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뭉친 상도동·동교동계…"통합과 지역주의 청산 위해 역할할 것"

[the300]상도동·동교동계 모태 민추협…YS 서거 계기로 재조명

박경담 기자 l 2015.11.30 16:33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민주화추진협의회(민추협) 송년모임에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왼쪽부터), 민추협 공동이사장을 맡고 있는 김덕룡 전 의원, 권노갑 전 의원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만세삼창을 하고 있다. 올해로 출범 31년을 맞은 민추협의 이번 송년모임은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처음 맞이하는 자리이다. 2015.11.30/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80년대 민주화 운동 구심점이자 김영삼 전 대통령(YS)과 김대중 전 대통령(DJ) 가신그룹인 상도동계·동교동계의 모태 민주화추진협의회(민추협)가 30일 다시 뭉쳤다. 민추협은 YS 유훈인 '통·화합'과 DJ가 평생 강조한 '지역주의 청산'을 계승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날 정오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민추협 송년회에는 공동이사장인 권노갑·김덕룡 전 의원, 공동회장인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박광태 전 광주시장을 비롯해 상도동계의 김봉조 민주동지회 회장, 최형우 전 내무부장관과 동교동계의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 김옥두 전 의원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올해로 결성 31년째를 맞는 민추협은 1987년 대선 과정에서 YS와 DJ가 후보 단일화에 실패하며 명맥만 유지했다. 하지만 2009년 YS가 DJ 서거 직전 찾아가 '병상화해'를 이루고 YS 서거 국면에서 국가장 장례위원회가 상도동계와 동교동계를 총망라한 '통합 장례위'로 꾸려지며 화합하는 모양새다.

이날 송년회 비용을 모두 지불한 상도동계 막내 김무성 대표는 "우리는 과거 두 지도자를 모시고 힘을 합해서 목숨을 걸고 독재와 싸워 이 땅의 민주주의를 이룩하기는 했지만 한편으로는 너무 과한 경쟁 때문에 우리 사회의 반복과 갈등을 조장했었다"며 "이제 다시 민추협 동지들이 힘을 합쳐 두 분이 남기신 반목과 갈등을 치유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이어 기자들과 만나 "두 지도자의 유훈을 받들어서 '통합과 화합' 그리고 '지역주의 청산'을 위해서 우리 민추협이 역할을 할 때가 왔다고 생각한다"며 "우리가 파놓은 지역 감정의 골을 우리 손으로 다시 메우기 위해 충실히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동교동계 좌장인 권노갑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은 "김영삼 대통령은 2009년 8월 김대중 대통령에게 제일 먼저 조문하고 장례식 날, 그 뜨거웠던 폭염속에서도 끝까지 자리지켜주시고 마지막 길에 애도의 뜻을 표해줬다"고 상도동계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권 상임고문은 이어 "우리 정치 현실은 갈등과 분쟁이 만연하고 그것을 추스를 리더십도 없다"며 "두 분의 리더십을 대신할 새로운 리더십도 보이지 않는다. 이런 차원에서 통합과 화합이라는 두 분의 유훈이 남아있는 우리에게 더욱 무겁게 다가온다"고 했다. 

상도동계인 김덕룡 겨레의 숲 대표는 "민추협이 없었더라면 누가 6·10 항쟁을 주도할 수 있었고, 87년 대통령 직선제 개헌을 할 수 있었겠나"라며 "우리가 이 시점에 무엇을 해야할 것인가, 어떻게 하면 두 분의 유지를 이어받는 것인가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YS와 DJ의 유훈을 계승하기 위해 민추협이 활동할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송년회가 진행되는 내내 민추협 회원들은 통합과 화합 분위기를 연출했다. 한화갑 전 대표는 "우리가 한 세대를 살면서 두 분의 큰 지도자를 모신 것은 일생의 큰 영광"이라며 "우리의 결의를 담아 건배"라고 건배사를 외쳤다. 문정수 전 부산시장(상도동계)과 박광태 전 광주시장(동교동계)은 "민추협이 부활했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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