배포했다. 농협 측은 금융사고의 위험에 대비하고자 일반보안카드 사용고객 100만명에게 11월30일까지 NH안심보안카드를 무료로 제공한다고 밝힌 상황이다.

김 의원에 따르면 현재 일반보안카드를 사용하는 농협고객이 670만명 정도로 NH안심보안카드가 1장당 2080원임을 감안하면 최초 1회만 교환해도 140억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된단 설명이다.

자료=김승남 의원실


김 의원은 "농협이 NH안심보안카드에 대한 홍보전략을 추진하면서도 스마트OTP 카드를 별도로 발급하기 위해 업체를 선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기존 OTP 방식이 이미 해킹에 노출돼 다른 은행들도 칩규격에 대한 금융결제원의 새로운 표준안이 나오길 기다리는 상황이다. 금융결제원은 사고 위험 때문에 기존 방식의 스마트OTP 칩규격 검증은 하지 않고 있다.

김 의원 측은 "기존의 OTP로 발생하는 사고는 책임지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OTP위원회에 참여하는 농협은 이미 기술적 문제점과 사고위험을 알고 있으면서도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농협은 NFC 기능을 갖춘 NH안심보안카드를 이미 갖추고 있고 NH안심보안카드에 OTP를 탑재할 수 있는 특허까지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별도의 OTP카드를 발급할 예정"이라고 지적했다. 

자료=김승남 의원실


김 의원은 "농협이 11월 말까지 NH안심보안카드 100만장을 무료 배포한다고 하면서 스마트OTP카드 발급을 별도로 추진하는 것은 배임행위일 뿐만 아니라 고객의 편의는 전혀 고려하지 않는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라며 "농협은행은 금융IT 전문인력을 재배치하여 고객편의 증진과 예산낭비를 막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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