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비대위 체제' 급부상…분열 막을 대안되나

[the300]"마주달리는 기차같은 상황…문재인·안철수 기득권 내려놔야"

구경민 김승미 최경민 기자 l 2015.12.09 11:28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회의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최고위에 불참한 의원들의 빈자리가 보이고 있다. 2015.12.9/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분당 위기에 놓인 새정치민주연합 내에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의 전환이 급부상하고 있다. 주류, 비주류를 떠나 비대위 체제만이 난국을 돌파할 수 있는 대안이라는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현 체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문재인 대표와 '혁신전당대회'를 수용해야 한다는 안철수 전 공동대표의 벌어진 관계를 회복하고 이 둘을 어떻게 설득시키느냐가 관건이다. 

이종걸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는 9일 오전 전직 야당 원내대표들과의 회동이후 기자들과 만나 "수도권 의원을 포함한 과반 이상의 의원의 의견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위기를 극복하는 것이 좋겠다는 쪽으로 모아졌다"며 "이는 문 대표의 사퇴를 전제로 하는 것이고, 안 전 대표에게도 (혁신전대 요구 및 탈당) 입장을 내려놔 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비대위 체제가 구성되면서 당연히 문 대표와 안 전 대표에게 비대위원장 등의 중책과 활동을 기대하는 방향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며 "지금의 마주달리는 기차같은 상황에서는 우리 당이 수습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어 "비대위 체제가 구성된 뒤 선거를 앞둔 당의 갈증이 있을 때는 당연히 문 대표와 안 전 대표의 중책, 선대위원장이나 더 중요한 활동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또 이날 새정치연합 수도권 의원들도 오전에 모임을 갖고 비상대책위원회 등 새로운 지도부 마련의 필요성을 거론했다. 또 당내외에서 거론되는 대책들에 대해 의견을 나눈 후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의원의 극단적 갈등 해소 △안철수 의원 탈당 불가 등의 방침에 대해 공감했다. 이들은 이번주 내에 의견을 모아 중재안을 제시하기로 결정했다. 

수도권 의원 모임을 주최한 김상희 의원은 "당이 분열되면 수도권이 가장 큰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수도권 의원들이 지금 가장 절박한 상황"이라며 "시간이 부족하니까 최대한 빨리 다시 논의해서 의견을 모으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문 대표의 '문안박 연대' 제안에 반발해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오영식 의원은 이날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비상체계라고 하는 상황인식에 대해 의원들이 많이 공감을 하는 편"이라며 "지금 당 상황이 아주 어려운데 어떻게든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의원이 갈등을 해소하고 총선 승리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정치연합 재선 의원은 "당을 이끌 인물을 구성해 비대위 체제를 구성해야 하는 방법 밖에는 없다"면서 "하지만 문 대표와 안 전 대표 모두 새정치연합에 필요한 인물이기 때문에 이들을 잘 설득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당 혁신위원을 지낸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전날 야당에 비상대책위 구성을 제안했다. 조 교수는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문 대표는 안 의원 등의 탈당을 막는 조치를 해야 한다"며 "당헌당규화한 혁신제도 실천 및 안철수표 10대 혁신안의 당헌당규화 및 실
천을 전제로 해 비상대책위를 만들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는 "이 비대위에 문재인은 당 대표로서 1/n로 합류하고 안 의원도 비대위원으로 합류한다"며 "비대위장은 두 사람이 아닌 사람으로 임명하고 현행 최고위는 권한을 비대위에 위임한다"고 말했다. 

특히 "총선을 앞두고 야권 세력을 합하기 위한 전대는 필요하나 새정치연합의 내분을 극렬화시키는 전대는 불가하다"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이번 제안이 전·현직 당대표를 제외한 '세대교체형 혁신지도부' 구성안과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하면서 "이러한 절충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각자 갈 길을 걸어야 한다. 힘 대 힘으로 정리가 될 것이나, 이 과정에서 서로 싸우고 상처받고 패배의 책임을 상대에게서 찾는 일이 무한 반복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친안'(친 안철수)·'친박'(친 박원순) 인사들로 구성된 야권 원외 인사 20명은 9일 성명을 통해 "혁신을 위해 문재인·안철수 두분이 힘을 모아야 한다"며 "문 대표는 제1야당의 책임 있는 대표로서 현 사태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안 전 대표 등과 함께 하는 혁신연대 구축에 정치생명을 걸어야 한다"고 밝혔다.

안 전 대표에 대해서도 "아무리 큰 명분도 제1야당의 총선 참패라는 위기보다 먼저 일 수는 없다"며 탈당을 만류했다.  

이들은 "혁신의 대상인 일부 국회의원들이 안 전 대표와 문 대표의 갈등 뒤에 숨어 기득권을 연장하도록 허용하지 않아야 한다"며 "두 분이 최대한 빨리 만나 허심탄회하게 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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